글/이성현 기자
현지서 손흥민이 토트넘과 1년 계약 연장할 것이라는 여론 지배적
손흥민이라는 핵심인재가 조직에 남도록 하는 요인은?
저번 주, 토트넘 핫스퍼의 손흥민이 소속팀과의 재계약에 진전이 있다는 소식이 들린 지 약 5일만에 유럽 현지에서 새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2015년 토트넘 입단 후 햇수로 10년째 머무르는 중인 그는 현재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 5위에 위치해 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통산 100골 돌파, 아시아인 최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등 전대미문의 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이다. 이를 반증하듯 구단에서는 그에게 저번 시즌부터 주장 완장을 부여하고 있다. 그가 구단 레전드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의 계약 기간은 2025년 6월까지로 이제 8개월도 남지 않았다. 그리고 보스만 룰에 의해 1월부터는 타 팀과 자유로운 계약 협상이 가능하다. 손흥민 정도의 역량을 지닌 선수는 영입하는 팀의 입장에서는 이적료 없이 영입이 가능하니 가격 대비 효율이 매우 좋고, 마케팅의 측면에서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에 여러 팀이 영입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파리 생제르맹과 FC 바르셀로나가 그를 영입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기도 했다.
앞서 유럽 축구 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지오 로마노와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이브닝 스탠다드의 댄 킬패트릭에 의하면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계약기간은 2025년 6월에서 2026년 6월까지 1년 연장하는 조항을 활성화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그들에 의하면 토트넘은 손흥민을 ‘적어도’ 한 시즌 더 활용할 것이라고 한다. 구단은 일단 그를 잔류시키는 방향으로 노선을 정한 듯하다.
그러나 팬들과 전문가의 의견은 그리 좋지 않다. 10년간 구단을 위해 헌신했고, 그 결과로 150골이 넘는 성과를 가져왔음에도 1년 계약 연장만을 제기한다는 사실이 좋지 않은 레전드 대우라는 것이다. 전직 토트넘 스카우터 출신인 브라이언 킹은 ‘토트넘 핫스퍼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2년 이상의 계약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렇게 말한 이유는 그에게 2년간 투자하는 금액보다 손흥민이 경험과 실력, 리더십 등에 기반하여 토트넘에 기여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와중 최근 현지에서 새로운 소식이 보도되었다. 영국의 커트 오프사이드에 따르면 이전 보도대로 토트넘과 손흥민의 1년 계약 연장 옵션이 발동될 전망이다. 손흥민 또한 토트넘에서 머무르기를 희망하고 있다. 공신력이 높기로 유명한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라텐버그 또한 비슷한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2024-2025 시즌 시작 후 토트넘과 손흥민 간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많았지만 결국 팀에 잔류할 것이라는 게 현재 정설이다.
이에 손흥민이 8월 BBC 스포츠와 진행한 인터뷰가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토트넘에서 커리어를 이어 나가기를 희망하는 듯한 속마음을 내비쳤는데, “토트넘 레전드가 되고 싶다. 10년 간 한 팀에 머문 보답으로 우승 트로피를 선사하고 싶다. 이 클럽의 전설로 불리려면 트로피를 획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하면서 현 재계약 사가의 긍정적 신호에 근거를 더한다.
현지 팬들은 “그가 위대한 인물로 기억되려면 적어도 트로피가 하나는 있어야 한다”, “그는 좋은 인품을 가졌으니 꼭 우승하고 팀과 아름다운 이별을 하기를 바란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여기서 경영자와 리더가 주목해야 할 점은 손흥민이라는 조직 내 핵심인재가 10년째 한 팀에서 헌신했고,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음에도 계속 머무르기를 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손흥민은 인터뷰에서 팀의 전설로 남으려면 트로피를 획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토트넘은 16년 전인 2007-2008 시즌 EFL 컵(리그 컵) 이후 획득한 트로피가 전무하며, 손흥민 또한 10년 간 활약에 비하면 트로피라는 성과가 전무하다.
모든 스포츠 클럽에게 있어서 우승이라는 성과는 그들 당장의 가장 직접적인 목표이고, 장기적으로는 브랜딩과, 넘어서서 궁극적으로는 팀의 가치에까지 영향을 준다. 그렇기에 이는 단기적/장기적 상관없이 항상 가장 중요한 목표로 작용하며, 마치 기업에게 가까이 있는 것을 바라보게 해주는 돋보기와 멀리 보게 해주는 망원경의 역할을 겸한다고 볼 수 있다. 선수의 입장에서도 거의 동일하다. 선수 개인 또한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니고, 손흥민과 같은 탑클래스 선수들은 그들을 통하는 자본의 양은 상상을 초월하기에 걸어 다니는 기업이라고 보기도 한다.
손흥민 또한 이 설명에 당연히 포함되고, 자신의 가치 함양과 동시에 성취감 고취를 위해 우승 트로피를 획득하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토트넘이라는 강팀에서 10년째 활약 중이고, 토트넘이라는 조직에 대한 애사심과 소속감도 매우 높을 것이다. 그런 그에게 있어서 10년간의 토트넘 생활에서 전무한 우승 기록이 손흥민으로 하여금 조직에 남아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기폭제가 되는 것이다. 비단 이전에 우승을 했다 하더라도 특히 축구선수 같이 승부욕이 하늘을 찌르는 직업은 계속해서 우승이라는 성과를 갈망할 확률이 매우 높다.
즉, 기업과 조직의 핵심인재를 그 곳에 머무르게 하는 핵심 동기는 팀이 세운 단기적 혹은 장기적인 제1의 목표이다. 기업은 구성원으로 하여금 그 목표를 함께 이루고 싶게끔 의욕을 고양하도록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보상이 수반되어도 된다.
끝으로, 토트넘의 현재 상황은 단적으로 봤을 때 좋지 않은 편이다. 최소 4위권 이상을 노리는 토트넘의 현 리그 성적은 5승 1무 5패로 10위에 불과하다.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기복이 심하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진한 성적으로 인해 팀의 핵심 선수들과 불화가 있다는 추측도 현지에서 제기됐다. 풋볼 인사이더에 따르면 그와 사이가 좋지 않은 선수는 데스티니 우도기, 굴레르모 비카리오, 로드리고 벤탄쿠르,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4명인데, 모두 팀의 핵심 선수들이다.
악재의 연속에서 조직의 주장이자 에이스 등 핵심 역할을 겸하고 있는 손흥민은 특유의 리더십으로 팀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그리고 팀은 그와 계약 연장을 통해 그를 지지하여 다시금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조직이 되게끔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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