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몽키즈 고재근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비긴랩은 바이오 전문 교육서비스를 운영하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인 퍼스트몽키즈가 만든 단기 취업 훈련 캠프이다. 바이오, 제약 R&D부터 인사총무까지 산업에 필요한 다양한 실무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비긴랩의 교육은 프로젝트형으로 설계되어 수강생들이 취업 후 즉시 업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돕는다. 고용노동부에서 실무 경력을 인증을 받은 현업 강사진과 함께 약 300시간 이상의 실습이 진행되며, 인사팀장 출신 전문 경력개발 전문가가 상주하고 있어 이력서 작성, 면접 코칭 등 수준 높은 1:1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번 인터뷰에서 비긴랩 창업 배경, 조직 문화, 창업 시장의 현안에 대해 고재근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고재근 대표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Q1. 비긴랩과 고재근 대표님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실무 기반 바이오 부트캠프 비긴랩을 운영하는 기업 퍼스트몽키즈 대표 고재근입니다.
Q2. 비긴랩을 창업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며, 기업 사명과 가치는 무엇입니까?
비긴랩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제가 바이오 연구원으로 재직 중에 발견한 문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저는 당시 생명공학 석사 후 취업을 한 상태였는데요.
저는 대학원에서의 업무 경험이 있어 문제가 없었지만, 동료나 후배들이 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업무에 투입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신규입사자에게 현실적으로 교육을 제공해 주기 어려웠고, 신규입사자들은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사실에 퇴사 후 대학원 진학을 알아보거나 눈칫밥을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들이 대학교에서 4년, 적지 않은 시간과 큰 비용을 투자했지만 실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에서 채용하고 싶을 만큼 실무에 적합한 훈련을 제공하는 교육을 만들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기업 사명은 ‘퍼스트몽키즈(First Monkees)' , 처음 도구를 발견한 원숭이처럼 어떤 일이 닥쳤을 때 두려움을 느끼기보다는 호기심과 도전 정신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조직이 되었으면 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Q3. 비긴랩 창업 이후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입니까? 어떻게 극복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2022년 5월에 첫 창업을 시도했습니다. 비긴랩과는 다른 분야였습니다. 첫 창업이라 긴장도 많이 했고, 과도한 노력을 쏟았습니다. 그런데도 미숙한 부분이 많아 제품-시장 적합도(PMF)를 명확히 설정하지 못해 큰 실패를 겪었습니다.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6개월간 큰 노력을 기울였지만, 시장에서 외면을 받으니 번아웃이 크게 왔습니다.
극복 방법은 단순했습니다. 2주간 팀원들과의 연락을 끊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서로 간단한 안부만 주고받고, 업무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았습니다.
휴식이 끝난 후, 팀원들이 스스로 일어나 다시 도전해 보자고 말해줘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실패를 이겨내려면 개인의 시간도 필요하고, 이를 존중해야 합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억지로 일어나기보다, 다시 생각을 가다듬고 회복할 시간을 갖는 것이 극복의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Q4. 많은 취업 분야 중에서 바이오와 제약, HR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처음 사업을 기획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산업과 교육의 괴리였습니다. 대학에 진학해 4천만 원 이상의 비용을 들여 5년 가까이 교육을 받지만, 산업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이오와 HR 분야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바이오 분야는 연구개발 산업이 중심이기 때문에, 교육 목적의 실험을 진행하기에는 비용과 시설 여건이 여의찮습니다. HR도 회사에서 임직원을 지원하는 업무로, 어느정도 이론을 배울 수는 있지만 실무를 익히기에 매우 어려운 분야입니다.

Q5. 다른 취업 교육 서비스와 비교하여 비긴랩이 가지는 차별점은 무엇입니까?
비긴랩은 완전한 실무 중심 교육을 제공합니다. 전체 훈련 시간 중 이론 교육은 5퍼센트에 불과하고, 나머지 95퍼센트는 실무를 수행하는 데 집중합니다. 훈련생들이 직접 문제에 부딪히고, 문제 해결 방법을 스스로 찾아가며 회사처럼 일을 수행하도록 합니다.
바이오 훈련의 경우, 교육 설계 시 실제 기업에서 사용되는 매뉴얼을 기반으로 합니다. 약 50개 기업에서 현재 사용 중인 매뉴얼을 바탕으로 교육을 구성해, 어느 기업에 배치되더라도 즉시 업무 수행이 가능한 인재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Q6. 비긴랩의 인재상은 무엇이며 직원들 성장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우리 조직은 규모가 크지 않아서 '조직 문화'라고 하기엔 좀 민망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직 문화’보다는 ‘팀 분위기’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제가 원하는 팀 분위기는, 회사 이름처럼 예상치 못한 큰 문제들이 발생하더라도 겁내지 않고 부딪쳐서 해결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이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입니다.
또한, 각자 맡은 일에 대한 명확한 책임은 있지만, 일에 대한 지나친 분리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전문적인 생각은 좋지만,'이건 내 일이 아니니까 상관없다'는 태도는 조직 결속력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7. 비긴랩만의 특별한 조직문화가 있다면 무엇이며, 지향하는 조직 문화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비긴랩은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바이오 업계에 있었을 때, 굉장히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조직에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 조직이 효율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얼마나 피곤하게 만들고,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데 장애가 되는지도 잘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말뿐인 수평이 아니라, 실제로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무실에서 누구도 저를 '대표님'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모든 직원이 나이나 직급과 관계없이 서로를 '님'으로 부르며, 친구처럼 지내고 일합니다. 수직적인 보고 체계 대신 함께 모여 토론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며, 이를 통해 각자 소유권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비긴랩의 자랑할 만한 조직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는 편안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서로 의견을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의견이 혹시 무시당하지 않을까 내가 이런 의견을 냈을 때 상급자는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는 그런 걱정 없이 자기 머릿속에 있는 생각이나 의견을 좀 마음껏 펼칠 수 있어 개개인의 역량을 100퍼센트 활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Q8. 비긴랩 대표로서 직원들을 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이며, 어떠한 노력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편안한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대표자의 권위를 내세우려 하지 않으며, 직원들이 출근할 때 기분이 좋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출근이 즐거울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출근이 싫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9. 비긴랩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학생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비긴랩을 통해 취업한 좋은 사례들이 있다면 함께 나눠주세요.
취업에 성공한 학생들을 보면 정말 뿌듯합니다. 이 감정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합니다. 비긴랩 프로그램을 통해 실무 능력을 배우고, 경력개발 지도를 받아 좋은 기업에 취업한 학생들이 명절 때마다 연락을 주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정말 큰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학생은 바이오 응용학과를 졸업했지만, 명확한 계획이 없었던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를 설득하고 준비시켜 동물 백신 연구 회사의 연구원으로 취직시켰습니다.
그 친구가 설날에 감사하다고 연락을 해주었고, 부모님께 처음으로 자랑스럽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Q10. 현재 취업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취업 준비생으로서 갖추어야 할 능력과 덕목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현재 취업 시장이 객관적으로 좋은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채용이 위축되고 있고, 예전에 많이 뽑던 일자리도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이럴수록 취업 준비생에게 더 많은 노력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취업 준비생에게 중요한 것은 실무 경험입니다. 많은 학생이 스펙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기업이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실무 경험입니다.
실제로 사람인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기업 중에서 70퍼센트 넘게 가장 우선시하는 경험이 실무 경험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따라서, 취업 준비생은 실무 경험을 쌓을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실무경험을 쌓기 위해서 가장 쉽게 접근하는 방법은 비긴랩과 같은 훈련 기관이 있습니다. 만약 상황이 여의찮다면 인턴도 적극적으로 지원해도 좋고, 정부에서 지원하는 사업, 청년 인턴 제도를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그런 것들조차 힘들다면 개인적인 실무 경험을 조금이라도 쌓으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예를 들어서 마케팅 직무에 어떤 경험을 쌓고 싶다면 개인적인 SNS를 통한 퍼스널 마케팅이라도 꾸준히 수행하여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겁니다.
직무라는 것을 꼭 직업적으로만 접근하지 마시고 조금 더 안 쪽을 보고 그 안에 있는 기술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먼 해보길 추천을 드립니다. 그런 것들도 놓치지 않고 꾸준히 따라가다 보면 기회가 올 것입니다.
Q11. 온라인 HR을 운영하면서 비대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습니까?
비대면 수업의 한계는 집중력 저하와 수업 질 하락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비대면이지만, 실무 중심의 교육을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HR 강의는 16시간이지만, 실제로는 약 70시간의 실습과 과제를 포함합니다.
과제는 단순한 제출이 아니라,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통해 세세한 피드백을 제공하여 수강생들이 실질적인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수강생들의 포트폴리오는 평균 30쪽에 달하며, 이를 바탕으로 취업에 성공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Q12.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입니까? 비긴랩 대표로서 그리고 인간 고재근으로서 이루고 싶은 최종 목표는 무엇입니까?
올해 목표는 연말에 지점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현재 많은 수강생이 몰려들고 있어, 이를 수용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비긴랩 대표로서 목표는, 대학을 졸업하거나 취업 전선에 뛰어들기 전에 학생들이 실무에 즉시 적용 가능한 역량을 갖추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50세 이후에는 사업 일선에서 물러나, 벤처 캐피탈 투자를 운영하고 싶습니다. 직접 사업을 운영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Q13. 취업 준비생에게 응원과 격려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취업 준비생 여러분, 지금 얼마나 힘드실지 상상도 할 수 없지만, 쫄지 마세요. 계속 도전하면 분명 기회가 옵니다. 그 기회가 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기를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Q14. 마지막으로 일터에서 힘쓰고 계시는 경영자분께 격려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제가 격려를 드릴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저도 아주 힘들었던 적이 있고 지금도 힘든 상황이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사진첩을 열어 1년 전 사진을 봅니다.
날마다 변화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1년 전 나를 보면 꽤 성장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자신을 격려하며 잘하고 계시다는걸 잊지 마세요.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글/신주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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