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묵 셰프, 야키토리 선택 이유? “다양한 주류를 접목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서”
“음식은 생각보다 단순하게 소비한다고 생각”
“잘 버려야 맛있다” 야키토리 묵, 매일 닭 소질·폐기…매장 기준 엄수
김병묵 셰프 “백종원 대표, 경연자들을 위한 배려 많았고…안성재 셰프는 선생님 같았다”
‘흑백요리사’ 비하인드? 강연 이후 기념품…흑수저와 백수저 세트
야키토리 묵, 미슐랭 가이드 빕 그루망 선정 이유? “토종닭 활용”
외식업 창업 조언? “객관적으로 상품과 아이디어를 평가해야”
본 기사는 ‘사례정보통’ 기획물 기사로 사례뉴스와 국내 1등 맛집 추천 검색 커뮤니티 식도락대학이 함께 기획한 인터뷰 기사입니다.
사례정보통은 ‘외식업 가게의 밝은 사례를 세상에 알려드립니다’라는 슬로건을 가졌으며 대한민국에서 외식업 사업을 하고 계신 분들을 인터뷰합니다.
‘흑백요리사’ 야키토리왕으로 유명해진 야키토리 묵 김병묵 셰프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병묵 셰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야키토리를 시작하게 된 이유, 사람들에게 주는 가치, 매장 운영 철학, ‘흑백요리사’ 비하인드 스토리, 차별화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다음은 김병묵 셰프 인터뷰 내용이다.
Q. 대표님께선 프랑스 요리를 배웠다고 들었는데 현재의 야키토리 묵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 혹은 이유가 있을까요?
프랑스 요리를 하던 중 창업을 결심하고 한국 시장을 분석했어요. 양식집은 대부분 시즌과 비시즌이 뚜렷한데 반해 한식이나 일식집은 꾸준히 손님이 많더라고요. 저는 매장에 손님이 많은 것을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일식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카무라 아카데미에서 일본 셰프님께 일식을 배우고 했지만 이미 필드에 있는 일식 요리인들에 비해 경쟁력이 낮더라고요.
생선을 다루는 것보다 제가 프랑스 요리를 하면서 익숙한 가금류를 선택했습니다. 프랑스 음식집에서 접했던 다양한 주류를 접목할 수 있는 아이템이 바로 야키토리였어요.
그 시기 야키토리에 대해 알아보니 사람들은 단어는 알지만(투다리의 위대함) 제대로 된 개념이나 조리법 등등은 정보가 많이 제한적이더라고요. 그래서 야키토리를 선택했습니다.
Q. 야키토리 묵은 식당 이름의 뜻과 의미는 무엇입니까? 야키토리 묵을 통해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주고 싶으십니까?
야키토리묵 중 야키 뜻은 굽다, 토리 뜻은 닭입니다. 그리고 묵은 제 이름인 김병묵의 마지막 글자를 딴 매우 단순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멋있는 표현도 많지만 저는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제 가게 이름을 듣는 순간 뭘 먹을지 상상이 되는 매장 이름을 생각했습니다. 이름이 조금 길어서 줄여보고 싶었지만 이만큼 입에 잘 붙는 이름도 없더라고요.
음식은 생각보다 단순하게 소비한다고 생각해요. 당장 먹고 싶은 마음이 드는가 아닌가? 그러려면 이름도 좀 더 친절(설명에)해야 쉽게 소비 의사를 결정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매장이 주는 가치는 처음엔 전략적이었지만, 이젠 진정성이라는 무게감도 생겼습니다. 그때는 고려치 않은 게 지금은 고려해야 하더라고요. 그것은 바로 제 이름을 담았기 때문입니다.
장르에서 인정을 받고 나니 이젠 사람들이 야키토리 묵이라고 부르는 사람보다 매장을 묵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더 많아졌습니다. 제 이름과 매장이 동일시된 것입니다. 그만큼 책임감을 느낍니다. 오래가야 하고요. 제 아들에게 잘 물려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Q. 야키토리 묵을 운영하면서 대표님만의 철학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철학은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매일 닭을 손질하고 매일 폐기하고 매장 기준을 엄수합니다. 매일 같은 행위를 반복합니다. 이 반복은 모두가 알아보는 정도는 아닙니다.
매장 내 직원들도 닭의 신선도를 보면 1~2일 더 사용해도 될 것이라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철칙은 한번 깨면 두 번 세번은 순식간입니다. 그래서 저는 직원들에게 항상 교육합니다.
“잘 버려야 맛있다”
Q. 야키토리 묵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무엇입니까?
김병묵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Q. 최근 핫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 대해 이야기를 안 해볼 수 없는데요, 파주에 위치한 세트장에서 새벽까지 촬영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흑백요리사’에 섭외 요청을 받았을 때 기분과 촬영 현장 소감이 궁금합니다.
처음 섭외를 받았을 땐 사실 의심이 많았습니다. 제 장르는 숯불요리를 하고, 연기 때문에 몰에서도 입점을 꺼려 하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제작진과 숯불요리가 잘될 수 있을지 많은 상의를 했습니다. 사실 실컷 불지르고 연기 피우며 요리하고 싶었지만 실내라 쉽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다들 실컷 요리 하시더라고요(웃음). 제가 너무 배려했었나 봅니다. 너무 우려해서 소극적이었던 게 아쉽네요 다음엔 파이어 벳이 되고 싶습니다.
Q. ‘흑백요리사’ 세트장이 역대 요리 프로그램 중 역대급이라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세트장, 실제로 어땠습니까?
건물이 몇 동 있을 정도고 세트장엔 기둥 하나 없이 대공간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카메라맨은 작은 구멍 안에서 엄청나게 많은 카메라가 있었습니다. 설비는 제작진이 엄청 많이 준비해 주었지만 사실 대부분의 요리사들은 쓰던 도구를 가져와서 사용했습니다.
Q. 가까이서 본 백종원 대표님과 안성재 셰프님은 어떤 분들이셨을까요?
백대표님은 생각보다 날씬한 느낌이었고 경연자들을 위한 배려가 많았습니다. 안성재 셰프님은 사실 심사평이 매우 긴 스타일이었습니다. 선생님 같았어요(웃음).
Q. ‘흑백요리사’ 비하인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비하인드라…..처음 기획된 이름은 무명 요리사 또는 셰프 100으로 듣고 미팅을 했어요. 어느 순간부터 흑수저 백수저 이런 단어로 바뀌게 되었고 경연이 끝나고 집으로 기념품이라고 보내주셨는데...흑수저랑 백수저 하나씩 들어있더라고요(웃음). “아 끝까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Q. ’흑백요리사’가 이렇게 인기 많을 줄 예상하셨을까요? ‘흑백요리사’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사실 경연 당시엔 너무 조용하고 진지해서 예능적 요소가 너무 없어 보였습니다. “이게 재밌을까?”라는 의심도 있었습니다. 근데 성공 요인은 저도 방송을 보면서 깨달았는데 한 분 한 분 표정이 너무 진지한 거예요. 너무 몰입하고 진정성 있게 접근하고 간절하고...
웃기려 하는 예능이 아닌 진짜 대회구나 하고 방송을 보고 깨달았어요. 왜냐면 저 역시 경연 중엔 다른 사람 표정 보기도 힘들 만큼 긴장했거든요.
Q. 야키토리 묵은 미슐랭 가이드 빕 그루망에 선정됐으며 대표님께선 국내 야키토리 최강자 셰프입니다. ‘야키토리 묵’이 미슐랭 가이드 빕 그루밍에 선정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이유는 모르겠으나 맛있어서 이지 않을까 합니다. 거기에 토종닭을 활용한 것이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에 식당을 소개해 주기 위한 매체인데 당연히 한국의 닭을 활용하는 곳에 조명했다고 생각합니다.
Q. 야키토리 묵만의 차별화는 무엇입니까?
조금 힘들지만 그래도 계속 손질하고 폐기하고 있습니다. 이게 차별이라고 생각하긴 어려우나 이게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Q. 향후 대표님의 꿈과 비전은 무엇입니까?
우선 돈 벌고 싶어요. 그리고 더 맛있는 야키토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 즐길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Q. 끝으로 외식업을 창업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조언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창업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폐업은 정말 어려워요. 닫을 가게를 하시지 마세요. 부디 객관적으로 본인의 상품과 아이디어를 평가하세요. 추가로 남들이 안 하는 건 그만큼 힘든 길입니다. 개척자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면 숙고하세요.
글/ 이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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