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의사, 집으로 의사가 찾아오는 왕진…재택의료 플랫폼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95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8.4%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인구 비중은 계속 증가하여 2025년에는 20.6%로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고, 2035년에 30%, 2050년에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하여 조윤경 대표는 우리나라는 비교적 의료접근성이 좋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은 의료사각지대에 있고 초고령 사회를 목전에 둔 지금,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거동이 불편해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환자를 위해 의사가 환자의 집으로 직접 찾아가는 왕진을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 '똑똑의사'를 창업하게 됐다.
조 대표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정의란 무엇인지 알고 싶어 철학을 전공했다. 그 답을 찾기 위해 정치철학 서적을 읽으며 인간의 본성을 바탕으로 사회 현상을 설명하고, 그에 맞게 사회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는지 그리고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한다.
"수학 시간에는 유클리드 기하학부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증명까지 원전으로 공부하며 극도로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공부를 했습니다. 학교를 졸업할 때는 ‘소수가 누리는 것을 모두가 누리게 한다’는 나만의 정의를 세우고, 현재는 그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빠른 수단으로 창업을 선택하여 열심히 달려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똑똑의사’를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의사가 ‘똑똑’하고 우리 집으로 찾아오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이름인 "똑똑의사"는 똑똑한 의사선생님께서 똑똑하고 우리 집 문을 두들기고 찾아와주신다는 중의적인 의미도 덤으로 가져가고 있다. 그는 "왕진하는 의사선생님들은 한 환자에게 20-30분을 할애하여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봐주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로고는 의사선생님이 면밀히 진료를 봐주신다는 것을 형상화해 안경의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라고 로고에 대해 설명했다.
어려서부터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조윤경 대표는 처음에는 노인 돌봄 서비스를 만들고 있었다. "안그래도 거동이 불편하셔서 집 밖으로 안 나가시던 할머니는 정기적으로 먹는 약을 받기 위해 병원에 가시다가 넘어지셔서 크게 다치셨습니다. 맞벌이하시는 부모님과 고등학교에서 야자를 하던 저는 할머니와 함께 병원에 갈 수 없었기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노인 돌봄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앞으로 시니어 시장이 커진다는 전망과 결합하여 노인 돌봄 서비스를 만들던 중 커뮤니티 케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습니다. 온 동네가 어르신을 돌보는 커뮤니티 케어는 이번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할 만큼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문제입니다." 조 대표는 커뮤니티 케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의료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가장 어려운 부분부터 해결하자는 팀원들과의 합의에 의해 왕진으로 시작하는 재택 의료 예약 플랫폼을 만들게 됐다.
똑똑의사는 왕진하는 의사들과 환자가 서로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단순히 서로를 찾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의사가 왕진을 쉽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왕진을 가장 체계적으로 하고 있는 의원과 협업관계를 맺고 실제 왕진을 할 때 고려되어야 하는 것을 면밀히 살피고, 스타트업이 도울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나가며 실제 왕진에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프라이머 데모데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저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똑똑의사라는 서비스를 알릴 수 있어 감사했다는 조윤경 대표는 "현재 왕진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의사 선생님이 집으로 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는 것 자체가 유의미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꿈꾸는 미래를 이야기하고, 이를 경청해 주는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보며 설렜습니다. 앞으로 해 나가야 하는 일이 훨씬 많기에 데모데이를 발판 삼아 더 멀리 나아가고자 하고 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똑똑의사를 이용한 실제 소비자 또는 투자자의 반응에 대한 질문에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돌보고 있는 보호자들은 의료가 필요하지만 막막했던 분들이기에 대부분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런 서비스는 전국적으로 빨리 잘 되어야 한다고 투자를 하겠다고 말씀 주신 고객도 계십니다. 그만큼 꼭 필요한 서비스라는 사명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의료적인 배경이 있는 투자자는 곧 폭발적인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것에 동의를 했고 실제 고령의 부모님을 모신 경험이 있는 투자자들은 서비스 필요성에 공감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음을 언급했다.
항상 발전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는 인재와 함께하고 싶다는 조윤경 대표는 "저를 포함한 지금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모르는 것은 배워서 결국 해내는 사람들입니다. 스타트업 초기에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다방면에 지식이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전문 영역이 아니기에 주춤하지만 저희 팀원들은 모르는 영역이기에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인식하고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배워나갑니다."라고 말했다.
똑똑의사 인재상에 대해 마케터가 아니어도 마케팅이 잘 되게하기 위해 고민하고, 기획자이지만 내가 한 기획이 회사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민하는 사람이 초기 스타트업에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배우고자 하는 욕심이 많은 인재와 함께 하기 위해 저희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 특정 영역을 배울 수 있는 사람을 소개해 주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사업을 시작하실 때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사업을 한다는 게 무엇인지 개념조차 없어서 어려웠습니다. 주변에 사업을 하는 사람이 없었고 어떻게 시작할 수 있는지 몰랐습니다."라고 토로했다. 이에 조윤경 대표는 본인이 생각하는 서비스를 현실화하기 위해 어떤 접근을 해야 하는지 배우고자 프라이머에 지원했다. "사업은 결국 고객의 선택을 받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는 것을 배우며 어떻게 하면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가설을 세우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보람을 느꼈던 순간으로 왕진이 꼭 필요했던 사람들이 똑똑의사를 통해 의사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을 때 우리 존재의 필요성을 느끼며 정말 세상에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똑똑의사를 만들어나가며 똑똑의사를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몰랐던 기회가 주어지고, 고객, 투자자, 지인 등 우리의 비전에 동의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 행복합니다."라고 밝혔다.
2021년 향후 자녀와의 동거 의향에 대한 질문에 75.7%가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답했고 그중 89.7%는 '자기 집에서 지내고 싶다'고 했다. 이에 조윤경 대표는 "똑똑의사는 단순히 의사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이 아니라 한 환자를 중심으로 의료가 필요할 때 의사를 찾을 수 있고, 돌봄이 필요할 때 돌봄을 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 그 자체입니다. 100만 명의 환자가 자신의 집에 입원해 있고, 의료진과 돌봄 종사들이 환자를 돌보도록, 집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드는 디지털 네트워크가 될 것입니다."라며 노인들이 노후를 준비할 때, 요양원에 가지 않고 자신의 집에서 머무르고 싶다면 똑똑의사라는 선택지가 생각나도록 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조윤경 대표는 "창업은 매일매일이 불안함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다른 창업자들과 만나면 이렇게 힘들고 어려울지 몰랐다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런 불안함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주저앉지 않고 만들고자 하는 확고한 미래가 있다면, 내가 꿈꾸는 세상이 있다면 꼭 나와서 도전해 주세요. 굳은 마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정답을 찾아내는 사람들에 의해 세상이 움직여왔다고 믿습니다."라며 비즈니스의 경영자 그리고 리더들에게 한마디를 남기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글/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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