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홀라크라시(Holacracy), 가장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미래의 조직 모델 / 下

스스로 진화하는 형태의 조직 모델, 홀라크라시(Holacracy)
애자일(Agile)과 비슷하지만 달라...
시스템 자체에 권력 부여, 역할 조직화 등 도전적이고 혁신적

지난 시간에는 가장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미래의 조직 모델, 홀라크라시 (Holacracy)와 홀라크라시의 특징 4가지를  두 기사에 걸쳐 살펴보았다.

홀라크라시는 변화하는 사회의 흐름에 발 맞추어 조직 자체가 스스로 진화하도록 하는 조직 모델로써 보스가 없고, 모든 구성원이 역할로써 규정된다는 특징과, 회의엔 전술 회의 / 거버넌스 회의가 있고 조직이 스스로 진화한다는 특징이 있었다.

이번 기사에서는 홀라크라시를 실제로 적용한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기업에서 홀라크라시 조직이 어떤 성과를 거두었고 그렇기에 홀라크라시가 갖는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분석할 것이다.

먼저 첫 번째로 살펴볼 기업은 'Zappos', 자포스다. 자포스는 미국 최대의 신발 온라인 쇼핑몰로 토니 셰이가 설립한 기업이다. 토니 셰이는 자포스의 큰 성공을 거둔 뒤, 이른바 다운타운 프로젝트(Downtown-project)를 추진했다. 

여기서 다운타운 프로젝트란, 말 그대로 '도시 같은 회사'를 표방하겠다는 토니 셰이의 경영 철학이 담긴 프로젝트이다. 도시는 내부적 원동력이 있어, 어떠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생하고 스스로 진화한다. 경영자였던 토니 셰이는 자포스를 어떠한 틀에 갇힌 기업이 아닌, 계속해서 자가 발전하는 기업으로 키우고 싶었던 것이다.

그의 목표에 부합하는 조직 모델은 목적 주의형 모델, 어쩌면 파격적일지도 모르는 직급이 없고 보스가 없는, 홀라크라시였다. 그렇기에 그는 2013년 12월에 홀라크라시를 기업에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실제로 기업에 부분적 도입을 하였다.

 그는 홀라크라시가 기업 경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여겼다. 직급이 없는 조직이기에 자신의 업무를 맡은 써클에만 충실하면 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토니 셰이는 홀라크라시 조직 형태를 확장하여 도입하기 시작해, 기업의 전 조직을 홀라크라시 형태로 바꾸었다.

하지만, 이는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홀라크라시 도입 이후 회의는 점차 길어지고 회의의 빈도 또한 잦아졌다. 

물론, 이렇게 잦아지고 길어진 회의가 토니 셰이의 바람대로, 기업과 구성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면 좋았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홀라크라시 조직이 기업에 전면적으로 도입되자 자포스를 떠나겠다고 의사를 밝힌 구성원이 약 20%에 달했다. 급격히 변화된 조직 양식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느낀 직원이 약 5명 중 1명 꼴이었던 것이다. 

또한 우연인지 필연인지 알 수 없지만, 홀라크라시의 도입에 따라 자포스의 매출이  하락했다. 직원의 퇴사 선언과 회사 매출의 급감만으로 홀라크라시의 실패를 논할 순 없겠지만, 이는 홀라크라시의 도입에 어느 정도 어려움이 있음을 보여준다. 

자포스의 사례를 두고, 많은 경영 전문가들은 '너무 성급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3년의 시간을 두고 홀라크라시의 도입을 장려한 자포스였지만, 그것에 적응하지 못한 직원이 20%에 달했다.

홀라크라시 조직이 목적 중심이고 그것이 잘 수행되었을 때 확실한 목적 달성을 이룰 수 있는 것은 맞지만, 그만큼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조직의 형태이기에 좀 더 신중히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많은 이들은 홀라크라시를 도입할 때는 부분적 도입보다 전면 도입이 우선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홀라크라시 조직은 그 특성을 따지면 어떠한 프로그램과 같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도입해 적응을 장려해야지 부분적으로 도입해서는 해당 조직이 갖는 장점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자포스의 사례를 통해 홀라크라시의 장점과 단점을 살펴보았다. 홀라크라시가 이론상으로 잘 구현되었을 때 갖는 장점은 크지만, 현실에서 이를 그대로 잘 적용하기란 어려운 것이기에 도입 과정과 시기에 있어 신중함이 필요했다.

만약 자신이 꿈꾸는 조직이 목적 지향적, 미래 지향적인 조직이라면 홀라크라시를 공부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의 도입에 있어 신중해야 함을, 많은 배경지식과 탐구가 필요함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글/ 이윤서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