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즈니스 사례

UX 리서치, 회사의 잣대 VS 고객의 눈높이 – 괴리 속 길, 해법은 있다

728x90
반응형
SMALL
회사의 잣대 VS 고객의 눈높이, 괴리 좁히고 ‘본질’ 찾아야

현대인은 스마트폰 화면을 쉴 새 없이 스크롤하고, 앱을 실행하고, 웹사이트를 탐색한다. 이들에게 ‘사용자 경험(UX)’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기업들은 사용자 경험 개선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UX 리서처’는 IT 업계 필수 직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화려한 겉모습 뒤에는 UX 리서치의 본질과 방향성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다.

'우리에게 UX 그리고 UX 리서치는 무엇일까?'라는 큰 어젠다를 가지고 유저스푼에서 개최한 '유. 스. 콘' 콘퍼런스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콘퍼런스의 참여 연사로는  LG 디지털 경험 혁신팀 김형태 팀장과 삼성, 현대, SK, 쿠팡과 같은 대기업에서 UX 리서처, 디자이너, 라이터로 활동한 레드버스백맨님이 참여하여 다양한  UX 실무 인사이트를 전달했다.

최근 UX 리서치 현장에서 자주 들리는 이야기는 “회사와 고객의 간극”이다.

“회사는 왜 고객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걸까?” 이 질문은 UX 리서처라면 누구나 던져봤을 질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김형태 팀장은 LG유플러스의 고객상담 앱의 UX 개선 사례의 일부분을 가지고 와 설명하였다. 개선 경험을 만들어가면서 당시 확인한 눈에 띄는 점은 ‘고객센터 앱에 대한 사용자들의 무관심’이었다고 한다. 

​​​​LG 디지털 경험 혁신팀 김형태 팀장

기업들은 고객센터 앱으로 고객 문의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며, 비용 절감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사용자들은 고객센터 앱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 오히려 고객센터의 본질은 “직관적이고 빠르게 원하는 답변을 얻는 것”에 있다.

즉, 사용자는 복잡한 앱 구조나 다양한 기능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문제 해결을 원한다. 하지만 기업은 앱 사용률이나 문의 감소와 같은 ‘정량적’ 성과에 집중하며, 사용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경험’을 놓치는 미스매치 현상들을 현업에서 많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회사는 빠른 구매 전환 구조를 요청 vs 사용자는 익숙한 사용 패턴’이라는 대립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인사이트를 공유하였다.

기업은 사용자들을 최대한 빠르게 구매 여정으로 이끌어 매출을 늘리는 데 집중한다. 화려한 디자인, 자극적인 문구, 편리한 결제 시스템 등은 모두 구매 전환율을 높이기 위한 도구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새롭고 혁신적인 기능보다, 자신이 익숙하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선호한다. 새로운 앱을 배우고, 복잡한 메뉴를 탐색하고, 낯선 사용 패턴에 적응하는 것은 사용자들에게 피로감을 줄 뿐이다. 결국 기업의 ‘구매 전환’ 중심 사고방식은 사용자의 ‘익숙함’과 충돌하며, UX 리서치의 방향성을 흐리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두 연사분들의 공통적으로 이야기 한 부분도 있었다. 바로, 국내 대기업에서의 UX리서치 환경에서의 고질적 문제점 중 하나는  ‘고객에게 직접 물어보지 못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UX 리서치는 사용자 조사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몇몇 대기업에서는 사내 정치, 부서 간 알력 다툼, 경영진의 성과 압박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UX 개선을 위한 사용자 목소리를 제대로 듣기 어려운 구조를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너무 정량적 데이터에만 매몰되어 사용자 심층 인터뷰나 FGI(Focus Group Interview)와 같은 질적 연구를 등한시하는 경향도 종종 현업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결국, 고객에게 직접 묻지 않고, 책상에 앉아 숫자만 분석하는 UX 리서치는  ‘반쪽짜리’에 불과하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레드버스백맨

그렇다면 이 괴리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이 부분에서도 두 연사분들의 목소리가 일치하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유관 부서와 함께 고객 눈높이에 맞춰가는 과정 – 서비스 기획자 입장에서 긍정 경험 단 하나라도 제대로 전달하자”라는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이다.  

UX 리서치는 특정 부서만의 책임이 아니다.  서비스 기획, 디자인, 개발, 마케팅 등 유관 부서들이 ‘고객’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해야 한다.

데이터 분석 결과, 사용자 인터뷰, 고객 VOC(Voice of Customer)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얻은 고객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정량적’ 데이터와 ‘정성적’ 데이터를 균형 있게 활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 눈높이’에 맞춰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진정성’ 있는 노력이다. 사용자에게 단 하나의 긍정적인 경험이라도 제대로 전달하겠다는 서비스 기획자의 의지가 UX 리서치의 방향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다.

이날 단순 현업에서의 커리어 경험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기법도 공유되었다. 그중 대기업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tNPS(추천 고객 지수)의 소개와 활용도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tNPS을 이용하여 성과 측정도 중요하지만,  ‘왜’ tNPS 수치가 높고 낮은지,  ‘어떤’ 사용자 경험 요소가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과정’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도 강조하였다.

정량적 데이터는 현상을 ‘설명’할 수는 있지만,  사용자 행동의 ‘맥락’과 ‘의미’를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UX 리서치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고, 사용자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질적’ 접근 방식을  균형 있게  추구되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유저스푼 유.스.콘 콘퍼런스 

리서치를 하기 위한 표본 수집과 셋팅에 대해서도 인사이트를 전달받을 수 있었다.

양적인 연구에서 표본 크기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UX 리서치의 목적은  ‘통계’가 아닌  ‘사용자 이해’이다. 100명의 피상적인 데이터보다, 30명의  ‘심층적인’ 데이터가  때로는 더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부분도 놓치지 않기를 당부했다.

UX 리서치는  ‘양’보다는  ‘질’에  집중해야 하며,  ‘통계적 대표성’보다는  ‘맥락적 타당성’을  우선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용자 한 명 한 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문제’를  ‘정의’하고,  ‘관찰’하고  ‘기록’하는  ‘사용자 중심’의  연구 방법론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UX 리서치는  ‘회사’의  잣대와  ‘고객’의  눈높이  사이의  괴리를  좁혀나가는  섬세한  조율  과정이다. 숫자 너머에  숨겨진  사용자의  ‘진짜’  마음을  읽고,  기술  혁신과  인간  중심  가치를  조화롭게  융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UX 리서치가  진정으로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를  중심에  두는  ‘본질’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과  ‘유연한’  접근  방식이 필수적이다.  

콘퍼런스의 마지막에 두 분의 연사분들은 UX 리서처들은  ‘데이터’라는  도구를  넘어,  ‘공감’과  ‘소통’  능력을  키우고,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더 나은  디지털  세상을  만들어가는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예비 UX 리서처분들에게도 메시지를 전달했다.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