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일을 하고 있나요? 성장하는 사람의 일 태도
[사례뉴스=김다혜 필진기자] 커리어 초입에 마주하는 질문은 대부분 비슷하다. '왜 이 일을 해야 하지?' '이게 나중에 어떤 도움이 되지?' 『나의 첫 커리어 브랜딩』은 그런 질문을 흘려보내지 않는다. 지금 하는 일이 작고 반복적이라면,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다시 정의하는 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회식 장소 정하기 같은 일도 누군가는 매달 투덜대며 반복하고, 누군가는 회식 장소 데이터를 정리해 팀 문화 매뉴얼로 만든다. 같은 업무지만, 일의 크기가 아니라 관점의 구조화가 차이를 만든다.
책은 단순히 열심히 일해라는 말로 귀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성장을 위한 시스템을 갖춘 사람이 결국 보이는 사람이 된다고 말한다. 매번 반복되는 운영 업무도, 결과가 아닌 과정을 기록하고 개선하는 태도가 있으면 결국 브랜드가 된다. 작은 일에도 이름을 붙이고, 기준을 만들고, 기준을 기록하면, 그게 곧 차별점이 된다.
이 책은 그걸 자기만의 브랜딩이라 부른다. 성과로 포장된 리더십이 아니라, 태도와 관점의 축적으로 쌓인 리더십. 시작이 작은 사람일수록 그 태도는 더 눈에 띈다. 그래서 이 책은 커리어 초입의 사람들에게 묻는다. 지금 당신의 일은 당신을 어떻게 설명해주고 있나요? 잡일처럼 시작된 일이 브랜드가 되려면, 오늘 하루를 대하는 말과 태도부터 다시 봐야 한다. 리더십은 직책이 아니라 결국 해석에서 출발한다.

1. 신입도 리더일 수 있을까 : 직책이 아니라, 태도와 언어에서 시작되는 영향력
요즘은 신입사원에게도 리더십을 기대하는 시대다. 과거처럼 시키는 일만 잘하면 된다는 기준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조직은 이제 역할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영향을 주는 사람, 맥락을 읽는 사람, 자기 기준이 있는 사람이 보이고, 인정받는다. 『나의 첫 커리어 브랜딩』은 바로 이 지점을 짚는다. 리더는 직책을 가진 소수가 아니라, 팀과 조직 안에서 연결을 만들고 기준을 제안하는 모든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신입을 단순한 팔로워가 아닌 일의 주도권을 가진 사람으로 전제하고 시작한다. 여기서 말하는 주도권은 결재권이나 의사결정권이 아니다. 일을 해석하고 설계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내가 하는 이 일이 어떤 흐름에 놓여 있는지, 지금의 결정이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 일을 다시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지는 순간부터, 일은 단순한 수행이 아니라 설계가 되고, 그때부터 영향이 생긴다.
책은 리더십을 센스나 감정이 아닌 구조로 설명한다. 여기서 말하는 구조는 대단한 전략이 아니라, 질문하는 습관, 맥락을 정리하는 언어, 피드백을 다루는 태도 같은 일상의 반복 속에서 만들어지는 리듬이다.
예컨대 이런 질문은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이 일을 왜 하는지 알고 있나요?' '이 업무가 팀 전체 일정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죠?' '지금의 방식 말고 더 나은 흐름은 없을까요?' 이 질문들은 상사를 설득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자기 일을 자기 방식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자주 묻는 사람은 일의 우선순위를 다시 보고, 보고하는 순서도 달라진다. '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보다 '현재 이 업무는 팀 전체 흐름에서 이런 맥락에 놓여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 한마디가 보고의 질을 바꾼다.
언어의 방식도 마찬가지다. 같은 뜻을 전하더라도 '그래서요?' 대신 '지금 이게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걸까요?' '이건 아닌 것 같아요' 대신 '이 방향이 팀의 목표와 잘 연결될 수 있을까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예쁘게 말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협업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기준을 제안할 수 있는 언어를 가진 사람, 바로 그 사람이 보인다.
피드백을 다루는 태도도 구조의 일부다. 지적을 받았을 때 '왜 이걸 지적하죠?'라고 되묻기보다 '그 말 들으니 제가 놓친 맥락이 보이네요'라고 반응하는 사람은 단기 성과보다 장기 신뢰를 먼저 쌓는다. 일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신뢰받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이 책이 보여주는 리더십은 정답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질문하고 정리하고 연결하는 사람의 반복된 연습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반복은 누구든 훈련할 수 있다. 질문 → 언어 → 태도 → 신뢰로 이어지는 구조가 쌓이면, 직책보다 먼저 영향이 생긴다. 팀원들이 먼저 의견을 묻고, 회의 전에 그 사람의 피드백을 기다리기 시작할 때, 리더십은 이미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2. 일머리는 타고나는 게 아니다 : 반복되는 기준이 일머리를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일머리는 타고나는 거라고 생각한다. 눈치가 빠르고, 센스 있게 돌아가는 사람만이 좋은 결과를 낸다고. 하지만 이 책은 정반대의 이야기를 한다. 일머리는 센스가 아니라 기준에서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기준은 ‘어떻게 일할지'보다 '왜 이렇게 일하는가?'를 먼저 묻는 데서 시작된다.
일머리가 있는 사람은 늘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시키는 대로가 아니라 ‘지금 이 일이 어떤 맥락에 있는지’, ‘무엇을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하는지’를 먼저 생각한다. 이 책은 일머리를 맥락을 구조화하는 사고습관이라고 본다.
가령 일의 목적이 명확하지 않을 때, 그 사람은 이렇게 묻는다. 이 작업의 최종 결과가 어디에 쓰이나요?, 어떤 결정에 이 결과가 영향을 주나요?, 이 흐름이 중단되면, 다른 팀 일정에 어떤 리스크가 생기죠? 이 질문들엔 공통점이 있다. 일을 받았을 때 ‘곧장 손을 대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연결을 살피는’ 사람이라는 것. 이런 사람은 일을 하기 전, 일의 위치와 목적을 그려본다. 단순한 정리가 아니라, 일을 설계하는 태도다.
이런 태도는 보고서에서도 드러난다. 어떤 사람은 “결과는 이렇습니다”로 시작하고, 또 다른 사람은 “요약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이 결과는 지난주 지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둘째, 마케팅 일정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셋째, 이번 주부터 적용해도 무리가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단지 말을 잘해서가 아니다. 이미 머릿속에서 흐름을 정리하고, 판단 기준을 구조화했기 때문이다.
이 책이 말하는 일머리는 그래서 타고나는 센스가 아니라, 반복되는 기준과 언어의 결과다. 기준을 세우고, 연결을 짚고, 피드백을 반복하면서 생기는 구조화의 힘. 그 힘이 쌓이면, 일은 훨씬 덜 흔들리고, 덜 번복된다. 일머리가 좋은 사람은 일을 빨리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이 흔들릴 수 있는 지점을 미리 짚는 사람이다.

3. 리더십은 결국 언어다 : 말투가 아니라, 맥락을 다루는 방식
리더십을 말할 때 흔히 오해하는 것이 있다. 리더는 말을 잘하는 사람, 말끝을 부드럽게 마무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리더십은 말투의 문제가 아니라, 맥락을 다루는 언어의 힘에서 나온다고. 같은 피드백이라도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건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 방향이 팀의 목표와 연결될 수 있을까요?'
차이는 단순한 표현 방식이 아니다. 전자는 판단을 말하고, 후자는 맥락을 묻는다. 언어는 이 사람의 사고 방식과 협업 태도를 드러낸다. 앞서 말한 일머리가 구조화된 질문에서 만들어진다면, 리더십은 그 질문을 ‘어떻게 연결해 말하는가’에 달려 있다.
팀 안에서 리더십이 생기는 순간은 말의 주도권이 생기는 순간이다. '제 생각에는요' 대신 '이건 지금 우리 팀 전체 일정에서 이런 지점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사람. '그냥 느낌인데요' 대신 '이 흐름은 지난번 리서치에서 우리가 주목했던 포인트와 연결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사람. 같은 의견이라도 말의 위치와 구조를 정리해 전달하는 사람은 다르게 보인다.
이 책은 예쁘게 말하라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 갈등을 피하려는 언어가 아니라, 의견을 제안할 수 있는 언어를 훈련하라는 것이다. 리더십은 결국 의견을 말하는 방식이 아니라, 의견을 다루는 방식에서 갈린다. 팀에서 '이건 어떻게 처리할까요?'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공식적인 직책이 없어도 이미 언어를 통해 기준을 만드는 사람이다.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을 통해 흐름을 잡는 사람. 이 책은 그런 사람이 곧 리더라고 말한다.
4. 피드백은 성장을 설계하는 언어다 : 똑똑한 사람보다 신뢰받는 사람이 남는다
잘하고 싶은 사람일수록 피드백에 예민해진다. 지적을 들으면 부족한 나를 들킨 것 같고, 무언가 더 잘했어야 했던 게 아닐까 자책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피드백 앞에서 방어하거나 회피한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리더십은 바로 그 피드백을 다루는 방식에서 시작된다고.
'왜 이걸 지적하셨죠?'라고 반응하는 사람과 '그 말 들으니 제가 놓친 맥락이 보이네요'라고 반응하는 사람. 차이는 단순히 겸손하거나 착해서가 아니다. 피드백을 반박할 것이 아니라, 배울 지점으로 여기는 태도에서 온다. 신뢰는 이런 태도에서 만들어진다. 실제로 팀 안에서 계속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꼭 똑똑하거나 일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지적을 잘 받아들이고, 피드백 이후에 진짜 변화가 느껴지는 사람이다. 이 책은 말한다. 피드백은 듣는 순간이 아니라, 반응 이후의 행동에서 리더십을 결정짓는다고.
그리고 피드백을 잘 다루는 사람은, 피드백을 받을 때뿐 아니라 줄 때도 다르다.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요' 대신 '이 방향이 어떤 목표와 연결되는지 다시 생각해보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사람. '이건 그냥 내 스타일은 아니야' 대신 '지난번 우리 기준이랑 비교해보면 조금 어긋나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사람 중요한 건 말의 품격이 아니라, 팀 안에 어떤 기준을 공유하느냐는 점이다. 피드백을 할 때마다 누군가를 공격하거나 논리 싸움을 벌이는 팀은 금세 지친다. 반면, 피드백을 통해 기준이 세워지고, 그 기준이 조금씩 모두의 언어로 스며드는 팀은 성과뿐 아니라 신뢰도 같이 쌓인다.
이 책이 보여주는 리더십은 그래서 결과보다 과정, 성과보다 신뢰를 먼저 만든다. 피드백이 잘 오가는 팀에는 자연스럽게 리더가 생긴다. 말의 온도가 아니라, 말의 방향을 지켜내는 사람. 그 사람이 결국 기준을 만들고, 흐름을 설계한다. 그게 바로 리더다.

리더십은 타이틀보다 먼저 생기고, 실력보다 오래 남는다. 그리고 그 시작은 대단한 비전이나 말솜씨가 아니라 작은 질문, 일상의 언어, 그리고 반복되는 피드백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요즘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리더다. 직책이 없어도 흐름을 만들고, 영향력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결국 팀에서 기준이 되는 사람, 말의 구조를 잡는 사람, 질문으로 맥락을 정리하는 사람이 먼저 신뢰를 얻는다. 그리고 그 신뢰는 역할보다 빠르고, 성과보다 오래간다.
이 책은 그런 리더십을 막연한 성격이나 성향이 아니라, 훈련 가능한 구조로 보여준다. 누구나 자기 자리에서 질문하고, 정리하고, 연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보다 내 일에 주도권을 갖고 싶은 사람에게 더 가까이 다가온다. 그리고 말해준다. 지금의 위치에서, 지금의 언어로도 이미 우리는 리더십을 연습할 수 있다고.
'전문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쿠팡의 평화는 끝났다 (5) | 2025.06.23 |
---|---|
『팀장에게 주어진 10번의 기회』 성과를 내는가, 리더가 되는가 (1) | 2025.06.06 |
우리가 원하는 지도자는 누구인가 (0) | 2025.06.02 |
자영업자의 비명, ‘무정부 상태’는 아닌가 (1) | 2025.05.19 |
삼성 이재용 회장 리더십 : 직원의 마음을 움직여라 (0) | 2025.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