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일주일 만에 100kg 완판 이뤄낸 스퀘어푸드랩만의 비결은 ‘제품성’
“여러분은 정말 귀한 사람이에요”...건강 이상의 가치 전하며 고객 울린 마케팅
식이섬유 시장 95% 해외 수입...업사이클링 원료 ‘미강’ 개발로 극복
1인 기업 운영 방식...각 분야 전문가·앰버서더와 적극 협업
베트남 300불 수출, 호주 협업 진행중...“브랜드 가치보다 식품 자체로 인정받는 기업 꿈꿔”
[사례뉴스=김주연 인턴기자] 소비자 10명 중 7명은 ‘건강한 음식’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2월에 실시된 배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강한 메뉴가 일반 메뉴보다 가격이 높을 경우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 고객의 65.1%가 ‘가격보다 건강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맛과 건강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식품 업계의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단맛은 유지하면서 당을 줄인 제품, 단백질 함량을 높인 제품 등 몸에 좋은 성분을 더하거나 해로운 성분을 대체한 제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소비자의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건강한 식문화를 선도하는 스퀘어푸드랩은 제품 개발에 그치지 않고 농업 기술의 발전과 환경 문제에도 관심을 두며 소비자, 농가, 지구와의 ‘상생’을 꿈꾸고 있다.
식이섬유 제품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어떤 상생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지 스퀘어푸드랩 박혜인 대표와 인터뷰 나눠봤다.

Q. '고식이섬유 부침가루 팬케이크 믹스'라는 제품으로 창업하셨습니다. 창업 과정과 제품을 개발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원래 디저트를 너무 좋아해서 베이킹 취미를 가지게 되었는데, 그 취미가 특기가 되고 특기가 사업으로 확장된 케이스입니다. 22살에 산업디자인학과를 다니면서 직접 개발한 디저트 레시피로 플리마켓에서 완판을 이뤄냈습니다. 플리마켓에서 선보일 디저트를 만드느라 잠을 줄여가며 고생했지만 그게 너무 행복하고 재밌었어요.
그래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파티시에와 퍼포먼스 마케터로 일하면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러다가 넥스트로컬 프로그램 덕분에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고향인 고창군에서 베이커리 사업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농가와 협업하게 됐습니다.
저는 다이어트 식단 조절을 할 때마다 줄어든 식사량 때문에 허기짐을 많이 느꼈어요. 부족한 포만감 때문에 단 것을 자주 찾게 되는데, 식욕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식품 개발자로서 “일상에서 탄수화물과 당을 맛있지만 적게 섭취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시중에 당이나 탄수화물이 가장 많이 들어있는 제품을 찾아보면서, 다양한 소비자들의 취향과 입맛을 녹여낼 수 있는 제품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좋아하는 부재료를 넣어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믹스’를 떠올리게 됐고, 그중에서도 탄수화물과 당이 높은 부침가루와 팬케이크를 개선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나 식단 관리를 할 때 빠지는 것에 집중하지만, 저는 식이섬유를 활용해 채우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다이어트 중에도 영양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식이섬유를 더한 팬케이크 믹스와 부침가루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Q. 넥스트로컬, 청년창업사관학교 등 다양한 창업 프로그램에 선정되셨습니다. 창업 스타트업으로서 입지를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전략이 있나요?
창업을 비롯한 제품과 서비스 산업에서는 트렌드를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트렌드 동향을 계속 살피면서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그 안에 제가 어떤 가치를 담을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이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는 점을 높이 평가해 주신 것 같습니다.
26살에 무모하게 창업을 시작했는데,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무조건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던 게 성장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무작정 농가를 찾아간 적도 있는데, 제 진심을 알아봐 주시고 도와주셨습니다. 농업기술센터와 주변 농가, 그리고 여러 대표님을 찾아가서 질문하며 배운 것들이 혼자서는 해낼 수 없었던 것들을 해내게 하고, 스타트업 입지 확장에도 도움이 된 것 같아요.
Q. 다이어트와 건강에 관심이 많은 20~40대 여성이 주요 고객층인데, 가장 효과적이었던 마케팅 전략은 무엇이었습니까?
저희 제품은 직접 조리를 해야 하다 보니 집에서 여유를 가지고 건강한 음식을 즐기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이 선택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음식을 예쁘게 정성껏 차려서 먹을 때 오는 행복감이 있잖아요. 특별히 저는 주부님들이 귀한 집안일을 하는 스스로를 대접할 수 있는 시간이 식사 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제품을 제공할 때, 단순히 맛뿐만이 아니라 다이어트나 건강에 유익한 점을 알리면서 "여러분은 정말 귀한 사람이에요"라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습니다. 식사 시간을 ‘자신을 대접하는 시간’이라는 개념으로 재정의하고 그 시간 자체를 여유롭고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해드렸던 점을 좋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Q. ‘건강한 제품’에 대한 관심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글루텐프리, 고단백 등 건강한 제품은 가격 경쟁력을 가지기 어려운데, 경쟁력을 가지는 데 효과적이었던 전략은 무엇입니까?
스스로 좋은 제품에 대한 기준이 아주 높습니다. 제 기준을 만족하는 제품을 만들려고 하다 보니까 저당, 글루텐 프리, 고식이섬유, 고단백을 다 채우게 됐습니다. 제품을 개발할 때 식품의 ‘원재료’와 ‘영양성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소비자 입장에서 처음에는 ‘가치’에 초점을 두고 제품을 구매하지만 결국에는 먹고 나서 느껴지는 좋은 것들을 지속적으로 느끼게 되면서 ‘이 제품의 가격이 그만큼 가치가 있구나’를 다시 되새기게 되거든요. 가격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 입장에서 ‘오히려 정말 좋은 것’이라고 느끼실 수 있도록 제품력으로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연구 개발 과정에서 ‘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좋은 영양 성분을 가진 재료로 바꿀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장 조사를 많이 합니다. 해외 사례들은 한국보다 최소한 3~5년 정도는 빠르게 트렌드가 변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유럽이나 미국의 식품 박람회에 직접 가서 기업 관계자분들과 네트워킹하면서 인사이트를 얻고, 제 연구개발실로 돌아와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거죠.

2~3개월, 밤낮 없이 생각날 때마다 레시피 테스트를 끊임없이 하고 가족들에게 테스트를 요청합니다. 제가 혼자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보니 제 입맛에 괜찮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닐 수도 있어서 까다로운 미각을 가진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요. 오로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스스로 세워둔 기준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테스트했던 진심이 통한 것 같아요.
소비자들은 사실 제품 뒷면만 봐도 이젠 다 아시거든요. 현미 겉껍질(미강), 업사이클링 원료, 치커리 뿌리 추출물, 귀리 식이섬유, 구아검을 포함해서 좋은 재료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저희 제품을 보면서는 ‘이 원재료 정말 깔끔해서 뒷면을 찾아보고 영양 성분을 봐도 뭐 하나 흠잡을 게 없다’라고 이야기해 주시더라고요. 그리고 제품을 직접 경험하신 고객님들께서 ‘밀가루나 부침가루 먹었을 때 신물이 올라왔던 거랑 다르게 속이 너무 편안하다’라고 말씀해 주시는데 그런 후기랑 입소문을 통해서 많이들 찾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Q. 재활용을 기반으로 한 업사이클링과 식품 사업이 다소 거리감 있게 느껴집니다. 업사이클링 원료(보리박, 미강 분말 등)로 제품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스퀘어푸드랩의 "땅의 중심에서 당신의 에너지가 되기를 바란다"라는 비전이 업사이클링 제품의 가치와 통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영양소가 좋은 식품을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행복감과 에너지를 제공함으로써, 땅에 있는 좋은 에너지가 소비자에게 좋은 에너지가 되기를 바란다는 저희의 비전과 버려지는 좋은 국산 곡물 재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업사이클링 재료의 강점이 합쳐지게 된 것이죠.
식이섬유 원료는 해외에서 95% 이상 수입하는데, 한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식이섬유 원료를 찾다가 미강을 발견했습니다. 백미의 껍질이 까지지 않은 걸 현미라고 하는데 그 현미 겉껍질만을 벗겨낸 게 ‘미강’입니다. 미강에는 미네랄, 불용성 식이섬유 같은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데,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재료인 미강이 쌀을 도정한 후에 버려지는 게 너무 아까운 거예요. 미강을 먹기 위해서 현미를 먹는 것이기 때문에, 미강 분말을 업사이클링 원료로 개발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안정성 허가가 난 미강 재료를 제품에 넣어서 업사이클링 가치를 조금 더 녹여내고 있습니다.

Q. 제품 개발과 동시에 ‘협업’도 많이 진행하고 계십니다. 스퀘어푸드랩이 협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과 협업 운영 방식이 궁금합니다.
다른 기업의 외주를 받을 때도 스퀘어푸드랩의 제품 만드는 것과 동일하게 노력합니다. 외주 과정에서 단순히 돈으로만 주고 파는 게 아니라 제가 선택하는 원재료가 소비자의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식품은 ‘미식’과 ‘건강’을 모두 충족시킨 것들입니다. 마라탕이나 탕후루처럼 도파민 터지는 음식보다 먹었을 때 건강해진다는 생각이 드는 곰탕처럼 ‘진국’에 가까운 식품을 추구해요.
식품 개발 과정에서 그 기업만의 강점, 주력 상품 등을 녹여낸 시그니처 제품을 개발하려고 노력합니다.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식품 기획을 진행한 후에 원료 선택, 원가 설계, 영양 성분까지 고려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퀘어푸드랩은 저와 다른 직원 1명, 총 2명이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문득 ‘각자 전문 영역이 있으면 개개인의 강점을 살려서 파트너사로서 함께 하면 더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직원 체제를 두지 않고 단기프로젝트 협업, 앰버서더 등 다각도로 협업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시도를 하다 보니 저희 제품을 이용해 주시는 고객님과 협업할 기회도 생겼습니다. 실제로 당뇨가 있으신 인플루언서분이 ‘이 제품을 먹고 혈당이 안 올라가서 마음 놓고 부침개랑 팬케이크를 먹을 수 있게 됐다. 당뇨 커뮤니티가 있는데 여기서 공동 구매로 판매해서 더 알리고 싶다’라고 협업 제안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어찌 보면 과거에 없던 회사 운영 방식이 가져온 긍정적 효과라고 볼 수 있죠.
추가적으로, 식품업을 운영하면서 농업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사람들이 쌀 소비를 하지 않고 대체 식품을 찾으면서 1차 농업의 기반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단순히 식품을 판매해서 저희만 잘되는 것이 아니라 농가와의 협업을 통해 ‘본질’에 가까워지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Q. 글로벌 식이섬유 시장 가치가 18조 4,015억 원에 육박합니다. 한국 식이섬유 시장은 약 3,000억 원으로 점유율이 큰 편은 아닌 것 같은데, ‘식품계의 중심가’가 되기 위한 스퀘어푸드랩의 글로벌 시장 진출 목표는 무엇입니까?
식품 원료로서 2차 가공식품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믹스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예를 들어 냉동 팬케이크 제품, 냉동 부침개가 될 수 있겠죠. 게다가 부침개는 한국 고유의 음식이기 때문에 K-푸드로서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습니다. 또 신선식품이나 냉동, 냉장처럼 온도에 민감한 제품은 수출이 어려울 수 있는데 저희 제품은 분말이라서 수출이 훨씬 원활한 장점이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 목표로서는 사실 브랜드 가치도 있겠지만 ‘식품 자체’로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작년에 베트남으로 300불 정도 소량 수출을 했고, 최근에는 저희 제품을 이용해 주신 호주 교민분께서 ‘이 제품 정말 좋은 것 같다. 호주 교민분들한테 공구를 진행해 보고 싶다’라고 제안을 주셔서 샘플 검증을 거치고 있습니다.

Q. 대표님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리더로, 대표로 고군분투하고 계실 또 다른 대표님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창업은 설렘으로 시작하지만, 사업을 지속하는 힘은 ‘꾸준함’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원동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목표 설정을 명확하게 해야 합니다. 어느 순간 초심을 잃게 되는 순간이 올 것이고, 가치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도 찾아올텐데 그때마다 늘 초심을 새겨야 합니다.
사업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정답은 본인이 만들어 나가야 하기 때문에, 항상 창업자 스스로를 챙기는 것이 회사의 운명을 좌우하겠죠. 그리고 그것이 내가 소비자분들에게 내어 드리는 가치이기도 하니까 항상 본질을 잃지 않는 것에 시간과 노력과 에너지를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성장이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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