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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례

작가·컬렉터·갤러리를 잇는 비트리의 균형 전략! 비트리갤러리 정유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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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컬렉터·갤러리, 세 가지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선순환
지속 가능한 경영, 보이지 않는 꾸준한 활동
예술 분야 창업에서 중요한 Point, ‘본인만의 색 찾기’

[사례뉴스=정희래 인턴기자] 서울 홍익대학교 홍문관에 위치한 비트리갤러리는 2019년에 서울점을 개관하고, 2023년에는 부산 광안리에 지점을 열어 올해로 7년째 운영되고 있다. 서울점은 전형적인 화이트큐브 공간이라면, 부산점은 80년대 집을 개조한 곳으로 특색있는 공간이다. 서양화를 전공하고 큐레이터, 갤러리스트로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미술 업계에 몸담아온 정유선 대표는 작가, 컬렉터 그리고 갤러리가 균형을 이뤄 성장할 수 있도록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출처: 비트리갤러리]

미술계에서는 주로 떠오르는 신진 작가나 이미 명성을 얻은 블루칩 작가들이 주목을 받고 있기에 중견 작가는 사실상 입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정유선 대표는 40~50대 중견 작가들에게도 무게 중심을 두며 이런 비트리갤러리 행보는 미술계에서 중요한 움직임으로 평가되고 있다.

“Balanced”라는 키워드는 비트리갤러리의 이름 속에도, 정유선 대표의 전시 기획 철학 속에서도 볼 수 있다. 미술이 당연한 일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우아한 백조처럼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정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출처: 비트리갤러리]

Q. 갤러리를 직접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서양화와 판화를 전공했고, 큐레이터와 갤러리스트로 15년을 넘게 일했어요. 원래는 작가로 살아갈 줄 알았지만, 미술 시장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어 갤러리 일을 시작했죠. 그러다 어느 순간 “돌고 돌아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가 아니고, 다시 예술 쪽이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렇게 제 갤러리를 시작했고, 벌써 7년이 됐습니다.

Q. 비트리갤러리만의 전시 기획 철학은 무엇인가요?

우리 갤러리의 핵심 철학은 ‘균형(Balanced)’이에요. 작가, 컬렉터, 갤러리 이 세 주체가 서로 맞물려야 미술 생태계가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갤러리 이름인 ‘비트리(B-tree)’도 사실 ‘Balanced’의 약자 ‘B’이고, 한 자리에서 큰 나무처럼 성장하자는 의미로 지은 이름입니다.

전시를 기획할 때도 이 ‘균형’의 철학이 그대로 담겨 있어요. 저는 예전에는 작품만 보고 판단했다면, 지금은 작가의 삶이나 성향까지 함께 보고 결정해요. 작품의 퀄리티만 아니라 그 작가가 어떤 결을 가진 사람인지가 전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저와 결이 맞는 컬렉터 분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도 참 감사한 일이죠.

[출처: 비트리갤러리]

또한, 장르 간의 균형도 중요하게 생각해요. 회화, 사진, 조각, 공예 등 다양한 장르가 잘 어울리는 전시를 만들기 위해 늘 고민하고 있어요. 실제로 저희 대표 전시 <Balanced> 시리즈가 그런 취지를 담고 있어요. 개관전도 <Balanced>라는 이름으로 열었고, 사진·페인팅·조각 작가가 한 분씩 참여했죠. 지금은 벌써 7회째 이어지고 있어요.

전시는 보통 1년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며 전시 콘셉트부터 작가 선정, 장르 조합까지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요. 무엇보다도 저는 그림이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었으면 해요. 어렵게 느껴지지 않고, 음악처럼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요.

Q. 비트리갤러리가 지속해서 성장하기 위한 방법이 있을까요?

갤러리도 하나의 브랜드처럼 오래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작가도 오래가야 하고, 갤러리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무리해서 뭘 하지는 않아요. 그냥 하나하나 쌓아가면서, 정도를 걷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술이라는 업 자체가 짧게 보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거든요.

또 저희는 아트페어나 외부 전시 기획, 아트 컨설팅도 같이하고 있어요. 공간에 어울리는 작품을 제안하거나, 공공미술 프로젝트도 하고요. 그런 외부적인 비즈니스들이 갤러리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파생되거든요. 그게 보이든 안 보이든, 저는 꾸준히 그런 부분들을 해오고 있어요.

저는 기본적으로 이 일을 계속 오래 하고 싶어요. 작가님들이랑 전시 기획하는 게 너무 재밌고 좋거든요. 그래서 무리하지 않고, 저희만의 템포대로 계속해서 잘 이어가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출처: 비트리갤러리]

Q. 예술 분야 창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실까요?

저는 미술만 안다고 이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표가 되고 나서 정말 많이 느낀 게,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할 수는 없다는 거였어요. 전시 기획이나 그림 보는 건 익숙한데, 막상 운영하려면 세무나 회계, 계약서, 세금 같은 걸 다 알아야 하잖아요. 그런 건 해보지 않으면 정말 모르는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갤러리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미리 그런 운영에 필요한 부분도 조금씩 알아두면 좋아요. 저도 아직 계속 배우는 중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갤러리만의 색깔을 가지는 것이에요. 요즘 갤러리도 정말 많아졌지만, 그 안에 자기만의 철학과 방향이 없으면 오래가기 힘들어요. 유행 따라 잠깐 하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는 계획과 방향이 필요해요. 급하게 성과를 기대하기보단, 자기만의 방식으로 천천히 길을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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