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쭐과 불매운동이 하나의 맥락에서라고?

소비로 신념과 가치를 표현하는 시대, 미닝아웃 소비
'윤리적 경영을 하는 기업이라면 돈을 더 들여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 55.4%

제품, 서비스를 소비할 때 무엇이 중요한가요?

제품/서비스의 질, 가성비, 디자인 등 다양한 답변이 있을 수 있다. 오늘날 새로 등장한 소비 요인이 있다면 '가치'를 들 수 있다. 가심비, 미닝아웃으로도 설명되는 소비에 '가치'를 부여하는 세대, 미닝아웃 세대의 세대는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여론을 형성한다.

미닝아웃이 소비의 주요 가치로 대두하면서 기업들은 소비자 여론에 의한 불매/소비 운동의 영향을 크게 받게 되었다.

 

가치를 구매하는 미닝아웃 소비
미닝아웃은 신념Meaning과 나오다Coming Out의 합성어로,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활동이다. 미닝아웃은 소비를 결정짓는 새로운 기준이 되었고 해시태그 등을 통해 소셜 네트워크에서 자신의 신념을 표출한다. 이는 소비의 관점에서 어떤 물건을 사도록 권장하는 바이콧Buycott 운동과도 연결되어 있다.

80년대에 시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표현했다면 오늘날은 소비가 그 표현 방식이 되었다. 적극적인 소비와 불매로 메시지를 표현하게 된 것이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한창이었을 때 SNS에는 '#사지않습니다, #가지 않습니다'라는 해시태그로 불매 운동 촉구에 나섰다. SNS에 일본행 항공권 취소 사진을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퍼져나갔다. 

미닝아웃 세대의 신념 표출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들이 있는데 글로벌 커설팅 기업 맥킨지는 "Z세대 소비자의 75%는 광고 캠페인에 인종과 성차별을 하는 기업은 불매 운동할 의지가 있다"라고 전했다. 노스웨스턴 대학교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미셸 로저스 교수는 이들은 부족함 없이 자란 세대로서 부의 대부분을 소유한 사회에서 자랐기 때문에 불평등에 대해 목소리를 내도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라고 했다. 

2019년 일본 불매운동에 관한 설문. 출처: 선문대신문사

 

자신의 소비가 곧 신념인 미닝아웃 세대는 환경을 지키는 브랜드나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브랜드를 선호한다. 이처럼 성차별, 인종차별, 동물 실험 등 소비 패턴에 있어 강력한 신념을 보이기 때문에 기업들도 이들 세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21년 3월, 프랜차이즈 '철인 7호'의 홍대점 점주 박재휘씨가 어린 형제에게 무료로 치킨을 선물한 미담이 알려지자 전국 각지에서 돈쭐을 내 주겠다며 선한 주문이 이어졌다. 돈쭐 행렬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연쇄적으로 이어졌는데 여기서 오늘날 소비자들의 가치 소비 행태가 그대로 드러났다.

출처: MBC

 

가치 소비를 부르는 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
가치 소비를 촉발하는 기업들의 착한 마케팅을 코즈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코즈 마케팅은 기업의 명분Cause와 마케팅이 결합한 개념으로 제품 판매와 기부를 연결하는 방식의 마케팅이다. 코즈 마케팅의 최초 사례는 미국 아메리칸익스프레스사가 진행한 것인데, 자유의 여신상 복원을 위해 고객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1센트, 신규 가입했을 경우 1달러의 성금을 자유의 여신상 복원에 기부하겠다고 한 것이다. 마케팅 기간 동안 카드 사용액은 27% 증가했고, 170만 달러의 성금이 모였다.

엠브레인에서 2019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윤리적 경영을 하는 기업의 제품이라면 조금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에 55.4%, '올바른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추가적인 비용을 더 들일 의향이 있다'에 55%의 동의율을 보였다.

'불매운동'과 '돈쭐 릴레이'는 완전히 반대의 결과이지만 고객이 기업의 제품, 서비스 뿐만 아니라 기업의 평소 행태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기업이 환경이나 인권, 윤리,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선한 손길을 내밀 때 고객 역시 이에 주목하고 기꺼이 소비하는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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