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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례

[한 잔의 사례] 창업 1년 만에 연 매출 500% 성장 이뤄낸 비결은 ‘고객 니즈 파악’ 푸로운 박건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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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땅콩 스프레드에서 혈당 관리 베이커리까지…고객 니즈 반영한 브랜드 방향성 설정
“죽어가던 상권에 도전했어요”…1개월 계약 팝업스토어 1년째 운영 중
국가별 특성에 맞는 제품 샘플링…2025년 수출 목표는 ‘1만 불 이상’
[한 잔의 사례]는 업계의 흐름을 바꾼 ‘결정과 실행의 순간’을 기록합니다.
이 시리즈는 인물 중심이 아닌, 현장의 사례와 선택에 주목합니다. 커피 한 잔을 사이에 두고 나누는 대화처럼 가볍지만 그 안엔 사업의 맥락과 도전, 시행착오 그리고 전략이 담겨 있습니다.
창업, 성장, 전환의 갈림길에서 실제로 어떤 판단이 내려졌고 그 결과가 어떤 인사이트를 남겼는지.‘어떻게 성공했는가’보다 ‘무엇을 선택했는가’에 집중합니다.
실무자의 시선에서 배우고 싶은 진짜 사례, [한 잔의 사례]에서 만나보세요.

혈당 관리 간편식 브랜드 ‘푸로운’을 창업한 박건아 대표와 건국대학교 기술혁신관에서 한 잔의 커피와 함께 대화를 나눴다.

2023년 창업한 푸로운은 밤 스프레드에서 땅콩 스프레드를 거쳐, 혈당 관리 베이커리 식품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기업의 방향과 정체성을 확립해 가고 있다. 

성수 독채 팝업 스토어, 코엑스 푸드 위크에서 고객의 좋은 반응을 얻은 박건아 대표는 죽어가던 상권에서 1달 팝업을 시작하면서 오프라인 매장 2배 성장을 이뤄냈다.

혈당 관리 완제품으로 확장한 사업이 고객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 냈고, 지금까지 1년간 매장을 운영해 오고 있다.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도전해요. 할 수 있는 분야는 어디라도 도전하면서 네트워킹 범위 확장도 함께하고 있어요” 다사다난했던 창업 과정에서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것’임을 깨달은 박건아 대표는 직접 발로 뛰는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박건아 대표와의 대화를 통해 혈당 관련 베이커리 제품 브랜딩 과정과 온/오프라인 마케팅 전략, 그리고 해외 진출 계획에 관한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푸로운 박건아 대표[출처:푸로운]

□ 무모한 도전에서 시작된 창업…푸로운의 핵심 키워드는 ‘도전’

김 기자: 생명공학과를 전공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식품 유통 분야로 창업을 결정하기까지 여러 고민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박 대표: 2년의 주방 경험을 통해 진로를 고민하게 됐어요. 식당에서 소위 ‘알바짱’으로 일하면서 손님들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어요. 하나의 식당에만 국한되지 않고, 직접 만든 제품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해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식품공학과에 편입하게 됐어요.

2022년에 대학원 진학 고민을 제일 많이 했는데요. 그때 국내 박람회는 참관으로 다 다녀봤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학과에서 진행하는 K-푸드 창업 인턴십 프로그램이 있어서 참여하게 됐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참여했으니까 당연히 결과는 안 좋았죠.

근데 뭔가 아쉬움이 좀 남아서 교수님께 도움을 요청했더니 캠퍼스 타운 관련 사업을 소개해 주셨어요. 창업 인턴십 프로그램에서 했던 것 중에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아이템으로 사업에 지원했는데 선정됐어요. 그래서 ‘이게 되네’ 하면서 팀도 꾸리고, 다른 지원 사업에 지원해 보고 멘토링도 많이 받았어요. 이 과정에서 대학원에 대한 미련 없이 확실하게 2년을 창업에 투자해 보기로 결정했던 것 같아요.

푸로운 제품[출처:푸로운]

김 기자: 여러 지원 사업에도 도전하셨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창업 스타트업의 입지를 확장하는 데 지원 사업이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었습니까?

박 대표: 지원 사업 선정이 되면 비용 측면이랑 네트워킹 측면에서 가장 큰 메리트가 있죠. 일단 첫해에는 제가 아는 게 없으니까 할 수 있는 건 다 부딪쳐 봤는데, 무모하게 시도했던 것들이 다 소중한 기회로 이어졌어요. 그중에서도 2023 생애 최초 청년 창업 지원 사업에 최우수로 선정된 게 제일 컸죠. 이후에 비건 페스타 같은 박람회나 공모전에 계속 도전했고, 끊임없이 시도한 덕분에 씨엔티테크에서 운영하는 청년 쿡 비즈니스 센터에서 공간을 제공받아서 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생산할 기회도 얻었죠.

와디즈 펀딩이나 팝업 스토어처럼 온/오프라인 안 가리고 다 도전했거든요. 주변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셔서 기회를 많이 주셨어요. 제가 당시에 학원 강사 활동이랑 학업도 병행하고 있어서 시간을 나노 단위로 나눠서 썼던 것 같아요.

푸로운 박람회 현장[출처:푸로운]

창업한 지 6개월 정도 됐을 때 번아웃이 왔는데, 그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지냈거든요. 1년 정도 지나고 나서 제가 번아웃이 왔었다는 걸 깨달을 정도였어요. 아무튼, 물불 가리지 않고 되는대로 다 도전했던 게 좋은 기회로 연결된 것 같습니다.

김 기자: 대표님께서는 실무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창업을 하셨어요. 창업 과정에서 어려운 상황도 많이 마주하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박 대표: 아무래도 창업 초기에는 식품 실무 경험도 없고 우선순위도 모르고, 이끌어줄 수 있는 멘토도 없다 보니까 단순히 맛과 비주얼에 포커스를 맞출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맛있고 예쁘다 보니 소비자 반응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때 작게나마 와디즈에 출시하고 난 이후로 여러 차례 팝업을 했을 때 반응도 좋아서, 많이 나갈 때는 한 주에 3번 정도 행사를 나갔던 것 같아요. 

초기 창업 제품이었던 밤 스프레드는 첨가물이랑 당을 최소화하려다 보니까 소비 기한이 상온과 냉장에서 2~3개월밖에 안 돼서 유통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소비자 반응이 괜찮으니까 ‘어떻게든 밤을 살려보자’라고 생각해서 거의 1년 정도 붙잡고 있었어요.

밤을 주 원물로 쓰지 말고 서브로 쓰는 방향으로 조율하는 유연성이 있어야 했는데, 그때까지는 제 고집이 너무 셌어요. 고집을 좀 내려놓고 트렌드랑 고객 니즈에 맞춰서 땅콩 초코맛 스프레드를 만들게 됐는데요. 이후에 말차랑 땅콩 맛까지 출시해서 대중적인 측면으로 접근하니까 유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변화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푸로운 아침한톨 초코[출처:푸로운]

김 기자: 소비자 니즈에 맞춰서 푸로운의 방향성을 계속해서 변화시켜 나가고 계신 것 같은데, 브랜드 방향성을 어떻게 잡아가셨는지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박 대표: 창업한 지 햇수로 3년 차인데, 이제야 방향성을 제대로 잡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창업 아이템이었던 ‘밤’을 안 쓰게 될 정도로 방향성이 많이 바뀌었죠. 밤에서 견과류로 주력 제품을 바꿨다가 혈당 관련 베이커리 제품을 시도하기까지 시간이 3년이나 걸렸네요. 이 방향성을 잡기 위해서 24년 내내 관련된 교육을 많이 들으면서 네트워크를 많이 쌓았어요. 

요즘 브랜드에 대한 답이 명확해지다 보니 할 일이 많아졌는데요. 우선 BI(Brand Identity)로 ‘아침 한 톨’을 썼는데 그 이름을 없애고 ‘푸로운’ 하나로 통일해서 브랜드 자체를 고객들에게 알리기 위해 시도하고 있어요. 이름은 같은데 기업용 CI와 패키지에 들어가는 CI만 다르게 하는 거죠. 요즘 상대적으로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할지가 조금씩 잡혀가고 있다 보니 후회 없이 해보자는 마인드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출처:푸로운]

 □ 스프레드에서 완제품으로: 고객 니즈를 반영한 혁신

김 기자: 저당, 다이어트 제품으로 스프레드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대기업들도 이 시장에 많이 진입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대기업과 차별점을 위해서 푸로운은 어떤 전략을 사용하셨습니까?

박 대표: 시장의 흐름을 읽는 능력은 트렌드에 민감한 식품 유통 시장에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저는 감사하게도 항상 시기가 좋았어요. 창업 초기에 밤으로 시작했을 때는 밤 양갱부터 흑백요리사 밤 티라미수까지 거의 밤의 해였거든요. 저희가 24년까지 밤의 트렌드를 계속 못 이어가긴 했지만, 다른 기업보다 한발 빠르게 시장에 들어갔던 것 같아요.

땅콩도 마찬가지예요. 근데 땅콩은 대기업들이랑 비슷한 시기에 진입했다 보니까 차별점이 필요하겠더라고요. 시중에 있는 땅콩 제품을 다 먹어보면서 ‘묽은 제형의 땅콩 스프레드’를 만들어서 베이킹이나 소스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어요. 냉장고에 보관하면 발라먹는 형태가 될 수도 있고, 상온에서는 빵에 찍어 먹을 수 있는 그런 제품으로 말이죠. 

근데 무엇보다도 맛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땅콩’으로 접근한 게 아니라 ‘건강한 누텔라나 오설록’으로 접근했어요. 땅콩을 베이스로 초코나 말차를 통해서 다양한 맛을 제공하려고 노력했죠.

건강한 누텔라를 추구하는 푸로운[출처:푸로운]

김 기자: 스프레드에서 더 나아가 스프레드를 활용한 완제품을 출시하고 계신데요.

박 대표: 제품을 개발하고 보니까 혈당 제품에 대한 고객 니즈는 많은데 스프레드로만 즐겨야 하는 게 아쉽더라고요. 고객님들께서 이미 스프레드를 빵이나 요거트랑 같이 드시는 걸 보면서 완제품 출시를 고민하게 됐어요.

출시 전에 커뮤니티나 학교 부스를 통해서 3천 명 정도의 의견을 들으면서 제품을 보완했고, 24년에 베이커리나 제과 쪽으로 완제품을 출시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크림빵이나 샌드, 쿠키 같은 제품도 순차적으로 보여 드릴 예정이에요.

김 기자: 커뮤니티와 부스에서 고객과 직접 소통하면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으셨을 것 같습니다.

박 대표: 현장에서 고객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인사이트였습니다. 현장에서 제품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서 제품을 바라보는 제 시선과 고객의 시선이 다를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어떤 고객이 바라보는가에 따라서 많이 다르기도 했고요.

일단 현장에서 크림에 대한 평가가 되게 좋았어요. 비건 빵은 상대적으로 ‘촉촉함’이 조금 덜하다는 점을 고객들도 느끼시더라고요. 그런데도 부드러운 크림 덕분에 끝까지 먹을 수 있는 빵인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셔서 뿌듯했어요.

제품 조합이나 저희가 생각하지 못했던 소비자 관점에 대해 알려주시기도 했어요. 저희 제품을 원래 이용하시던 고객님께서 박람회 부스에 찾아오셔서 ‘스프레드가 잘 흐르는 게 장점이 될 수도 있는데, 시식하기에는 좀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시식 장소에서는 조금 온도를 낮춰서 먹기 편한 형태로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라고 말씀해 주셔서 보완한 적도 있습니다.

박람회 현장에 고객들이 푸로운 부스 앞에 밀집해있다.[출처:푸로운]

□ 타겟 마케팅을 넘어, 플랫폼 확장을 꿈꾸다

김 기자: 코엑스 푸드 위크, 성수동 독채 팝업 스토어처럼 오프라인 마케팅 영역을 확장해 가고 계십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마케팅 사례가 있으실까요?

박 대표: ‘더 브레드 블루’라는 베이커리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곳과 연결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하게 됐어요. 커뮤니티 단체 카톡방에 ‘매장을 쉬니까 공간을 활용해 보실 분 있냐’하는 채팅이 올라왔어요. 그걸 보고 제가 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3달 정도 쉬고 있던 매장을 다시 오픈해서 베이커리와 함께 저희 제품을 팔게 된 거죠. 작년 7월에 1달 팝업 매장으로 시작했는데, 오프라인 분야에서 2배 정도의 성장을 이뤄내면서 지금까지 거의 1년째 이어오고 있어요. 규모를 더 키워서 추후에는 프랜차이즈까지 도전하는 게 목표예요.

더 브레드 블루 매장[출처:푸로운]

김 기자: 오프라인에서 2배의 매출 성장을 이뤄내셨는데, 온라인 마케팅 사례도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박 대표: 인플루언서 공동구매나 유튜브 PPL, 라이브 커머스, 쇼핑 판매 분야에서 많이 활동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오아시스, 닥다몰처럼 건강과 혈당 문제에 관심 있는 소비자가 모여 있는 곳에 투자했어요. 구매 효과는 되게 좋은데 지속적인 소비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문제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브랜딩 관점에서 새로운 시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24년에는 오아시스랑 닥다몰처럼 ‘타겟’ 위주의 마케팅을 했다면, 이제는 더 큰 플랫폼을 기반으로 마케팅 효율성을 높여갈 예정이에요. ‘강한 소상공인 트랙 2’ 1단계에 선정돼서 교육을 듣고 있고요. 저희가 오아시스, 카카오, 롯데홈쇼핑 등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면서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의 장점이라는 걸 많이 느꼈어요. 지금 받고 있는 교육을 통해서 라이브 커머스과 숏폼 마케팅 전략을 더 발전시키고 시장을 확장할 예정입니다.

네이버 같은 경우는 ‘브랜드 런처’라는 프로그램에 도전해서 성과형 디스플레이 광고를 적극적으로 시도해 보려고 하고 있고요. 스토어 방문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과형 디스플레이는 저희 브랜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만 광고를 돌리는 시스템이라서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이 될 거라 생각해요. 인지도 있는 브랜드로의 ‘사업체화’를 꿈꾸고 있어요.

스프레드를 넘어 마케팅 범위 확장하는 푸로운[출처:푸로운]

김 기자: 타겟 마케팅 뿐만이 아니라 쿠네카(쿠팡,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인지도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계신데,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 계획도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박 대표: 파리, 싱가포르, 홍콩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나가보니까 시장에 따라서 소비자의 니즈가 다른 걸 발견하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작년부터 바이어 분들을 많이 만나고 샘플 수출도 해보면서 어떤 국가에서 반응이 좋은지 검증하는 시간을 거쳤어요. 올해는 실질적으로 1만 불 이상의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요즘 많이들 관심 가지는 ‘혈당 스파이크’를 최소화하는 기능성 베이커리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올해 7월에 3주 정도 미국에 가서 100명 정도의 고객을 인터뷰하고, 바이어들도 만나면서 새로운 아이템 개발에 집중할 것 같아요.

글로벌 확장을 꿈꾸는 푸로운[출처:푸로운]

김 기자: 마지막으로 대표님처럼 비즈니스와 일터에서 일하고 계신 경영자와 리더분들을 위해 격려나 조언 부탁드립니다.

박 대표: 일단 저는 네트워크나 환경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좋은 자리가 있다면 돈을 내고 들어가기도 하면서 환경에 투자를 많이 하거든요.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함께 해보고 싶어요.

저는 이 창업이 첫 창업이고, 마지막 창업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창업 시장에 있을 것 같아요. 제 목표는 실용적이면서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다이소 같은 기업이 되는 건데요. 창업을 해보니까 혼자서는 쉽지 않더라고요.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서로 도우면서 같이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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