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자들, 소외된 자들과 친구가 되는 삶을 배우는 곳
민들레 잎처럼 단순 소박한 삶, 민들레 뿌리처럼 뿌리 깊은 삶, 홀씨처럼 숙명을 따르는 선교적 삶을 추구한다
공동체가 선교를 지원하고 선교가 공동체 영성으로 진행되는 통합된 ‘공동체선교’를 향해 간다
민들레 공동체는 경남 산청 지리산 초입에 위치한 농촌 생활 공동체이다.
가난한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국내외 농촌선교를 주 사역으로 감당해온 선교공동체이기도 하다.
다음은 민들레 공동체 김인수 대표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민들레 공동체 소개
1991년을 시작으로 공동체는 31년이 됐다. 현재 농촌에서의 여러가지 대안적 삶들을 다루고 있다. 농사를 짓고, 대안학교를 통해 교육을 하고, 건축을 하고, 대안기술센터를 통해 환경에너지와 같은 기술 문명의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마을 기업인 베이커리도 운영하고 있다. 정부에서 공동체에 직접 제안한 사업들을 같이 해보기도 하며 기독교 운동 뿐만아니라 농촌에서 미래의 대안적 삶을 어떻게 준비할지 많은 생각을 해왔다. 해외에서도 캄보디아, 인도 히말라야 지역 나가랜드에 선교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농촌에서 공동체 삶은 자연스럽게 가난한 자, 소외된 자와 더불어 사는 삶을 경험하게 했다. 그리고 여기서 끝이 아니라 문명이 전환기를 맞이하게 되면 삶의 중심이 근원으로 복귀하는 일이 일어날 것이다.
기후변화, 코로나, 정치경제적 불균형과 불화, 과학기술의 통제불능으로 인한 인류 존립의 위협, 농업과 생태계의 불안정 등 생존을 위협하는 지구적 위험사회가 이미 도래했다.
이럴 때 예수를 따르는 자들을 통해 이웃의 고통과 위협을 최소화하고, 이들의 생명과 삶을 지속 가능하게 하고, 삶과 신앙을 일치시킬 수 있는 공동체가 농촌 곳곳에 세워져야 한다.
노아가 방주를 오랫동안 준비해 지었던 것처럼 우리도 준비해야한다. 그 준비를 위한 실험들을 이 곳에서 진행중이다.
‘민들레’ 이름에 담긴 공동체 정신
민들레의 기본 특성들이 공동체 정신에 담겨있다.

1. 민들레 잎
민들레 잎처럼 특별한 것 없이 촌스럽고, 가난한 삶을 말한다. 특히, 제 3세계 선교지의 사람들과 비슷한 가난하고 소박한 삶의 형태를 살아야 한다는 정신을 말한다.
2. 민들레 뿌리
민들레 뿌리는 깊다. 이처럼 뿌리 깊은 삶, 뿌리 깊은 인간관계, 뿌리 깊은 생각, 뿌리 깊은 학습, 그리고 뿌리 깊은 자기존재와 같은 정신을 말한다.
그리고 민들레 뿌리는 1cm만 잘라서 심어도 또 난다. 사람들은 때로 돈과 이익을 따라 이리저리 간다. 그리 하지 않고 여기 살라 하면 그 곳에서 뿌리 내리고 살고, 또 뿌리를 뽑아 이리 가자고 하면 가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3. 민들레 홀씨
민들레 홀씨는 바람에 날아간다. 이처럼 우리도 흩어져 선교하는 공동체다.
그리고 홀씨는 민들레 씨앗으로서, 바람이 서쪽에서 불면 아무리 북쪽에 떨어져 살고 싶어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동쪽에 떨어지는 것이 운명이다.
홀씨의 생존 환경을 결정하는 것은 자기자신이 아니라 ‘바람’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큰 그림은 하나님께 있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순명'을 따른다.
단순 소박한 삶, 뿌리 깊은 삶, 순명과 선교의 삶이 민들레 공동체 정신이다. 삶의 근간을 이루는 것들이다. 가난하게 살고 흙의 사람이 되면 어떤 곳에 가서 누구를 만나도 스스럼 없이 그들과 같은 생활을 하고 노동하며 뿌리 깊이 내려 살아갈 수 있다.
민들레 공동체 변곡점
철학적인 면에서, 민들레 공동체 소명의 변곡점은 ‘선교단체’에서 ‘공동체’로의 전환이다. 민들레 공동체는 원래 ‘선교공동체 민들레하우스’라는 선교단체였다. 선교만 하면 괜찮은데 사람들에게는 많은 삶의 문제들이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너무 어려웠다. 공동체이냐 선교냐를 두고 과정에서 많은 비판과 갈등도 있었다. 재정도 정상적으로 들어오는 곳이 없어 기도하고 전도는 하지만 삶의 근거가 없었다. 결국 두가지 모두 포기하지 않고 선교도 하고 공동체적으로도 살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 곳에서 농사를 짓고 고추 모종 울타리를 만드는 일상의 것들은 공동체 삶이다. 그리고 그것은 공동체 삶만이 아니라 그 자체로 선교를 위한 과정이다. 한 인도 나가랜드 목회자 청년이 이 곳 공동체 생활을 함께 하고 있다.
농업 기술도 배우고, 다른 일하는 방식도 배우고, 태도도 배우고, 후에는 본국으로 돌아간다. 이곳에서 그가 삶으로 배운 것들이 선교와 관련이 없다고 보지 않는다.
처음에는 선교만 하다가, 선교와 공동체가 충돌하며 혼란스러웠던 시간을 지나, 지금은 선교 고민을 하고 있다. 물론 완전하지는 않지만 지금은 통합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민들레 공동체 핵심 문화
- 저항
저항하는 문화가 살아있어야 한다. 현대문명의 좋은 것들도 많지만, 결국 온 세상을 불행으로 몰아 넣는 구조가 되었다. 현대문명이 기본적으로 돈 중심, 폭력 중심, 반 환경 중심이라는 것은 명확하다. 그 중심을 따라갈 수 없다. 그래서 이 곳교육, 학교도 공교육을 따라가는 정신이 없다.
하지만 저항해 싸우기만 하면 안되고 대안이 있어야 한다.
1. 대안
평생 삶이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공동체는 현대문화와 반대되는 삶의 양식이다. 돈 안되는 농사를 죽기 살기로 짓는 바보가 어디있냐고 할 수 있지만 이는 지구를 지키고 생존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2. 가난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 그래야 구원받고, 이 땅의 많은 가난한 사람들과 친구가 된다. 현대 기술들로 좋은 점들을 많이 누리고 있지만 그 좋은 점이 100개가 되어도 단 하나의 문제로 인류가 고통받고 끝장날 수 있다. 조금 더 인간과 환경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 대안적 삶을 위한 씨름이다.
3. 아름다움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이 크다. 공동체 내 집을 한 채 지어도 디자인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주변 돌담도 허투루 쌓은 것이 없다. 눈에 보이는 환경도 아름다워야 하고, 우리의 영혼도 아름다워야 하고, 삶이 아름다워야 한다.

사람들을 가장 매료시키는 것은 ‘아름다움’이다. 구원의 정점은 ‘아름다움’이다.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은 이 땅에서 죽고, 하늘나라에서는 시시비비가 없이 모든 것이 아름다운 영광이다.
그래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열망이 있는 사람은 이 땅에서 아름다움을 향유한다. 돈 하나 없어도 들 꽃을 보고 기뻐하고, 산에 있는 나무가 나의 것 아니지만 나무의 성장을 보고 기뻐할 수 있다. 돈, 권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 모두에게 강요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전체 삶이 서서히 아름다움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문화의 마지막 단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례뉴스 구독자분들께
사회적 가치, ESG 등 여러가지 환경 이슈가 많다. 돈을 벌어야 하고, 경쟁을 통해 사회에 유익을 주는 사람인 경영인도 요즘 참 여럽다. 정부가 환경, 인권을 위해 자본을 적절히 통제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영자들을 위축시키는 문화, 규제가 많이 존재하는 것 같다. 정부, 경영인, 시민단체들의 의견과 필요들이 잘 소통되어 책임있는 관계가 잘 형성되면 좋겠다.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 애써야 하지만 이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 전체의 본질들을 조금 더 이해하면 좋겠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중압감과 인문학적 소양들 사이 즈음의 형태를 생각한다. 그 가운데 필연적으로 치유가 일어날 것이다.
이익을 추구하지만 기쁨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 치유가 일어나는 구조, 역량에 맞춰서 작게 일을 시작해보고 자기 자존감도 살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구조 말이다.
글/ 박한결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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