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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례

연 매출 3천만 원에서 28억까지…‘첨가물 0%’로 승부한 질마재농장 주지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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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해 매출 1,000% 성장 비결은 ‘고객 감동 마케팅’
공장 4개 운영하면서 OEM(위탁 생산) 없이 직거래만 추구하는 이유는?
주지은 대표 “사소한 디테일에서 차별화했어요.” 대기업이 할 수 없는 것에 주목한 질마재농장
알러지 유발 요소 없는 질마재농장 제품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핀셋 마케팅이죠.”
고객이 질마재농장 떠올리며 행복하기를…메모지, 스티커, 머그컵 등 굿즈 제작

의상 디자이너로 활동하기 전부터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라는 소망을 품었던 질마재농장 주지은 대표는 부모님이 귀농한 고창 지역에서 ‘첨가물 0% 쌀과자’ 브랜드 질마재농장을 만들었다.

꽃과 손 편지로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마케팅부터 질마재농장 굿즈 마케팅까지. 주 대표는 10년간 무수한 시도를 통해 ‘고객 니즈 파악이 핵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대량 생산’이 아닌 ‘정성’에 집중한 주 대표는 첫 해 매출 1,000% 성장을 이뤄낸 후, 현재는 28억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첨가물 없이 오직 ‘원재료’로 만든 쌀과자를 통해 고객에게 건강을 선물하는 질마재농장 주지은 대표와 만나 대화 나눴다.

질마재농장 주지은대표[출처:질마재농장]

Q. 의상 디자이너로 4년 정도 활동하다가 귀농 후 ‘유기농 식품 분야’로 창업하셨습니다. 어떻게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셨습니까?

저는 디자이너가 되기 전부터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라는 열망을 가지고 있었어요. 회사에서 경험을 쌓고 사회 생활을 배우면서, 계속해서 ‘나만의 브랜드’에 대해 고민했죠. 

사실 저희 가족은 원래 전주에 살고 있었는데 저는 디자이너 생활을 위해서 서울로 가게 됐고, 비슷한 시기에 분주한 도시 생활에 회의를 느끼신 부모님은 고창으로 귀농하셨어요. 부모님께서는 약용작물인 곰보배추 농사를 지으셨는데요. 시골이라고 해서 단순히 농사만 짓는 게 아니라 블로그, 페이스북처럼 SNS를 배우거나, 라이브 커머스나 온라인 판매를 하는 모습에 놀라셨어요. 홈페이지나 사진 관련해서 부모님을 도와드리는 과정에서 ‘농산물 판매 분야도 잘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과거에는 전공을 살린 옷 브랜드 창업에 대한 꿈이 있었다면, 부모님을 도와드리면서 ‘창작물’의 범위를 지역 농산물까지 확장한 것 같아요. 아버지께서 주신 ‘쌀로 만드는 과자’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고창 유기농 쌀과 원재료로 먹거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주지은 대표는 부모님을 도와드리면서 ‘창작물’의 범위를 지역 농산물까지 확장할 수 있었다. [출처:질마재농장]

Q. 중간 유통처 없이 원재료 생산부터 제품 생산, 판매까지 모두 담당하고 계십니다. 창업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지금까지 창업자로서 가장 어려웠던 의사결정은 무엇이었습니까? 그 결정을 내릴 때 어떤 기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업 초기에 성공 사례들을 벤치마킹하는 과정에서 대기업에 과자를 위탁생산(OEM)하던 업체가 사업이 결렬되면서 위기 상황에 놓인 것을 보게 됐어요. 이걸 보면서 대기업과 공생 관계는 판로 개척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막대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돼서 직거래를 하게 됐어요.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여러 기업에서 납품이나 OEM 제안들이 수시로 오더라고요. 좋은 제안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고, 거절했는데 갑자기 기업 운영이 어려워지면 어려움이 커지죠. 가족끼리만 운영할 땐 괜찮았는데, 20명 정도의 직원과 같이 일하다 보니 책임감이 막중해지더라고요. 10년 동안 질마재농장을 운영했지만, 해야 할 것과 아닌 것을 분별해 내는 과정이 여전히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제안 요청에 대한 승인과 거절의 명확한 기준은 질마재농장에 대한 ‘진심’이에요. 아무리 큰 기업이라도 ‘무분별하게 보낸 제안서’라는 생각이 들면 거절해요. 반대로 아무리 작은 업체여도 ‘질마재농장의 좋은 제품을 소개하고 싶다’는 진심이 있는 곳이라면 함께하는 거죠.

고객과 제품을 진심으로 대하다 보니 감사하게도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어요. 최근에 지은 공장까지 합쳐서 4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질마재농장 전경[출처:질마재농장]

Q.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판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차별화 전략은 무엇입니까? 이를 통해 이뤄내신 성과는 무엇입니까?

대기업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시장에서 작은 기업이 살아남는 전략은 ‘대기업이 할 수 없는 것’에 집중하는 거예요.

첫 번째 차별화 전략은 ‘정성’이었어요. 떡집이랑 비슷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우선 쌀을 분쇄하고 스팀으로 찐 다음, 가래떡으로 뽑아내요. 이후에 가래떡을 잘라서 말리는 과정이 중요한데, 많은 양을 빠르게 생산해야 하는 대기업들은 가래떡을 기계에 넣어서 수분을 빨아들이거든요. 그런데 저희는 지속적으로 바람을 쐬어 주는 동시에 온돌방처럼 따뜻한 온도에서 5일 정도 서서히 수분을 날려요. 건조가 된 가래떡을 뻥튀기 기계에 넣어서 제품을 완성하는 거죠. 갓 도정한 신선한 쌀에 대한 예의인 것 같기도 해요.

두 번째 차별화 전략은 ‘자연’이에요. 방금 막 생산된 따끈따끈한 떡을 영상으로 보여준다거나 주변 논, 밭에서 꽃이 자라나는 것을 보여주면서 주변 환경을 어필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사실 제일 중요한 건 ‘맛’이에요. 같은 재료로 차별화된 맛을 내기 위해서는 가공 방법이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시중에 있는 제품을 전부 다 사서 사이즈부터 식감, 모양까지 하나하나 분석했어요. 분석한 결과를 기반으로 맞춤 기계를 제작했죠. 사소한 ‘디테일’의 차이에서부터 차별을 두려고 노력했어요.

질마재농장 제품[출처:질마재농장]

작년 매출이 28억 정도 되는데요. 사업 첫해에는 매출이 3천만 원 정도밖에 안 됐어요. 대기업처럼 화려한 마케팅은 못하더라도 저희 마케팅에 감동받은 고객님들이 주변에 말할 수밖에 없도록 고객 감동 마케팅 차원에서 택배 속에 꽃이나 손 편지를 넣어서 보내드렸어요. 광고 없이도 자연스럽게 소문이 나면서 다음 해에 바로 5억 매출을 달성했고, 지금 매출이 된 거죠. 

Q. 아이를 위해 소비하는 부모들의 구매를 독려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었던 마케팅 전략에 대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처음에 ‘사람들이 질마재농장을 모르더라도 제가 광고비를 천 원을 들이면, 최소한 투자한 만큼 사람들이 사주겠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네이버 광고를 했는데 사람들이 질마재농장이라는 브랜드를 모르는 데다 후기도 없으니까, 구매로 이어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고객에게 제품을 경험하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체험단이나 이벤트처럼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것 같아요.

제품을 먹어본 고객분들이 또다시 구매하게 하기 위해서 ‘제품 자체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힘썼어요. 저희 제품을 접하신 고객님들께서 “첨가물이 하나도 안 들어갔는데 맛있어서 신기하다. 아기가 너무 잘 먹어서 또 주문했다.”라고 많이 말씀해 주셔서 뿌듯했어요.

[출처:질마재농장]

2~3년 차 이후에는 거의 광고를 하지 않고 다른 마케팅을 하고 있어요. 인스타나 홈페이지를 통해서 구매해 주시는 고객분들께 단순히 할인이나 증정을 해드리는 게 아니라 어떤 즐거움을 선물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어요.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는데, 귀여운 것을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에는 질마재농장 토끼 캐릭터가 그려진 스티커, 엽서, 메모지 같은 굿즈를 만들어서 첫 구매 고객님들께 보내 드리고 있어요. 핸드폰 뒷면에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거나 벽이나 냉장고에 엽서를 붙여두기도 하신대요. 일상에서 질마재농장을 계속 떠올리게 하는 좋은 마케팅 방법인 것 같아요.

Q. 첨가물이 없는 쌀과자는 타겟층이 굉장히 좁은데 계속해서 사업 규모를 키워나가는 비결은 무엇입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저희 제품은 ‘핀셋 타겟팅’이에요. 특히 쌀가루 같은 경우는 4개월~10개월 아이들만 먹거든요. 주변에서 노인 세대를 위한 제품도 만들어보라고 조언하시는데 저는 오히려 핀셋 타겟팅을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첨가물이나 재료를 추가하는 회사는 많은데 아무것도 넣지 않는 회사를 찾기는 어렵잖아요. 저희는 알러지 유발 항목을 취급하지 않다 보니 꼭 저희 제품을 드셔야 하는 고객들이 계세요. 물론 포괄적인 소비자층이 아니어서 어렵기도 하지만 타깃 소비자들이 반드시 저희를 찾아야만 한다는 점이 성장의 비결인 것 같아요. 

질마재농장 주지은 대표[출처:질마재농장]

Q. 외국에서 한국 제품은 ‘헬시 푸드’로 불리기도 합니다. 첨가물 없는 제품이 외국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 같은데, 해외 진출 계획이 있으실까요?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어요. 해외 시장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에요. 특히, 향신료가 들어간 과자는 구하기가 쉬운데 아무것도 없는 과자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시더라고요.

또 K팝 덕분에 한국 물건에 우호적인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해외 시장 진출 전망이 좋은 것 같아요. 저희는 지금은 싱가포르, 홍콩, 미국에 진출한 상태인데요. 현재는 소소하게 판매하면서 좋은 분들과의 만남을 더 중시하고 있고, 앞으로 더 확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첨가물 0% 쌀과자’ 브랜드 질마재농장 [출처:질마재농장]

Q. 마지막으로 비즈니스와 일터에서 일하는 경영자와 리더분들을 위해 격려나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유튜브나 SNS 보면, ‘이거 하면 대박 난다.’라는 영상이 많잖아요. 그런데, 그 말에 혹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레드오션 시장에서 좁은 타깃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했어요. 10년 정도 사업을 하다 보니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요즘처럼 마음이 황폐한 시대에 돈을 쫓기보다 사람,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다 보면 길이 보일 거라 생각해요. 제일 중요한 건 오래 버티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 같아요. 어렵더라도 열심히 함께 버텨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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