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움직이는 공간, 식물로 설계하다
살아있는 식물과 함께하는 시간 중심의 디자인
“디지털 콘텐츠”도 감정을 담는 그릇
데이터로 확장하는 “감정 설계 기업”의 미래
[사례뉴스=김소연 인턴기자] 조경이라는 전통적인 영역에 감정 설계, 브랜딩, 콘텐츠,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엮어내며 새로운 공간 경험을 제안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공간 감정설계 브랜드 마초의사춘기다.
마초의사춘기의 김광수 대표는 “사람은 공간의 리듬을 통해 감정을 주고받는다”고 말하며, 단 한 번의 시선과 체류를 통해 브랜드의 철학과 메시지를 전하는 설계를 추구한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마초의사춘기가 만들어온 공간들 속에 어떤 철학과 데이터가 숨어 있는지, 그리고 감정이 배제된 시대에 왜 ‘공간이 감정을 설계해야 하는가’에 대한 김광수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감정을 설계하는 공간, 그리고 사람의 리듬
공간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사람의 감정과 움직임을 이끄는 장치라는 관점에서 마초의사춘기는 공간을 디자인한다. 김광수 대표는 공간에 들어섰을 때 사람들이 머무는 시간, 시선을 멈추는 위치, 발걸음을 옮기는 리듬 자체가 감정의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한다. 마초의사춘기의 설계는 바로 이 ‘공간 안에서의 감정 흐름’을 중심으로 시작된다.
“사람은 공간의 리듬을 통해 감정을 주고받는 존재”라는 이념 아래, 공간의 성격에 따라 식물의 밀도와 배치, 향기, 자연의 소리, 질감까지 달리 조정한다. 예를 들어, 빠르게 지나가는 통로 공간은 단정하면서도 감각적으로 정리된 식물 구성이 주가 되며, 반대로 오래 머무는 라운지 공간은 향기와 촉감을 강조해 감정적 몰입을 유도한다. 김 대표는 이를 두고 "감정을 설계하는 일은 결국 사람의 행동 패턴을 설계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식물은 살아있는 동료, 시간을 설계하다
마초의사춘기에게 식물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생명체’다. 김 대표는 설계 초기부터 ‘지금 아름다운’ 장면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깊어질 풍경’을 상상한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의 주기, 브랜드 캠페인의 타이밍, 공간의 사용 목적과 기간에 따라 3개월 후 혹은 1년 후의 모습을 고려해 식물을 조합한다. 식물의 생장 속도, 계절 변화, 햇빛의 방향, 통풍 상태 등 환경적 요소를 미리 시뮬레이션하고, 그에 맞춰 공간 구조 자체를 유기적으로 조정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유지 보수가 어려운 공간의 경우에도 완전한 조화보다는 바이오필리아(인간이 선천적으로 자연과 생명체를 사랑하는 성향) 설계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과 감정적 회복을 유도한다. 물 사용이 적고, 실내 환경에 잘 적응하는 기후형 식물, 지역 수종, 재사용 가능한 자재 등을 적극적으로 채택하는 방식 또한 그들의 지속 가능성 철학을 뒷받침한다. “공간을 지속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 마초의사춘기가 말하는 진정한 ‘친환경’이다.

디지털 시대, 감정을 담는 콘텐츠 전략
디지털 콘텐츠는 브랜드의 감각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내는 창이다. 김광수 대표는 SNS와 영상, 웹 콘텐츠를 단지 ‘정보 전달 도구’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감정의 포장지’라고 표현한다. “누구에게” 보여줄 것인지보다는 “어떤 감정을 전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하는 것이다. 특히 MZ세대를 타겟할 경우, 단순히 ‘좋다’라는 피드백보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야’라는 감탄이 나올 수 있도록 시각적 리듬, 문장 구조, 컬러 톤, 감성 필터까지 세밀하게 설계한다.
마초의사춘기의 디지털 콘텐츠는 제품이나 공간을 단순히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경험과 감정을 먼저 느끼게 한다. 이런 감성 중심의 전략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소비자가 브랜드의 철학을 ‘소비’가 아닌 ‘공감’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도시는 감정의 무대, 공공 공간을 디자인하다
김광수 대표가 도시 공간 중 가장 바꾸고 싶은 장소로 꼽은 곳은 서울의 지하철역이다. 그는 지하철 공간을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지만 감정은 철저히 소외된 곳”이라고 말한다. 인공 조명과 복잡한 구조, 방향성 없는 동선은 사람을 지치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공간은 ‘이동’만 있고 ‘쉼’이 없는 장소가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마초의사춘기의 감정 설계 철학이 지하철역 같은 공공 공간에 적용된다면, 우리는 그곳에서 단지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회복하고 다시 출발할 수 있는’ 시간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마초의사춘기는 코카콜라 크리스마스 팝업, 별마당 도서관의 봄 전시 등에서 브랜드 스토리와 사용자 감정 사이를 연결하는 브랜딩 전략을 통해 큰 성과를 거뒀다. 방문자 수뿐 아니라 체류 시간, 재방문율, SNS 콘텐츠 파급력 등 다양한 지표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낸 이 사례들은 “공간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진정성 있는 매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프로젝트로 평가받는다.

데이터 기반, 글로벌 감정설계 그룹으로
현재 마초의사춘기는 ‘디자인 기업’을 넘어 ‘데이터 기반 감정 설계 회사’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사람의 체류 시간, 감정 반응, 식물의 생장 데이터를 분석해 ‘정서적 효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향후 도시와 건축, 커뮤니티 공간까지 확장 가능한 ‘공간 기반 감정 솔루션’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마초의사춘기는 이를 위해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적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 향후 10년 후의 마초의사춘기는 “식물로 도시의 감정을 설계하는 글로벌 플랜트 그룹”이 되어 있을 것이라는 그의 말은 단순한 비전이 아닌, 설계된 미래로 들린다. 김 대표는 “리더는 감정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존재입니다. 여러분의 공간과 브랜드에서도 감정을 가장 먼저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라고 전하며, 감정의 중요성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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