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유독 예술, 독립, 다양성 영화의 흥행이 영화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 시국 이후 극장 산업이 불경기라는 사실은 너무나도 많이 다뤄졌기에 이제는 크게 놀랍지 않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황금기였던 2019년과 비교했을 때 4년이 지난 2023년에도 영화시장의 매출은 2019년의 65%에 불과했다.
특히 한국 영화는 그 문제점이 더 심각한데, 2022년 이후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제작비를 상회한 작품은 14편뿐이다. 그리고 그중 5편은 시리즈물의 후속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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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몇몇 영화들은 나름의 성과를 내거나 대박 흥행을 거두며 극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파묘>(쇼박스 배급)와 <범죄도시4>는 천만 영화를 달성했고, 올여름 <탈주>(이상 (주)메가박스 플러스엠 배급)와 <파일럿>(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 <핸섬 가이즈>(N.E.W 배급)도 손익분기점을 돌파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예상외로 예술, 독립, 다양성 영화에서 흥행작이 여럿인데, 올해 개봉한 예술, 독립, 다양성 영화 중 <추락의 해부>((주)그린나래미디어 배급)와 <퍼펙트 데이즈>((주)티캐스트 배급)가 각각 10만, <존 오브 인터레스트>(찬란 배급)가 20만 관객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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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에 개봉한 <괴물>(미디어캐슬 배급)은 무려 5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이른바 대박 흥행을 이뤄냈다.
통상적으로 1만 관객을 흥행의 척도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고, 제한적인 상영관에서 공개됨에도 일부 대규모 개봉하는 상업 영화들과 관객 수를 나란히 하거나 오히려 이들을 상회한다는 점은 분명한 시사점을 전달한다.
혹자는 이 현상의 원인으로 일부 MZ세대나 힙스터라고 불리는 이들의 지적 허영심 함양을 꼽는다.
하지만 이보다는 본질적인 동기인 예술, 독립, 다양성 영화의 산업적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때다.
사실 한국은 예전부터 예술영화에 대한 수요가 꽤 높았다.
단관극장만 존재하던 90년대로 돌아가면 대중적인 노선과는 거리가 먼 작가주의 영화들이 흥행한 사례를 꽤 찾아볼 수 있다.
서울 관객 수 기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7만, 덴마크 드라마 <킹덤>은 4시간 40분의 러닝타임에 97년 첫 개봉 당시 심야 상영만 진행했음에도 전 회차 매진에 4만 관객을 기록한다.
<희생>은 무려 11만 관객을 기록하며 외신에서도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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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도 현대화의 가속화에 따라 대중들이 견지하는 취향의 범위가 시간이 갈수록 넓어지면서 깊어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멀티플렉스에서는 이미 다양해진 취향을 반영한 스포츠 경기 중계 혹은 콘서트 라이브 상영 등을 진행하고 있다.
당장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하 KMDB)에서 제공하는 좌석 판매율 통계를 일반영화와 비교하면 차이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상회한다.
물론 극장이 불경기인 이유도 있겠지만, 지표만을 봤을 때는 비대중적인 영화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편견을 어느 정도 불식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리고 이미 N차 관람이라는 영화 관람 트렌드가 예술, 독립, 다양성 영화에도 스며들어 관객들이 SNS에 다양성 영화 N차 관람 인증을 게시하는 사례는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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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배급사는 N차 관람을 이끌어낼 만한 요소를 마케팅에 적용하여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킨다면 예상치 못한 대박 흥행을 거둘 수도 있다.
밀리의 서재는 한 때 기업가치가 1,500억을 호가할 정도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이는 주류가 아니거나 사양 산업이라고 인식됨에도 여전히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음을 증명한 좋은 일례가 된다.
예술, 독립, 다양성 영화 또한 그 잠재력을 20세기부터 내재하고 있었고, 현재 이를 만개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규모를 가리지 않고 더욱더 많은 영화들이 성공하여 문화 산업을 활성화하는데 이바지하기를 바란다.
그 성공이,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것이다.
글/이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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