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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사례

'결정장애'라고 말하면 안 되는 이유, 마케터가 주목해야하는 2022 언어감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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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측면에서 기업에서 요구하는 기준 높아져, '결정 장애' 역시 차별적인 뜻이 담겨 있어마케팅, 고객과의 소통에서 이런 단어의 실수는 브랜드 이미지를 해치는 부정적인 역할을 해

MZ세대가 다양성에 대해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더 다양한 소비자를 고려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정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을 가리켜 '결정 장애'라고 표현하는 것이 한때 유행을 타 TV 매체에서까지 흔히 쓰이는 단어가 되었지만 이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부적절한 말이다.

이처럼 기업 SNS나 광고 이미지에 들어간 단어가 어떤 소비자에게 상처를 준다면 이는 곧바로 비판의 대상이 된다.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소비자'에 대한 범위가 넓어지고 장벽은 낮아져서, 최근 마케팅 업계에서는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마케팅을 하기 위해 언어 감수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이슈다. 또한 상처 받은 소비자를 외면하지 않고 기업이 나서서 도와주는 것 역시 기업의 중요한 사회적 책임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선택지 중에서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것을 '결정장애'라고 불렀었으나 이는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차별적 발언이 될 수 있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단어를 찾아서
환경만큼이나 사회적 측면에서도 기업에게 요구하는 기준이 높아졌다. 이제는 기업에서 잘못된 용어를 사용했을 때 '몰랐다'는 변명이 잘 통하지 않는다. 트렌드와 소비자 반응에 누구보다 민감해야 할 업계에서 왜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는지 묻기도 한다. 광고물 카피, 콘텐츠, 이벤트 등 모든 분야에서 말과 글로 언어를 표현해야 하는 마케터에게 단어 사용은 갈수록 어려운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

실제로 한국리서치가 2021년 2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젠더 문제에 대해 조사한결과 인간관계에서 성차별을 느낀 경험이 26%이고 성차별 표현을 사용한 콘텐츠를 접한 경험은 36%로 조금 더 높았다. 성차별 경험 콘테츠의 종류는 '동영상 콘텐츠(62%)', '온라인 커뮤니티(52%)', 'SNS(49%)'순이었다. '광고물(33%)'이나 '공공기관 간행·홍보물(26%)에서 성차별을 느꼈다는 응답도 있었다.

성차별적 콘텐츠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다. 출처: 한국리서치

어린이를 미숙한 존재로 여기는 인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인터넷 방송에서 어린 연령층을 비하할 때 사용되던 '잼민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자는 인식이 퍼진 것이다. 과거 '초딩'이라는 단어도 유사하게 미성숙한 행동을 비난할 때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최근까지 별 문제엇이 쓰였던 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방송사에서 이 용어의 의미를 모르고 사용했다가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논란이 된 이유는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관련 홍보글에 썼기 때문이다. 주 소비층이 어린이이고 교육을 목적으로 한 만큼, 어린이를 표현하는 용어에서는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2020년 8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는 ‘깜깜이 감염’ ‘깜깜이 환자’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감염 원인이나 경로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을 '깜깜이'라고 빗대어 표현했던 것인데 '깜깜이'라는 말은 시각장애를 비하하는 차별적 표현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중대본은 국민의 의견을 받아들이며, 앞으로는 “‘감염경로 불명’이나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환자’라고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유행 이후, 우리나라 중대본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를 '깜깜이 환자'라고 지칭했었다.

마케팅에서의 언어 감수성
최근 BC카드에서 내놓아 화제를 모은 신용카드가 있다. ‘시발(始發) 카드’다. 출발을 뜻하는 욕설의 동음이의어를 활용해 개발한 사회 초년생 겨냥 신상품이다. 이름은 ‘시발비용’이라는 인터넷 용어에서 따왔는데, 커피·쇼핑·택시 등 말 그대로 스트레스 받아 홧김에 욕하면서 쓰게 되는 돈이라는 뜻의 조어다.

욕설은 자극적이며 즉각적인 관심을 야기하지만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는다. 재미를 추구했으나 오히려 “불편하다”는 의견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조선일보의 의뢰로 SM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성인 남녀 503명 중 “욕설 마케팅에 거부감이 든다”고 답한 비율이 58.3%로 압도적이었다. “마음에 든다”고 답한 비율은 13.5%에 불과했고 “판단 보류”는 28.2%로 집계됐다. 거부감의 이유로는 “품격이 떨어져서”가 81.3%로 가장 높았다. 기업이 욕설마케팅을 통해 마케팅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보다도 이슈화를 노린 것이라면 씁쓸하지만 할 말은 없겠다.

유튜브 '워크맨'과 BC카드가 콜라보해서 출시한 '시발카드'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언어감수성이 점점 중시되는 이 시대의 CEO, 마케터라면 시대의 흐름에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고객들은 브랜드가 사용하는 언어를 보고 그 브랜드의 철학, 신념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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