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유영준 기자
초계문신제와 HRD
조선 시대의 왕, 정조는 뛰어난 정치적 역량뿐만 아니라 인재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실천으로 잘 알려진 임금이었습니다. 단순히 국가를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재를 발굴하고 키우는 일에 온 힘을 기울였던 정조의 노력이 바로 초계문신제(抄啓文臣制)라는 제도를 통해 드러납니다.
당시 초계문신제는 젊고 유능한 문신(관료)들을 뽑아 집중적으로 학문과 실무를 가르치는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단순히 '사람'을 모아 두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그 역량을 발전시키기 위해 리더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개입했습니다.
오늘날 많은 조직에서 HRD(인적 자원 개발)는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그러나 인재를 어떻게 뽑고,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고민하는 리더는 많지 않습니다. 정조가 초계문신제를 통해 보여준 리더십과 실천은 현대 조직의 HRD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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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는 즉위 후, 국가를 바로 세우기 위해선 인재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 인재를 어디서 어떻게 키울 것인가? 당시 과거 제도는 젊은 인재를 뽑아내는 역할을 했지만, 그들의 성장을 보장하지는 못했습니다. 정조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초계문신제를 시행합니다.
1. 인재를 '발견'하고 이름을 부르다
초계문신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왕이 직접 인재를 초계(抄啓)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문과 급제자 중 나이가 젊고 학문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왕이 직접 선발했죠.
이름을 부른다. 이 단순한 행위가 가진 힘은 생각보다 큽니다. 누군가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 존재를 인정해 주는 것. 리더의 이 한 마디가 사람을 성장하게 하고, 더 큰 꿈을 꾸게 만듭니다. 정조는 '왕이 직접 발굴한 인재'라는 상징을 통해 초계문신들에게 자부심과 책임감을 동시에 부여했습니다.
오늘날 조직에서도 우리는 이런 순간이 필요합니다. 성과가 뛰어난 직원뿐만 아니라 가능성이 보이는 이들에게도 이름을 불러주어야 합니다. “당신이 우리 조직의 미래입니다.” 라는 메시지가 주는 울림은 큽니다.
2. 시스템과 리더의 개입은 함께 가야 한다
정조는 초계문신들을 단순히 뽑아 놓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조선 왕실의 학문 기관인 규장각이 있었습니다.
규장각은 학문 연구와 정책 수립의 중심지였지만, 동시에 학습과 실무를 연결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초계문신들은 이곳에서 역사, 유교 경전, 실학을 배웠고, 동시에 국가 정책 초안 작성, 현안을 논의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단순한 이론 교육이 아니라, 배운 것을 즉시 실전에서 활용하게 했던 것입니다.
조직의 HRD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육과 실무가 따로 가면 안 됩니다. 교육받은 내용을 실제 업무에 적용해 보고, 그 과정에서 경험과 피드백을 쌓을 수 있도록 리더가 현장에 개입해야 합니다.
정조는 학습의 과정을 직접 관찰하고 필요하면 질문을 던졌습니다. 때로는 초계문신들에게 토론을 시키고 그 결과물을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리더가 교육 시스템을 만들고 그 과정에 관심을 기울일 때, 인재는 더욱 빠르게 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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