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시선] 둘리 아빠 김수정 작가와 팬들과 만나다.

1983년4월22일 빙하를 타고 서울 우이천에 떠내려온 공룡 둘리는 대한민국 만화계에에서 가장 유명한 어린이 만화 주인공이다. 어느덧 둘리가 탄생한지도 40년이 됐다.

만화 ‘보물섬’ 연재를 시작으로 TV만화영화 뿐만 아니라 극장용 애니메이션과 뮤지컬, 게임 등으로도 출시됐고 1995년에는 국내 만화로는 최초로 우표로 발행되기도 했다.

40년이 지난 지금도 둘리는 여전히 사랑 받고 있다. 단 변한 게 있다면 어렸을 때는 둘리의 편이었다면 어른이 된 지금은 고길동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오죽하면 “고길동이 이해가 된다면 어른이 된 거란다”라는 말도 있을 정도다. 둘리의 만행만 해도 100가지가 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둘리는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여전히 둘리가 사랑 받고 있다는 걸 증명하듯 올해 5월에는 1996년 첫 상영 당시에 전국을 휩쓴 극장판 ‘아기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이 리마스터링 돼서 4K급 화질로 재재봉하기도 했다. 이를 기념해서 껌만화와 주화, 뱃지와 시계, 스티커 등 다양한 굿즈들이 출시됐었다. 5월에 둘리와 팬들이 만났다면 8월에는 둘리의 팬들과 둘리의 아빠 김수정 작가가 함께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8월12일 서울특별시 강북구 쌍문동에 위치한 둘리뮤지엄에서 <아기공룡둘리> 탄생 40주년 기념 김수정 작가와의 만남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둘리 팬 50명과 이희재, 최금락, 조관제, 신일숙 작가 등 70명이 참여했으며 윤태호, 홍연식, 심계란, 오베고 등 많은 만화 웹툰 작가들과 팬들이 축천을 보내오기도 했다. 이날 김수정 작가와의 생생한 토크쇼도 진행됐는데 세종대학교 한창완 교수가 모데레이터로 참여했다.

김수정 작가는 이날 토크쇼에서 “아기공룡둘리가 처음 나올 당시에 아동용 만화에 대한 심의가 심했다. 심의를 피해보자는 생각에 공룡을 소재로 하게 됐다.

처음에는 하나와 두리라는 두 마리의 공룡을 주인공으로 하려고 했는데 같은 매체에서 하나라는 이름의 캐릭터가 나와서 하나가 아닌 공실이를 그리게 됐다. 원래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공룡처럼 갈색으로 하려고 하다가 예쁘지 않아서 초록색으로 하게 됐다. <아기공룡둘리 얼음별대모험> 제작 때 둘리를 5억에 담보로 했는데 돈을 벌고 25억을 갚았다. 캐릭터를 담보로 맡긴 최초의 사례다.

국내 작가 최초로 둘리나라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만화가 협회 회장을 했던 2000년대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던 시기라서 이러한 것들을 바꾸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작가들에게 라이벌은 자기 스스로다. 내가 그리는 작품을 만족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무산된 극장용 둘리를 만화책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크쇼가 끝난 후에는 김수정 작가의 사인회가 진행돼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수정 작가가 말한 것처럼 둘리는 계속된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준비하다가 촤초된 ‘방부제 소녀들의 지구 대침공’은 ‘얼음별 대모험’의 후속편으로 얼음별 대모험이 엄마를 찾아 우주로 떠난 둘리가 그곳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내용이라면 ‘방부제 소녀들의 지구 대침공’은 우주에서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을 처치하는 에피소드다.

글/김호이 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