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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례

신뢰에 기반을 둔 진짜 워라밸…"결국엔 사람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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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보다 '신뢰'…AI가 불러온 기업 인재상의 획기적인 변화
"자유롭게 2주에 80시간 채우면 돼요"…'자녀·반려동물 출퇴근제'에 '탄력근무제'까지
'군악대' 출신 양중식 대표, 정보검색/자연어처리 전문 기업에서 '클래식 원포인트 레슨'까지 운영

[사례뉴스=김주연 인턴기자] 2024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 2,200만 명 중 약 16%인 340만 명이 유연근무(재택·시차·선택)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20만 명(10.8%)과 비교하면, 최근 사이에 1.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근태관리, 보안 시스템, 화상회의, 메신저 등 협업툴의 발달은 유연근무를 촉진했고, 국민의 가치관도 일과 삶의 균형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직장인들의 워라밸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데이터 수집, 저장, 분석을 기반으로 사람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정보기술(IT) 기업 '아이와즈'는 인공지능 시대에도 사람을 위한 기술을 만들겠다는 철학으로, '신뢰'를 중심으로 한 직원 복지와 조직 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아이와즈 양중식 대표와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복지 제도와 AI 시대의 인재상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와즈 양중식 대표[출처:아이와즈]

신뢰에 기반을 둔 의사소통

AI와 관련해서 검색 엔진으로 사업을 시작한 아이와즈는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기업이 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양중식 대표는 "예전부터 인공지능이나 자연어 처리 쪽을 다루다 보니까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을 도와주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인공지능 관련 분야가 생각보다 빠르게 도입되고 있지만, 인공지능이 나왔다 하더라도 사람을 위한 기술을 제공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아이와즈의 핵심가치다. 주로 데이터를 수집, 저장하고 분석해서 사람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를 운영하면서 '눈 앞에 있는 이익을 너무 쫓지 말자. 회사의 성장과 발전이 천천히 이루어지더라도, 눈 앞에 있는 이익보다 직원, 고객, 협력업체와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왔다"라며 "'이번 일 하고 다음에 안 보면 되지'라는 생각보다 '이번 일에 실패해도 계속 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자'라는 생각을 의사결정 기준으로 삼았다"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사업의 중심에 사람이 있다'라는 것을 떠올리면서, 언제나 사람을 기준으로 신뢰에 기반을 둔 의사소통을 하려고 했고, 신뢰가 갖춰진 후에 기술 면에서도 성실하게 대응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아이와즈 본사[출처:아이와즈]

생성형AI(챗GPT)의 등장을 '기회'로 활용하라

AI가 등장하면서 미래와 산업에 대한 회사들의 고민이 커졌다. AI 기술의 등장은 정보검색/자연어처리 전문기업인 아이와즈에게도 기회인 동시에 위기였다. 양 대표는 "검색 엔진이나 자연어 처리 분야는 5년 정도 기술력을 다져야 하는 직종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픈 소스나 챗GPT를 사용해서 비전공자가 한 달도 되지 않는 짧은 기간에 시스템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와즈는 AI에 대응하기 위해 정보 기술적 관점을 넘어서 서비스와 플랫폼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싱크홀이나 도로 시설물로 인해 시민이 겪게 되는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도로 시설물 모니터링에 기반을 둔 도로 시설물 유지ᄋ관리 시스템을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기술이전을 받아 사업을 다변화했다. 이에 양 대표는 "인공지능 'iRMS(지능형 도로 시설물 관리시스템)'를 통해 횡단보도, 어린이 보호 구역, 과속방지턱 같은 도로 시설물이 훼손되거나 보완이 필요한 경우를 자동으로 검증해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도로 주행 영상을 통해 중앙분리대 등 위험 시설물이 훼손 여부도 파악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양 대표는 군악대 시절에 같이 근무했던 군대 동기와 함께 원포인트 클래식 레슨 서비스를 만들었다. 그는 "레슨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지방에서 서울로 가야하는 음악 전공자들을 위한 붐 클래스 서비스를 개발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테스트 중이다“라고 밝혔다.

AI의 발전에 따라 정보 유출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아이와즈는 개인 및 기업의 대내외 정보 유출을 막아줄 수 있는 '온프로미스 형태'의 생성형 AI를 통해 기술 발전에 대응하는 동시에, 데이터를 수집·저장·분석해 인사이트를 주는 기존의 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아이와즈 워크샵[출처:아이와즈]

중소기업이 줄 수 있는 돈 이상의 '복지'

서울에서 첫 직장 생활을 하면서 길에서 시간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던 양 대표는 2011년에 창업을 하면서 '막히는 시간에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취지로 탄력근무제를 시행했다. 

초기에는 8시~10시 사이에 자유롭게 출근해서 8시간 동안 근무하도록 했지만, 개발자 직무 특성상 더 늦게 퇴근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양 대표는 "이걸 좀 더 깨보자는 생각으로 '가정이 있는 직원들은 11시부터 3시까지의 핵심 근무 시간에는 일하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2주 동안 합쳐서 80시간만 일하면 된다'라는 기준으로 탄력근무제를 운영하면서 직원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라고 언급했다.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 아이와즈 복지[출처:아이와즈]

양 대표는 '굳이 장소와 시간을 구분해서 일을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직원의 자기주도적 업무 형태를 적극 권장한다. 원격 업무 체계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상호 신뢰하면서 일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미국이나 동남아 휴양지에 가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직원 복지의 향상을 위해 중소기업이 제공할 수 있는, 대기업에 견줄만한 혜택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선택 근로제를 시작했다. 그는 "회사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 좋은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생각만 좀 바꾸면 비용이 많이 안 드는 일일 수 있다"라며 "인구와 출산율 감소라는 사회 문제에 집중했다. 아이가 있는 직원들이 마음 놓고 직장에 다닐 수 있는 분위기 만들자는 생각으로 자녀 동반 출퇴근제를 시행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아이와즈는 자식을 키우는 것만큼이나 반려동물에 대한 애착이 늘어난 '천만 반려인 사회'에도 주목했다. 반려동물 때문에 출퇴근을 불편해하는 직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반려동물도 회사에 데려올 수 있도록 하는 '반려동물 동반 출퇴근제'를 시행했다.

아이와즈 고양이[출처:아이와즈]

직원 복지를 위해 시행한 제도는 회사 분위기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회사에 상주하고 있는 두 마리의 고양이, 그리고 직원들의 반려동물 덕분에 IT 업계의 딱딱한 분위기가 부드럽게 변하고 있으며, 가족적인 사내 분위기 형성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양중식 대표는 "회사 초창기에는 남자 직원만 있어서 대화를 잘하지 않았다. 그런데 고양이가 공동의 대화 주제가 되면서 분위기를 색다르게 만들어주었다"라고 설명했다.

AI의 등장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변하고 있다

AI 기술이 등장하면서 사회 전방위적으로 인재상이 변화하고 있다. 양중식 대표는 모두가 AI라는 보조 지식을 옆에 두고 있기 때문에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을 해내는 직무가 각광받을 것이라 설명했다.

아이와즈는 '신뢰'를 가장 중요한 인재의 가치로 여긴다. 양 대표는 "유연한 직원, 긍정적인 직원, 융합과 소통을 잘하는 직원을 원한다. 기술이나 지식적인 면은 AI에게 잘 학습 시키면 된다. 기술을 잘 융합해서 활용하는 직원들이 앞으로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다"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현재 사단법인 '대전 ICT 산업협회'에서 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협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많은 분야에서 인재상이 변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는,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사람이 원하는 기능에 생산성과 효율성을 부여하는 컴퓨터 분야는 도구가 굉장히 빠르게 바뀐다. 그렇기 때문에 도구를 원하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이와즈 양중식 대표[출처:아이와즈]

AI 이슈를 성장의 기회로

국제 정세 변화와 AI의 등장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사정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양중식대표는 대기업도 그렇지만 우리 사회의 일자리 근간인 '중소기업'의 대표들은 다 애국자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에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어려운 시기를 사람 간의 신뢰에 기반을 두고, 용기와 끈기로 잘 참으면서 버티면 큰 성장과 기회가 될 것이다"라는 격려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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