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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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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정화되는 빨래가 전해주는 인사, '안녕' 인간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밖으로 드러난 외양에 의해서 구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모두의 내면에는 인간 본연의 심성이 시대와 세대와 계급을 초월해서 공통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은 아니겠는가. 엄마 뱃속에서 나와 탯줄을 자를 때 터트렸던 그 울음소리와도 같은 존엄하고 투명한 순수함 말이다. 이 공연에서는 바로 그러한 순수함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눈물겨운 사연과 심정으로 가득 차 있다. 한국 창작뮤지컬 ‘빨래’만큼 좋은 작품이 또 있을까? 아무리 얘기하고 떠들고 소개해도 부족한 느낌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이 공연을 보게 할 수 있을까. 도대체 무엇이 내 시선과 호흡과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서울 변두리 산동네에 사람들이 살아간다. 어디에 사느냐가 한 사람의 인생을 가늠하는 평가의 기준이 된 지 오래다..
자존심을 부릴 때 부려야 자존심. 최근 부쩍 많이 들었다. 귀에 못이 배겨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회사, 집, 길, 식당, 할 것 없이 자주 등장 했다. 어느 분은 자신이 쓴 보고서에 상사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통에 자존심 상한다고 했다. 한 어르신은 버스 안에서 코앞에 자리가 났는데 새파랗게 젊은 사람이 잽싸게 앉아 자존심 상한다고 했다. 길에서 다투는 연인들은 왜 나만 연락하느냐, 왜 내게 소홀하느냐며 자존심 타령을 했다. 필자도 자존심을 부린다. 자존심은 유일무이한 신이 아닌 상황에 나타났다. 아이를 2박3일에 걸쳐 자연분만 할 때였다. 남들 다 잘도 낳는데 나라고 못할 쏘냐, 라는 자존심이 들었다. 직장에서 승진시험을 준비할 때였다. 시험에 합격해 버젓이 내 위에서 일하고 있는데 '나'라고 안 되는 법 있나, 라는 자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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