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터뷰 사례

오티톤메디컬, 아이의 귀 건강을 지키는 기술을 만들다

728x90
반응형
SMALL
김재영 대표가 제안하는 디지털 홈헬스케어의 미래
중이염 진단부터 복약 기록까지 가능한 닥터인홈
병원보다 가까운 곳에서, 부모의 손끝으로 시작되는 디지털 홈헬스케어

 

[사례뉴스=정희래 인턴기자] 아이의 중이염을 집에서 직접 확인하고, 치료 경과까지 기록할 수 있다면 어떨까? 병원 예약과 이중 진료에 지친 부모에게, 집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의료의 일상이 열리고 있다.

오티톤메디컬은 스마트 체온계와 앱 기반 플랫폼 ‘닥터인홈’을 통해 가정에서 중이염 상태를 촬영·기록·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창업자인 김재영 대표는 코로나 시기 아픈 자녀를 병원에서 돌보지 못했던 경험을 계기로, 부모의 시선에서 의료 접근성을 다시 설계하고자 이 회사를 시작했다.

제품명 ‘오티톤’은 중이염(otitis media)과 편도염(tonsillitis)에서 따온 합성어로, 아이들의 귀 건강을 위한 기술적 해결책을 담고 있다. 단순한 체온계가 아닌, 귓속을 직접 촬영하고 진단을 보조하는 기기, 그리고 그 뒤를 받쳐주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오티톤메디컬은 의료의 새로운 일상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한 귓병’이 아닌 중이염, 가정에서 더 가까이 보아야 할 이유

중이염은 단순한 귀 질환이 아니다. 고열, 청력 손실은 물론, 심한 경우 언어 발달 지연이나 뇌변장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유아의 경우 귓속 염증이 뇌에 영향을 주기 쉬워, 3세 이하 아동의 약 5%는 발달 지연을 겪을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이처럼 중이염은 빠른 치료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관찰과 경과 확인이 무엇보다 필요한 질환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를 가정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어, 아이가 아플 때마다 부모는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다. 김재영 대표는 “차차 나아지고 있는 줄 알면서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불안해서 병원을 다시 가는 것”이라며, 이중 진료가 반복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의료 현장에서도 이 문제는 반복된다. 김 대표는 창업 초기 여러 소아과와 응급의학과 의사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며, 의료진의 소진을 절감했다. 하루 수십 명의 감기 환자를 진료하면서도 정작 집중 관리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시간을 쓰지 못하는 구조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목소리를 통해 닥터인홈이 단지 부모를 위한 제품을 넘어 의료 구조 개선의 가능성도 품고 있음을 확신했다고 한다.

닥터인홈, 집에서 시작하는 진료의 변화

이러한 현실을 바꾸고자 개발된 제품이 ‘닥터인홈(Dr.in Home)’이다. 단순한 체온계가 아니라 귀 안을 촬영할 수 있는 내시경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으며, 앱과 연동해 진단을 보조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이다. 핵심은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의 상태를 스스로 보고, 판단하고, 기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은 의료기기를 ‘정보 제공 도구’로 바꿨다.

체온 수치만 보여주는 대신, 귓속 사진을 남기고, 복약 기록과 반응을 분석하고, 항생제 여부를 색상으로 표시함으로써 ‘부모가 읽을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란 진단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부모가 진료를 이해하고 동참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병원에서의 활용까지 확장될 닥터인홈의 가능성

닥터인홈은 앞으로 병원 현장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원격 진료가 어려웠던 귓속 질환도 이 제품을 활용하면 사진 기반의 정확한 판단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원주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제품을 시연한 뒤 “이 정도 화질이라면 원격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한 바 있으며, 현재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또한 수술받은 환자의 귀 상태를 병실에서 회진 중에 바로 확인하거나, 소아청소년과에서 진료 후 제품을 렌탈 형태로 제공하여 부모가 집에서 치료 경과를 관찰하고 필요한 경우 비대면 진료로 이어지는 구조도 구상되고 있다. 오티톤메디컬은 “아이의 상태를 부모가 직접 확인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병원 방문도 줄고 의료진 역시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의료 시스템 전반의 효율성 향상을 전망하고 있다.

단순한 제품이 아닌, 글로벌 플랫폼

닥터인홈은 제품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핵심은 앱 기반의 통합 건강관리 플랫폼에 있다. 해당 플랫폼은 한국을 포함해 일본, 미국, 중국, 베트남, 호주 등 6개국 언어를 지원하고 있으며, 국가별 처방 약 정보도 앱에 자동 연동된다.

김 대표는 “플랫폼에서 약 정보를 자동 인식하고 국가별 용량 기준이나 복약 알람을 안내할 수 있어, 해외여행 중에도 앱 하나로 아이의 약을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티톤메디컬이 주목하고 있는 국가는 일본과 미국이다. 일본은 중이염 발병률이 높고, 편의점 약 배송과 비대면 진료가 정착된 구조를 갖추고 있어 디지털 헬스케어 확산에 적합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미국 역시 병원 진료비가 비싸고 예약 대기가 길어, 자가 건강관리 수요가 높은 국가로 높은 시장성이 보인다.

진단을 넘어서, 치료까지 가능한 시스템으로

오티톤메디컬은 현재까지 5만5천 건 이상의 고막 내시경 데이터를 수집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AI 보조 진단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다. 향후 정확도를 90% 이상으로 끌어올려, 단순 보조 판단을 넘어서 중이염의 진행 단계를 자동 분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적외선램프를 결합한 가정용 치료기기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체온 센서 대신 이비인후과에서 사용하는 치료 램프를 탑재하여, 약 복용과 병행한 집에서 물리적 치료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해당 기기는 2025년 초 출시 예정이다.

누구나 의사처럼 아이를 지킬 수 있는 시대

김재영 대표는 닥터인홈이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디지털 홈 헬스케어는 기술이 아니라 일상이다. 부모가 정확한 정보를 보고 선택할 수 있다면, 병원을 여러 번 오가지 않아도 아이의 상태를 충분히 지켜볼 수 있다.” 그가 말하는 닥터인홈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그것은 부모에게 ‘확신’을 주는 도구이자, 아이에게는 ‘불필요한 고통을 줄여주는 첫 번째 진료’다. 오티톤메디컬의 여정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그 방향만큼은 분명하다. 누구나 의사처럼 아이를 지킬 수 있는 시대, 오티톤메디컬이 열고 있다.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