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불신은 일부 기부단체의 불투명한 정보 공개 탓
또한 기부자가 기부금 사용 권한이 없다는 사실도 지적
출판사 마음 연결이 하버드대 출신 이보인 작가가 기부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엮은 ‘기부 불신’을 출간했다.
이보인 작가는 한창 기부 열풍이 불었을 때 네팔의 한 어린이에게 기부했다. 작가는 수혜자를 만나고 싶어 네팔로 향했다. 어린이를 만나 즐겁게 지냈지만, 작가는 충격에 빠졌다. 아이가 자신이 기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또한 같이 간 기부단체의 설명에 따르면 기부금이 마을을 위해 사용됐다고 했다. 그리고 얼마 뒤 기부를 철회했다.
위 이야기는 대한민국 기부문화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기부 불신’에 따르면 기부를 결심하게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두 가지를 꼽자면 하나는 감성 마케팅, 다른 하나는 길거리 마케팅이다.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를 하면서 기부금을 모집한다. 실제로 국내 사업이나 광고에 나온 아이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일부분이다. 다른 국내 사업에 쓰이기도 한다. 기부단체는 이를 공개했다고 하지만, 기부자는 알기 어렵다.
길거리에서 기부 독려를 하는 직원은 실제 기부단체 소속이 아닐 수도 있다. 기부단체와 일하는 마케팅 업체 직원이 속성 교육을 받고 모집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부자는 ‘기부단체 직원이 대의를 위해 열심히 활동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일부 업체는 월 기부금의 몇 배에 달하는 커미션을 받기도 한다. 이런 사소하지만 중요한 사실이 누적되며 국민들의 기부 불신 풍조는 강해졌다. 이보인 작가의 ‘기부 불신’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보인 작가는 그 원인이 기부단체의 정보 공개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작가는 일부 단체의 일탈은 기부자에 대한 불신의 시발점이지 온전한 이유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부 기부단체의 미흡한 정보 공개가 문제라고 한다. 얼마가 수혜자에게 돌아갔고, 얼마가 운영비로 쓰였으며, 얼마를 마케팅 비로 사용했는지 말이다. 일부 업체는 전체 사업비를 실제 아이들에게 전달된 금액처럼 이야기하기도 한다. 기부자가 만원을 냈다면 그 돈이 어떤 사업에,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알려주는 곳은 찾기 어렵다.
작가는 ‘기부 불신’에서 기부자가 기부금 사용에 대한 권한이 없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분명 기부자의 기부 의도와 상관없이(기부단체도 반영하려고 노력하지만) 사용에 대한 권한은 기부단체가 갖는다. 작가는 그렇기 때문에 기부단체는 더욱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이보인 작가는 이외에도 기부에 대한 오해도 바로잡는다. 기부단체는 기부금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고, 기부금 내역을 꼼꼼하게 공개하는 단체도 있다고 말이다. 실제로 좋은 사례와 단체는 책에 공개했다.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기부 업계 종사자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다. 이보인 작가는 “더욱 건강한 기부 문화를 만들고 기부자가 기부단체를 재신임 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작가는 아픈 부분을 도려내고 기부자 재신임을 한다면 잠재적 기부자도 기부에 동참하는 문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글/ 김민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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