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예지 기자
본 기사는 ‘사례정보통’ 기획물 기사로 사례뉴스와 국내 1등 맛집 추천 검색 커뮤니티 식도락대학이 함께 기획한 인터뷰 기사입니다.
사례정보통은 ‘외식업 가게의 밝은 사례를 세상에 알려드립니다’라는 슬로건을 가졌으며 대한민국에서 외식업 사업을 하고 계신 분들을 인터뷰합니다.
임기학 셰프, 프랑스 전통 음식 알리고자 프렌치 레스토랑 레스쁘아 오픈
모든 요리들의 중심에 프렌치 퀴진 있다고 믿어
본 기사는 ‘사례정보통’ 기획물 기사로 사례뉴스와 국내 1등 맛집 추천 검색 커뮤니티 식도락대학이 함께 기획한 인터뷰 기사입니다.
사례정보통은 ‘외식업 가게의 밝은 사례를 세상에 알려드립니다’라는 슬로건을 가졌으며 대한민국에서 외식업 사업을 하고 계신 분들을 인터뷰합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열풍에 힘입어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들이 추천한 식당까지도 인기를 끌고 있다.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히든천재 김태성 세프가 추천한 레스쁘아 임기학 셰프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프렌치 레스토랑 레스쁘아는 임기학 셰프가 프랑스의 클래식한 전통 음식을 알리고 싶어 지난 2008년에 오픈했다. 임기학 셰프는 “2008년 당시 국내에 프렌치와 이탈리안을 아우르는 한국 사람들에게 친숙한 음식들의 양식당들은 많이 있었지만 클래식한 프랑스 음식만을 선보이는 식당이 없는 점이 아쉬웠다. 스스로 프랑스 음식에 더 깊이 정진하며 배워보고 싶은 욕심으로 클래식 프렌치라는 장르로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임기학 셰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레스쁘아가 추구하는 가치, 요리사로 입문하게 된 계기, 단골손님을 사로잡기 위한 비결, 비전과 계획 등에 대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임기학 셰프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Q. 어떤 가치로 레스쁘아를 운영하는지 궁금합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했는데, 처음 오픈하고 지금까지 많은 트렌드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분자요리부터 시작해서 지금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한식의 세계화, 노르딕 퀴진, 모던 퀴진, 컨템포러리 퀴진 등 다양한 변화가 있었지요. 시대와 트렌드에 맞추어 변화를 꾀하는 것도 상당히 매력이 있는 일이지만, 저는 그 모든 요리들의 중심에 프렌치 퀴진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밥과 반찬, 국이 있는 한식의 기본을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 모던 한식의 가치를 알 수 없듯이 프랑스의 전통 조리법이나 클래식한 프렌치를 모른다면 위에 나열한 트렌드들이 그저 신기하고 새로운 음식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꼭 클래식하고 전통적인 프랑스 음식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레스쁘아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3대가 식당을 운영 중인 집안 내력이 있으신데 어릴 때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할아버지는 일본에서 1947년에 야키니쿠 전문 레스토랑을 오픈하셨습니다. 일본에 첫 번째 야키니쿠 레스토랑으로 기록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부모님께서는 일본에서 한식당을 한시는 할아버지와는 반대로 한국에서 일식당을 운영하셨습니다.
자연스럽게 먹는 것에 큰 의미를 두는 가정환경에서 자랐고, 할아버지께서 일본에 야키니쿠라는 형태로 한식을 알리는 초석을 세우셨다는 자부심을 갖고 자랐습니다. 저도 할아버지처럼 한국에 새로운 음식과 문화를 알리고 싶다는 것이 막연한 꿈의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Q. 셰프님의 본 전공은 성악인데 미국 요리학교를 졸업한 후 세계적 셰프 다니엘 블뤼가 운영하는 뉴욕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요리사로 입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막연히 식당 주인이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 원하는 예체능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게 해 주신 부모님 덕분에 운동도 많이 배우고 미술이나 음악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결국 성악을 전공했지만 늘 나는 결국 어떤 식당을 하고 싶은지, 어떻게 식당을 하게 될지 그런 고민을 되풀이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기사를 통해 미국으로 이민 와 프랑스 음식을 알리는 프랑스 셰프 다니엘 블뤼의 이야기를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충동적으로 미국으로 요리를 배우러 가서 다니엘 블뤼 아래서 일을 배워보면 내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가능성 여부는 고려해 보지도 않고 무작정 밀어붙였습니다.
부모님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지만 결국 미국 Johnson & Wales Univ.라는 학교로 요리 유학을 떠나고 마침내 다니엘 블뤼 아래서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되고 마치 정해진 것처럼 프랑스 음식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Q. 한국에서 레스쁘아 레스토랑을 설립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양식이라는 두루뭉실한 장르가 전부였던 시절에 진짜 프랑스 음식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여기는 프랑스 음식을 하는 곳이라고 공헌해야 저 역시 프랑스 음식에 더 깊이 매진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도 있었고, 나도 할아버지처럼 새로운 음식과 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싶다. 등등의 복잡한 마음으로 비장하게 아주 작은 식당인 레스쁘아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Q. 레스쁘아는 지난 2008년에 설립되어 설립된 지 17년 차가 됐습니다. 17년 차 된 소감이 궁금하고 레스쁘아가 손님들에게 어떤 가치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니 벌써 17년 차가 되었습니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나는 프랑스 음식을 알리겠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고, 수없이 지나간 여러 종류의 트렌드에도 크게 흔들린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식당을 운영하며 손님들과 교감하고 손님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면서 클래식 비스트로에서 클래식 레스토랑으로 조금씩 성장해 왔고 음식에 저만의 철학도 점점 더 담아내게 된 것 같습니다.
Q. 정통 프렌치 비스트로인 레스쁘아는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클래식 프렌치 메뉴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레스쁘아가 꾸준한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클래식은 언제나 아름답고 질리지 않습니다. 다만 그 구태를 어떻게 멋지고 세련되게 제시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레스쁘아는 언제나 클래식이 구태가 되지 않으면서도 올바로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Q. 레스쁘아는 봄과 가을에는 테라스 좌석의 분위기가 정말 좋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가게에서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테라스의 분위기는 자연이 만들어 주는 것이라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노력은 없습니다. 다만 계절에 맞는 식재료나 와인 등을 통해 그 자연을 더 아름답게 즐길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Q. 임기학 셰프는 테린과 파테 등 한국인들에겐 다소 생소한 프랑스 전통 숙성 육가공 제품도 직접 만들어 소개하며 가게에서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가게에 단골손님을 확보하기 위해 하신 가장 기억 남는 도전은 어떤 게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샤퀴테리를 공부하고 시작한 계기는 프랑스 음식을 더 프랑스 음식답게 하기 위한 요소였습니다. 예를 들면 까슐레를 만들고 싶은데 까슐레에 들어가는 뚜루즈 소시지를 한국에서는 구할 수가 없습니다.
진짜 뚜르즈 소시지를 만들어 넣고 싶었고, 과거에 빠떼나 테린을 서비스하며 굉장히 생소하지만 너무 맛있는 음식이라 직접 만들어 보면서도 만족스럽지 못했던 터라 레스쁘아를 잠시 뒤로하고 다시 다니엘의 샤퀴테리 키친에 들어가서 깊이 배우기도 했습니다.
단골손님을 확보하기 위한 도전이었다기보다는 제 프랑스 음식이(나아가 한국의 프랑스 음식이) 더 깊이 있고 진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의 도전이었습니다.
Q. 정통 프렌치 레시피를 기반으로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어 내며 다양한 식재료를 계절에 맞게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양한 식재료를 계절별로 사용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사실 저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다고 생각하고 음식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언제나 어떤 음식의 기준은 프랑스 각 지역에서 먹어본 진짜 현지의 맛을 최대한 구현해 내는데 심혈을 기울였고, 자유롭게 프랑스 현지의 맛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판단되었을 때에는 구하기 어려운 진짜 프랑스 재료보다는 구하기 쉽고 신선한 제철 재료를 대체해 새로운 맛을 내는 것에 중요한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저에게 중요한 것은 주변의 제철 재료로 프랑스 음식을 하는 것이지 제철 재료를 사용하기 위해 레시피를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Q. 레스쁘아는 코스 외에도 많은 단품 메뉴가 준비되어 있고, 오리 콩피와 양파 수프 역시 이곳을 대표하는 메뉴입니다. 셰프님께서 가게를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추천하시는 메뉴와 추천 이유가 궁금합니다.
코스와 단품을 함께 준비하는 이유는 우선 손님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드리기도 하지만 결국 제가 음식을 하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이루기 위한 욕심이기도 합니다. 코스에는 보여드리고자 하는 방향성이나 계절감, 또는 제 음식의 철학을 담고 있고, 단품 음식은 오랜 단골손님들이나 한 그릇의 전통 음식을 제대로 맛보고 싶은 손님들을 위해 준비한 클래식 음식들입니다.
그리고 다른 이유로 코스와 단품을 같이 서비스하면 주방이 매우 바빠집니다. 예약 객수만으로 오더를 예상할 수 없고 여분으로 준비해야 하는 재료도 더 많아지죠. 그런 과정들이 저나 직원들을 더 실력 있는 단단한 요리사로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레스쁘아 직원들은 어떤 기준으로 뽑는지 궁금합니다.
특별히 직원을 뽑는 기준은 없지만 저도 별로 경력이 없는 상태에서 좋은 레스토랑에서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경력이 없어도 배우고 싶어 하는 지원자가 있다면 아무리 경력이 안 맞아도 무조건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Q. 레스쁘아 인테리어가 손님들 사이에서 화제인데 어떤 점을 특별히 신경 쓰셨습니까?
레스쁘아의 인테리어는 최대한 편안한 프랑스 외진 어느 식당처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많은 사진 자료를 모아 인테리어를 담당해 주셨던 U Lab Studio 와 상당 시간을 함께 보내며 논의 끝에 목재를 위주로 사용했는데 덕분에 시간이 흐를수록 세월이 묻어가는 공간이 된 것 같습니다.
제가 특별히 신경을 썼다기보다는 오래 쓸 수 있는 좋은 자재를 선정해 주신 유랩 스튜디오와 시간의 공이 아닌가 싶습니다.
Q. 셰프님의 요리 철학이 첫째도, 둘째도 정직이며 “주방에선 쓰레기에도 정직함이 묻어 있어야 한다. 날 믿고 찾아온 손님을 속일 순 없다”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더 자세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언젠가 인터뷰에서 한 적이 있는 말입니다. 정직은 제 첫 번째 요리 철학입니다. 요리사는 식재료에 정직해야 하고 조리 방법에 정직해야 하고 플레이트가 손님께 나가는 순간까지 모든 게 정직해야 합니다.
버려진 쓰레기조차도 버려진 이유가 정확해야 합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마음이 함께 요리를 준비하는 팀워크를 망가뜨리고 손님에게 서비스하는 음식의 퀄리티를 망가뜨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의 정직입니다.
Q. 특별히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히든천재 김태성 셰프가 레스쁘아를 추천해 주셨는데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 소감이 어떠십니까?
김태성 셰프와는 꽤 인연이 오래되었습니다. 함께 일해본 적은 없지만 친한 여러 업장을 거치며 막내부터 헤드 셰프가 되는 과정을 모두 지켜보았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레스쁘아나 꺄브뒤꼬숑에도 자주 방문해 주었습니다.
늘 열심히 하는 친구고 점점 자기만의 철학을 갖은 요리사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은 언제나 응원하는 후배 요리사입니다.
Q. 향후 레스쁘아 비전과 계획은 무엇입니까?
레스쁘아는 여전히 클래식 프렌치를 한국에 알리는데 앞장설 것입니다. 프렌치 하면 떠오르는 많은 대표 음식들을 제대로 알리며 오래되고 이미 세상에 알려진 음식들이라도 제 철학을 담아 살아 숨 쉬는 클래식 음식을 세련 되게 선보이는 게 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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