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성현 기자
시네마토그래프 이윤영 대표, 20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영화 웹진 운영과 영화제 기획/진행까지 홀로 도맡아 영화 업계에서 화제
자기 일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목표를 향한 명확한 인지가 성장의 비결!
2024년 11월 서울에서는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영화제가 비슷한 시기에 여럿 개최되고 있다. 올해로 50회를 맞은 서울독립영화제부터 최근 시네필들의 지지를 받는 엠엔엠인터내셔널이 주최하는 제1회 서울아트하우스영화제, 그리고 제14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까지. 개봉하는 영화는 많지 않더라도 평소에는 보기 힘든 영화들을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금월이다.
이들 말고도 개최하는 영화제 중 특히 영화 산업의 이목을 끄는 영화제가 있다.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양일간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에무시네마에서 개최된 제2회 시네마토그래프 감독전이 그것이다. 한국에서는 거의 소개되지도, 상영되지도 않은 일본의 영화감독 오다 카오리의 장/단편 영화들을 상영한 것이다. 영화제의 후일담이 밝혀지며 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는데, 본 영화제를 20살의 젊은 청년이 홀로 기획/섭외/진행 전부를 담당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가 운영하고 있는 영화 웹진 시네마토그래프(Cinematograph.)는 좋은 영화 비평으로 또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래서 사례뉴스에서는 제2회 시네마토그래프 감독전의 주최자이자, 영화 웹진 시네마토그래프의 운영자인 이윤영 대표를 인터뷰했다.
아래는 시네마토그래프 이윤영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Q1. 시네마토그래프와 대표님에 대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시네마토그래프라는 시네필 문화 중심지를 꿈꾸고 있는?(웃음) 영화 웹진을 운영 중인 이윤영이라고 합니다. 저는 지금 창원에서 거주하면서 주로 온라인상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현재 오프라인으로도 그 범위를 넓혀 나가는 중입니다.
Q2. 우선 영화제 성공적으로 개최하신 것 정말 축하합니다. 영화제를 마무리하신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일단 오다 카오리 감독을 한국에 모셔서 전작을 상영한다는 사실 자체가 저에게는 꿈 같았습니다. 그리고 행사 일련을 진행하는 과정 중에 오다 카오리 감독께서 “젊은 관객이 많아서 놀랍다”라고 하셨어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젊은 시네필 문화가 저로 인해 조금이나마 활성화되는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추후 진행될 3회 영화제도 문제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3. 영화제를 기획하시게 된 동기를 여쭙고 싶습니다. 그리고 선정한 감독이 오다 카오리인 연유도 궁금합니다.
또 1회 영화제의 주인공은 서보형 감독, 이번에는 오다 카오리 감독, 그리고 다음 영화제에 참여할 감독은 마티아스 피녜이로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윤영 대표님 본인의 영화적 취향이 반영되는지, 맞거나 아니라면 윤영 대표님의 영화 취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1회 서보형 감독전은 온라인으로 진행되어서 내 자율성이 보장되었기에 제 영화 취향이 강하게 반영되었습니다. 2회, 3회 감독전의 주인공인 오다 카오리와 마티아스 피녜이로의 영화는 사실 섭외 전까지 한국에서 구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제대로 관람한 적이 없습니다. 이들을 섭외하려고 결심한 이유는 그들이 비평적 성과는 확실하지만, 한국에 공식적으로 소개된 적이 드물어서 대중에게 소개해 주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제 영화 취향은 숭고한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오락적인 영화를 싫어한다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숭고한 쪽에 마음이 더 가긴 하는 것 같아요. 감독으로 예를 들면 에릭 로메르,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 로베르 브레송 같은?
Q4. 영화제를 기획하고 진행하시면서 기억에 남거나, 혹은 기쁘고 슬펐던 경험이 있으시면 간단하게 이야기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기뻤던 경험은 아무래도 극장과 처음으로 연락이 닿았던 순간이 생각나네요. 사실 그 시점에는 극장도 없이 감독만 먼저 섭외를 해 놓은 상태라(웃음),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었는데, 제 지인 분께서 저를 에무시네마 프로그래머님께 연결해 주셨어요. 그때가 너무 기뻤구요, 슬펐던 경험보다는 웃픈 기억이 하나 있습니다. 오다 카오리 감독께 대접해 드리려고 한국식 주점으로 그녀를 모시고 가려 했는데, 예약 없이 방문했다가 대기가 너무 길어서 급하게 다른 곳으로 선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Q5. 영화제의 기획과 감독 섭외까지 거의 모든 부분을 윤영 대표님 혼자 담당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혼자 많은 업무를 감당하시면서 힘든 점은 없으셨는지, 혹은 도와주신 분이 계신다면 어떤 분에게 어떤 도움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육체적으로 힘든 것을 제외하면 정신적으로는 힘든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영화제를 준비하고 진행했던 지난 2~3개월의 과정과 노고들이 전부 행복한 기억으로 저에게 남아 있거든요. 영화제 준비를 도와주신 분은 아까 말씀드렸던 에무시네마의 양인모 프로그래머님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제가 이런 업무가 처음이라 미숙한 점이 많았는데, 양인모 프로그래머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Q6. 이제 본격적으로 시네마토그래프라는 영화 웹진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이를 창간하신 계기와 윤영 대표님만의 창간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창간한 계기는 사실 간단합니다. 그저 친구들과 좋은 영화 글을 공유하고자 시작했습니다. 창간 멤버는 저와 제 친구 둘 뿐이었어요. 지금 그 친구와는 업무적으로는 멀어진 상태입니다. 물론 친분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둘이 글을 계속 번갈아 가면서 썼는데, 일단 글을 알려야 하니까 공개되는 대로 주변 지인들에게 공유하는 식이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저희 글을 팔로우해 주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지인만을 위한 글을 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단순히 제 가치관을 드러내는 게 아닌 비평적 글을 쓰기로 결심한 것 같아요.
Q7. 시네마토그래프의 운영 체계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요?
-제가 편집장으로 있고, 현재 저를 제외한 필진이 15분이 더 계십니다. 모집과 섭외를 병행한 결과구요, 함께 하는 데에는 아무래도 영화와 시네필 문화에 관한 관심이 있는지가 가장 큰 기준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필진 분들이 글을 자유롭게 투고하시면, 제가 그걸 검토 및 수정 후 게시하는 방식으로 체계가 이루어져 있습니다.
Q8. 시네마토그래프가 참고하시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면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수익 창출 구조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궁금합니다.
-수익 창출 구조는 우선 제1 플랫폼인 인스타그램 페이지 내 수익이 있습니다. 다만 이건 현재로서는 미약한 수준이라 정식 수익이라고 말하기 미안한 수준이에요. 희망적인 건 저희 웹진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곧 만 명을 앞두고 있는데, 만 명을 넘어가면 구독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더라구요. 아마 올해 안에 만 명 팔로워는 달성할 수 있을 듯한데, 그때가 되면 정기 구독 서비스를 시작해서 수입원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가장 큰 수입원은 광고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저는 광고를 받을때도 상당히 신중한 편입니다. 특히 저희 웹진의 성향에 맞게 자신들의 영화에 대한 글을 써달라는 광고 의뢰가 여럿 들어오는데요, 광고가 곧 저희 페이지의 신뢰도와 연결된다고 생각하기에 최대 3일 정도 고민 및 조사를 거친 후에 광고를 진행할지 결정합니다. 특히 한국 영화, 그리고 독립영화와 관련해서는 더 고민하는 편입니다. 광고를 받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영화에 차별성과 독창성이 분명히 존재하는지의 유무 같아요.
이 외에 자유 후원도 받고 있기는 한데, 아직은 저희의 수익 구조가 막 탄탄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만 명 넘어가고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면 안정화될 것 같습니다. 구독 콘텐츠는 연재물로 기획할 계획이고, 구독료는 월 990원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990원으로 설정한 건 원래 천원으로 설정했는데, 온라인이라는 플랫폼에서 1,000원이 부담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희 웹진도 최소한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독자 분들도 부담 없이 저희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990원으로 설정하게 됐습니다. 일단은 그렇게 하기 위해 시네마토그래프의 인지도를 최대한 알려야 하니까, 지금은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큰 주안점입니다.
Q9. 시네마토그래프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나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가장 힘들었던 경험은 구체적으로는 사실 없습니다. 아무래도 이따금 찾아오는 순간이 있어요. 페이지를 운영하다가 수치로 나타나는 성과가 주춤하는 순간이 있는데, 제 역량에 대한 의심이 들더라구요. 그럴 때마다 나를 믿자고 마음을 다잡고 우직하게 밀고 나갔습니다. 그렇다고 저 자신을 절대로 과신하지는 않습니다.
Q10. 만약 지금 운영하시는 웹진이 점점 성장하여 그 범위를 넓히고, 새로운 누군가를 고용해야 하는 상황에 다다른다면 본인이 사람을 보는 기준이나 인재상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인재상에 대한 질문은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변할 것 같은데, 일단 현재로서 드는 생각은, 우선 신중하지만 과감할 필요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당장 진행했던 오다 카오리 감독전도 수익에 대한 고민이 컸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과감하게 진행했다가 영화제와 관련 웹진의 게시글 모두 성과가 좋았던 경우이구요.
두 번째는 좀 긴데, 영화와 시네필 문화를 명백히 이해할 수 있으면서, 일반인과도 접점을 만들어줄 수 있는 인재상을 원합니다. 설명을 해드리자면, 시네필이라는 칭호는 너무 매니악하고 배타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인데, 시네필과 비(非)시네필 간의 경계를 흐리고 싶어요. 그러려면 문화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있어야 할 것이구요, 영화에 큰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에게도 예술영화의 매력을 소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좋겠죠. 이게 가능해지려면 기본 전제로 영화가 그 사람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삶에 영화가 없는데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요.
Q11. 이번에는 필진들을 포함하여, 시네마토그래프 내 구성원들과의 조직 문화가 궁금합니다.
-음, 저희 웹진 구성원들이 모여 있는 단톡방이 있는데, 분위기는 당연히 화기애애합니다. (웃음) 제가 우선 수평적인 문화를 강조하는 편이구요, 톡방 내에서 필진 개인이 시네마토그래프가 아닌 자신들이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영화 혹은 예술 콘텐츠를 홍보하는 것에 대해서도 제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장려하는 편이죠.
Q12. 언론사, 잡지사 등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면서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여러 언론사와 잡지사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시네마토그래프는 그중에서도 시네필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영화 웹진이고, 그만큼 애독자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웹진 중에서도 시네마토그래프가 두각을 드러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리고 애독자들을 만들 수 있었던 비법 또한 궁금합니다.
-애독자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페이지를 본격적으로 확장해야겠다고 결심한 이후로 계속 고민해 왔는데, 그 끝에서 나온 첫 번째 결론은 단연 양질의 글입니다. 요즘 SNS에서 영화들을 소개하거나, 나열하기만 하는 글들을 보면서 휘발성이 짙다고 생각했어요. 독자들의 장기적인 기억에서 사라진다는 거죠. 저는 이를 지양하고, 독자들에게 저희를 오래도록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좋은 글을 작성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가독성이 떨어지고, 또 디자인적으로도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시네마토그래프는 페이지의 디자인과 글과 색의 배치 등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특히 페이지의 첫 번째 이미지에 상당히 고민하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첫 번째 이미지로 이목을 확실히 끌어야 독자들로 하여금 저희 글을 읽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정리하면 좋은 글과 후킹성 있는 디자인인 거죠.
또 인스타그램 페이지에서 스토리를 게시하는 데도 신경 쓰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독자분들과의 실시간 소통이 더 편하기도 하고, 저희를 모르는 분들로 하여금 저희에 대한 즉각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거든요. 또 스토리에는 제 인간적인 면모들도 편하게 보여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스토리는 너무 이상한 것만 아니면 최대한 많이 올리기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페이지는 질, 스토리는 양으로 승부하는 거죠. 페이지는 웹진 자체의 가치를 위해, 스토리는 소통과 그 이후 저희 자신을 잔상에 남기기 위함입니다.
Q13. 정말 놀라운 점은, 웹진을 운영하고, 영화제까지 기획 및 진행하시는 등 영화계에서 굵직한 성과를 이뤄낸 윤영 대표님의 나이가 20대 초반이라는 점입니다. 젊은 나이에 사업 아이템을 기획하고, 확장하신 비결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감행하신 윤영 대표님의 용기가 어디서 비롯됐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저는 용기에 근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한국에서 인지도가 거의 없는 영화감독을 섭외해서 영화제를 혼자 기획 및 진행까지 하는 게 보통 용기가 아니잖아요. 영화제를 기획할 당시 제 용기의 근거는 제가 운영하는 페이지와 커뮤니티의 성장세였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오다 카오리 감독을 섭외할 때도 시네마토그래프의 지향점과 성장세를 제시해 드리기도 했구요. 항상 무언가를 진행하기 이전에는 근거를 뒀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다른 비결, 혹은 용기라고 한다면, 저는 선점하고자 하는 욕구가 큰 것 같아요. 남들이 이걸 하기 전에 무조건 먼저 해내고야 말겠다는, 그런 마음이죠. 다만 그 욕구는 당연히 그 분야에 대한 흥미가 전제로 깔려 있어야겠죠. 제가 영화제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자료를 조사하다가 다른 한국 분께서 저보다 먼저 온라인으로 오다 카오리 영화제를 기획하신다고 하는 글을 봤습니다.
그 글에 작성된 댓글 중에 오다 감독님을 모셔서 화상 대담을 나누고 싶다는 반응도 있었어요. 제가 봤던 그 온라인 영화제는 불법으로 진행하려던 시도이긴 했지만, 뭔가 위기감이 느껴졌어요. 나보다 다른 사람이 선점할 거라는 위기감. 그래서 최대한 빨리 영화제 계획을 구체화한 다음에 ‘내가 한국에서 제일 먼저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몇 달 후 개최할 3회 영화제도 비슷한 마음가짐입니다. 제가 한국에 이 감독을 가장 먼저 소개하고자 하는 욕구가 기본적으로 수반되어 있어요. 마치 미개척지를 밟는 개척자의 심정이죠.
Q14. 꼭 영화 부문이 아니더라도, 윤영 대표님처럼 젊은 나이에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미래의 리더들에게 자신만의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아직 누군가에게 조언을 건넬 정도는 아닌 듯한데(웃음). 일단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주변에서 비슷한 사업을 시작하시는 분 중에서도 자신이 할 일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중간에 산으로 새는 사례를 많이 봤거든요. 시네필 커뮤니티의 증진과 대중화가 제 궁극적인 목표인데, 이 궁극적인 목표를 명확히 할 수 있는, 망원경과 같은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나 더 있다면,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될 때는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용기와 이어지는 대목이네요. 온라인으로 진행했던 단편영화제나, 이번에 진행한 영화제도 기획하기 직전까지 계속 고민과 의심을 거듭했던 것 같아요. 지금 그 순간을 돌이켜 보면 무조건 하는 게 맞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다음 영화제를 기획할 때는 아무 망설임이 없을 듯합니다.
또 아까 망원경과 대비해서 비유하자면, 현미경도 필요합니다. 말하자면 순수한 욕구에서 비롯되어서 정말 세부적으로 파고들고자 하는 욕구인 거죠. 이게 가능해지려면 그 목표를 일로써 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진짜 이걸 너무나 하고 싶다’와 같은 욕구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제가 영화제를 기획한 것도 ‘이 감독을 한국 관객에게 소개하고 싶다’는 욕구가 너무나 컸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렇기에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감독들의 연락처를 알아내서 무작정 연락을 보내고, 행사를 성사시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15. 향후 윤영 대표님과 시네마토그래프의 계획과 비전을 알고 싶습니다.
-현재는 웹진이지만, 웹진과 더불어서 실물 잡지도 발간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키노(KINO)의 뒤를 잇고 싶다는 원대한 꿈이 있는데, 키노만큼의 질과 수요만큼은 아니더라도 제 감각과 함께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정을 믿고 정진하다 보면 수요가 분명 생길 거라고 믿습니다. 발간한다면 팔로워가 만 명을 돌파한 이후에, 월간지로 발행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영화 수입/배급업에도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최근 예술영화 업계에서 화제가 되는 엠엔엠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를 롤모델로 삼고 싶어요. 영화제가 아니면 합법적으로 관람하기 힘든 영화들을 배급해서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싶습니다. 제가 진행한 영화제에 참여해 주셨던 감독들의 영화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 영화 배급 혹은 제작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제가 요즘 한국의 단편 영화들을 보면서 느낀 점은 생각보다 훌륭한 작품들이 굉장히 많다는 겁니다. 그래서 만약 한국 영화를 지원하게 된다면 최대한 감독과 제작진의 자율성을 보장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포스트 봉준호, 박찬욱, 이창동도 충분히 등장할 거라 믿습니다.
Q16. 인터뷰가 끝나기 전, 그래도 영화 추천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영자들 혹은 리더들에게 어울리고, 그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영화를 추천 부탁드립니다.
-저는 모든 일을 하는 사람들과 경영자, 그리고 리더들은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2002년 작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영화는 삶을 향한 희망을 노래하는데, 비단 희망이 삶에 국한된 것이 아닌 모든 종류의 희망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OTT 플랫폼에서도 감상하실 수 있으니, 독자분들께서 이 영화를 접하시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Q17. 마지막으로 사례뉴스의 주 독자층인 경영자와 리더들에게 응원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경영자와 리더 분들이라면 아마 제 선배님들이실 텐데, 제가 선배님들 뒤를 잘 쫓고 싶습니다. 제 인터뷰를 끝까지 읽어준 것에 감사드리구요, 현재는 부족한 사람일지 몰라도 언젠가 제(영화예술) 분야에서 큰 두각을 드러내 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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