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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례

[인터뷰] 감사연구소 한건수 대표, 직원들의 창의력·몰입도·성과를 향상시키고 싶다면? “답은 ‘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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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도 회사에 가고 싶다” 말하는 조직 문화 비결
감사는 개인의 심리뿐 아닌, 사회적 관계 운용에도 중요한 가치다
감사를 실천하는 조직문화가 창의력을 길러내는 핵심 역량으로 작용해
하루 세 가지 ‘감사 일기’를 적으면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상위 프레임으로 바뀌어

 

짧은 인터뷰가 앞으로의 내 인생을 바꿨다는 확신이 드는 날이 있다. 감사라는 가치를 실천할 때 우리 삶이 얼마나 바뀌어나갈 수 있는지 알려준 감사연구소의 한건수 대표와의 만남이 그랬다.

한건수 대표는 감사라는 가치가 개인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중시하고 이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감사는 개인의 생활 태도뿐 아닌 사회적 관계, 더 나아가 직장에서의 성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한건수 대표가 감사를 기반으로 한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일에 종사하게 된 이유기도 하다. 11월 2일, 가인지스튜디오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한건수 대표가 생각하는 감사가 기업에 필요한 이유에 대해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

아래는 감사연구소 한건수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감사연구소 한건수 대표 “직원들의 창의력과 조직을 향한 몰입도, 성과를 향상시키고 싶다면 답은 ‘감사’다”

Q. 한건수 대표님께 자기소개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저 답게 도움을 줄 때, 삶의 의미와 기쁨을 누리고 있는 예닮 한건수입니다. 예닮은 저의 호입니다. 살아오면서 리더십이라는 키워드가 삶에서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학부를 마치고 병역특례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그 때 점점 행복과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주위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기도 했고요.

그러던 어느 날 한국리더십센터라고 한국의 리더십 분야에서 유명한 조직의 회장님께 이메일을 보내게 된 것을 계기로 제 삶이 크게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제어계측공학을 전공한 제가 한국리더십센터에 입사를 하여 공공부문 컨설턴트에서 팀장까지 하게 되었고, 조직문화와 리더십에 대한 경험을 계속 쌓게 되었던 거죠. 그러다 불평없는 세상만들기라는 캠페인을 통해 조직 내에서의 개인의 행동에 대해 관심을 가져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Q. 말씀해주신 불평없는 세상만들기는 어떤 캠페인입니까?

불평없는 세상만들기는 80개국의 천만 명 이상이 참여한 글로벌 캠페인인데, 21일 동안 한 손에 보라색 밴드를 차고 다른 손으로 바꾸지 않는 걸 목표로 해요. 만약 불평하게 되면 그때마다 다른 손 손목으로 밴드를 바꿔 차야 하고요.

그런데 한 손에 밴드를 차고, 21일 동안 불평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시간으로 따지면 504시간인데, 504시간 동안 한 번도 불평하지 않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러다 보니 원래는 자기가 평상시에 하는 불평이 무엇인지 인식해 불평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려는 캠페인인데, 오히려 불평하지 않는 것에만 집중하게 돼 캠페인을 하는 동안 말 수가 줄어든다고 하시는 분도 많았어요.

감사는 개인의 심리뿐 아닌, 사회적 관계 운용에도 중요한 가치다

한 분은 교육에 참여했을 때 자신이 평소에는 밝은 성격인데 이걸 하면서 감정이 다운되는 느낌이 많이 든다고 말씀하셨고요. 없애야 하는 것에만 자꾸 초점을 맞추게 되니까 네거티브한 영역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잖아요.

그래서 이 캠페인을 조금 더 편하게 실천하려면 우리 안에 무엇이 있어야 하는가, 라고 생각했을 때의 답이 바로 감사였어요.

불평없는 세상만들기로 시작했다가 감사가 넘치는 세상 만들기로 바뀌게 된 거죠. 이 때의 경험을 통해 감사라는 가치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됐어요.

Q. 감사연구소라는 이름이 굉장히 독특한 것 같습니다. 감사연구소에서 하는 일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감사연구소는 어떻게 하면 감사라는 중요한 가치를 바탕으로 개인과 조직이 삶의 의미를 찾으며, 이 일을 통해 사회에 어떤 열매들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핵심적인 가치 부분을 연구하는 곳이에요.

어떻게 하면 우리가 매일 비타민을 먹듯 감사를 조금 더 편안하게 실천할 수 있는지 훈련하고, 감사하는 성향을 내재화할 수 있을지 연구하는 회사인 거죠.

연구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니라 교육이나 코칭을 통해 효과적인 변화가 실제 개인과 조직에 일어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의 미션은 우리는 보이지 않는 가치로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돕는다인데, 여기서 말하는 보이지 않는 가치가 바로 감사인데, 이게 결국은 말과 행동과 같이 눈에 보이는 결과로 나타나는 거예요.

감사연구소는 어떻게 하면 감사라는 중요한 가치를 바탕으로 개인과 조직이 삶의 의미를 찾으며, 이 일을 통해 사회에 어떤 열매들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핵심적인 가치 부분을 연구하는 곳!

Q. 대표님이 정의하시는 감사는 우리가 삶에 있어서 주위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표현하는 게 맞을까요?

제가 정리하는 감사는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 있는데, 그 선물은 외부로부터 나에게 온 거라는 사실을 인식하며 인정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거예요. 감사는 긍정의 심리학에서 강점 에 나오는 중요한 가치 중 하나기도 해요.

내가 가지고 있는 강점, 이 덕목을 지속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일상 가운데 실천했을 때 자존감과 자기효능감이 높아질 수 있는 가치고요.

감사를 실천할 때 단순히 좋은 것을 발견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것을 찾고 인식하는 걸 넘어서 마음에서 인정하는 거죠.

예를 들어서 가족 간에도 부모님에게서 좋은 것들이 내게 왔다는 걸 인식하고 인정하게 되면 아이들은 부모님을 더욱 가깝고 친밀하게 여길 수 있겠죠. 친구나 조직 내에서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면 관계에서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나게 될 거고요.

감사를 실천하는 조직문화가 창의력을 길러내는 핵심 역량으로 작용해

그렇게 사람들이 정서적인 부분에서 그 마음을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게 되면 그게 또 누군가에게는 다른 감사를 만들어갈 수 있는 거예요.

그런데 사실 감사는 상호관계적인 부분에서만 중요한 가치는 아니에요. 개인의 신체와 심리, 그리고 사회적인 관계라는 네 가지 부분에서 감사는 전부 좋은 영향을 미치거든요. 사회적 관계와 일에 대한 관점, 심지어는 성과에까지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요. 국내외에서 굉장히 많은 연구를 통해 발표된 결과죠.

Q. 인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감사가 어떻게 기업 성과 향상으로 이어지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조직 시민 행동이라는 게 있어요. 내가 그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헌신하고자 하는 태도와 마음가짐, 행동을 뜻하는 건데 이게 성과랑 연결되거든요. 비즈니스 임원들도 조직에서 더 열심히 하려는, 조직에서의 몰입도가 높은 사원들이 회사에서 성과를 낸다고 인식해요.

그러니 여기서 중요해지는 건 조직에 대한 몰입도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죠. 조직의 몰입도를 이루는 중간 매개체에는 다양한 것이 있는데 그 중에 우리 조직이 공정하다고 인식하는 공정성과 우리 리더들이 섬김의 좋은 리더십을 가지고 임한다는 진성리더십, 내가 일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표현하는 일터영성 같은 것이 있어요.

감사를 통해 내가 일을 하는 이유와 목적 및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인지를 다시 하게 되고, 우리 조직의 절차적인 분배와 공정성 그리고 우리 조직의 리더십에 대한 인정등을 종합적으로 높이는 게 가능하다!

이러한 것을 높여주는 변수 중 하나가 바로 감사예요. 단순하게 말해서 일하는 환경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를 일으키는 게 몰입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니, 그걸 일으키는 핵심 가치로 감사를 다시 주목하는 거죠.

감사를 통해서 내가 일을 하는 이유와 목적 및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인지를 다시 하게 되고, 우리 조직의 절차적인 분배와 공정성 그리고 우리 조직의 리더십에 대한 인정등을 종합적으로 높이는 게 가능해요.

그렇게 조직의 몰입도가 높아지면 결과적으로 조직에서 성과가 나타나는 거예요. 이렇게 조직 내에서의 긍정적인 관계와 일에 대한 몰입을 만들어가게 되다 보면 우리의 시야는 점차 넓어지겠죠.

우리의 역할에 고객과 고객을 둘러싼 사회에 어떤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고요. 그렇게 더 많은 사람에게 더 큰 감사를 만드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기대하는 거죠.

Q. 조직에 있어 기업 문화가 굉장히 중요한 이유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기업 경영을 말할 때, 조직의 전략과 조직 체계 그리고 조직의 문화와 같은 세 가지를 요소를 이야기하는데, 전략은 방향성이고 조직의 체제는 그 방향성을 지탱해주는 시스템이며 문화는 앞선 두 가지가 제대로 운용될 수 있는 밭이라고 표현할 수 있죠. 그래서 문화가 잘 되어있을 때 시스템이 더 잘 돌아갈 수 있고요.

반면 문화가 안 돼 있으면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 있고 전략이 분명해도 구성원들이 계속해서 지치게 되고 그 안에 있는 좋은 것보다는 나쁜 것들을 더 많이 보게 돼요.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 받지 못한 것과 누리지 못한 것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피해의식 같은 게 생기기 때문에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거죠.

한건수 대표가 드림스드림 스마트교사리더십워크숍 진행 후 찍은 사진

Q. 감사연구소 내에 기업 문화는 어떻게 유지되고 있습니까? 연구소 내에서 서로 감사를 행하기 위해 실천하고 있는 방안이 있으십니까?

감사연구소는 프로젝트 중심으로 외부와 협업을 진행하는 구조여서 자체 조직문화를 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감사연구소 이전에 서울형 사회적 기업을 운영할 때에 팀원에게 들었던 얘기가 기억이 나네요.

월요일에 얼른 회사에 가고 싶다고 친구들에게 말하면 다들 너무 이상한 말이라고 여긴다는 거예요. 그 이상한 이야기가 저희 구성원들에게는 많이들 공감 가능한 영역이라는 게 참 감사했죠.

그렇게 될 수 있던 이유는 목표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해야 하는 목적을 우선순위에 두는, 작은 규모의 비영리 형태의 조직이기 때문이었던 것도 있던 것 같고요.

조직에서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생각해서 목표 및 과정을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코칭적인 문화를 만들어 간 것 덕분이었다고도 생각해요.

이전에 제가 근무했던 한국리더십센터에서 이상한 조직문화를 경험하면서 배웠던 점들이고요.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서로 감사하는 일이 시간이 지나며 점점 더 많아지는 거 같아서 감사해요.

감사 컨설팅의 방향성? 워크숍·특강+그룹코칭 진행

Q. 감사연구소에서 진행하는 감사 컨설팅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감사 컨설팅의 방향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조직 전체에 대한 워크숍 및 특강입니다.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조직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매달 한 번씩 워크숍 및 특강을 하는 거죠.

두 번째는 조직 내에서 감사를 더 깊이 실천해보고 싶다고 하시는, 감사 코치가 되고 싶다고 자원한 분들을 대상으로 그룹코칭을 진행하는 거예요.

한 공동체에 감사 코치 한 명이 있으면 모두가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부서마다 이런 분이 한 명씩 계실 수 있도록 진행하는데, 감사 코치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한 달에 한 번씩만 하는 단발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에요.

동호회처럼 다음 번 모일 때까지 개인적인 목표를 가지고, 목표를 계속해서 끊임없이 달성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형태죠.

이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해 6개월에서 8개월 정도 감사 컨설팅을 진행하면 조직 내 문화가 굉장히 많이 달라져요. 저희가 교육컨설팅을 진행한 기업을 상대로 사전 및 사후 진단을 해보면 감사 성향, 인지적 안녕감, 진성리더십, 일터영성과 같은 부분들이 교육 이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서 높아지곤 했습니다.

감사연구소의 워크숍 및 코칭은 인사이드아웃으로 마음의 변화를 통해 행동의 변화를 이끄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Q. 감사 컨설팅에 감사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서 참여하게 되었을 때는 불만을 드러내기도 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분들에게는 어떻게 동기부여를 하셨습니까?

사실 조직 안에서 감사할 것을 찾는 게 어렵잖아요. 한 지자체에서는 감사를 조직의 핵심 가치로 삼아 교육할 때 감사할 것을 하루에 다섯 개씩 막 억지로 쓰라고 하니까 진짜 내부 감사 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어요.

감사연구소의 워크숍 및 코칭은 인사이드아웃으로 마음의 변화를 통해 행동의 변화를 이끄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우리는 흔히들 문제 중심의 인식을 바탕으로 항상 해결해야 하는 것에 집중하게 되는데, 이 때 잘 되고 있는 것보다는 잘 안 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기 쉬워요. 그로 인해 긍정적 감정을 느끼기 어렵게 될 때가 많죠.

이런 일이 익숙해지면 점점 더 창의적인 생각보다는 생존 중심으로 내가 꼭 해야 하는 일만 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요.

조직 내에서 이런 것도 감사할 것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환경을 워크숍을 통해 자연스럽게 조성하는 해야한다.

그런 경우에는 감사를 연습하는 워크숍을 통해 감사하는 성향을 높이는 게 굉장히 도움이 돼요. 인지적인 부분에 있어서 마음의 변화를 일으키는 전환을 하는 거죠.

스스로 마침표로 혹은 느낌표로 강력하게 티칭을 하는 것이 아닌 질문을 하고, 인정과 경청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예요.

만약 이런 경험이 많지 않아 잘 못 찾을 경우에도 옆에 있는 사람이 자신이 찾은 걸 얘기해줄 수 있잖아요. 조직 내에서 이런 것도 감사할 것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환경을 워크숍을 통해 자연스럽게 조성하는 거죠.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떤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 자기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스스로 결단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고요.

그렇게 하다 보면 처음에는 감사할 것을 하나도 찾기 힘들다고 말씀하셨던 분들이 워크숍이 끝났을 때 감사 레터를 보내주시기도 합니다. 워크숍을 하는 동안 마음가짐이 바뀌고 시야가 더 넓어졌다고 할 수 있는 거죠.

하루 세 가지 ‘감사 일기’를 적으면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상위 프레임으로 바뀌어

Q. 기업의 복지 차원이나 조직문화에 불만이 있는 분께 현재에 감사하라고 말하면, 변화를 지양하고 현상을 유지하려는 거냐고 받아들였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와 개선은 서로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요?

감사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결국에는 현실에 안주하라는 말 아니냐는 거예요. 기업에서도 조직원들에게 지금 잘하고 있으니 그 정도로만 해, 라는 메시지를 주게 될까 봐 조직의 가치를 감사로 삼기를 꺼리는 대표님들이 계실 수 있고요.

그런데 국내 최초로 감사를 핵심 가치로 삼아 수많은 사례를 낳게 된 네패스란 회사가 있거든요. 네페스를 연구자분들이 연구해서 감사 경영의 선구자라는 논문도 나왔어요.

네페스는 직원들이 감사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하루에 7개씩 감사할 것을 찾아 일기를 쓰고, 서로한테 슈퍼스타라 말해주며 하이파이브도 하는 등 서로에게 감사하는 문화를 20년 이상 유지해온 회사예요.

그런데 논문을 보면 이 감사하는 문화를 꾸준히 유지해오는 동안 네패스의 회장님이 느끼신 게 있다고 해요.

바로 감사를 했을 때 기업 경영 차원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바뀐 게 무엇이냐고 질문한다면, 그 답은 사람들의 관찰력이 뛰어나진다는 거예요.

좋은 것에 대한 관찰력이 뛰어나지면 이게 창의력으로 발휘된다.

왜냐면 무엇이 감사한지 알기 위해서는 주위에 관심을 가져야 하잖아요. 저 사람이 내게 뭘 했는지 계속 보게 되고, 일기를 쓸 때도 자세하게 그 상황을 묘사해 적으니 관찰력에 대한 훈련이 같이 되는 거예요.

관찰력이 이렇게 뛰어나지는데, 이 때 이 관찰력이 좋은 것을 관찰하는 힘이잖아요. 좋은 것에 대한 관찰력이 뛰어나지면 이게 창의력으로 발휘돼요.

감사를 다른 말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최상의 프레임이라고도 하는데, 이렇게 시야가 넓어지면 볼 수 있는 게 더 많아져서 사람들의 창의력과 융통성이 잘 발휘되게 되니까요.

또 감사를 통해 타인과 관계를 우호적으로 쌓고 함께 행동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해 또 다른 발상이 나오고 창의력을 발휘하게 되는 거예요.

다시 정리하면 21세기의 중요한 핵심 역량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용되는 창의력을 길러내는 데 감사가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거죠. 그런데 반대로 그렇지 않은 조직을 보면, 예를 들어 열 가지 중 하나가 달성됐다고 하면 그 하나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잖아요.

그런데 만약 아홉 가지 되지 않은 것만 보고 계속 피드백하며 지적하게 되면 회복 탄력성이라고 하는 중요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거죠. 또 안 된 부분만 이야기하다 보면 한 가지 한 가지 해낸 부분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게 되는 면이 있고요.

모든 변화의 시작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

『스위치』의 저자인 히스 형제는 여기에 대해 뭐라고 얘기하냐면, 모든 변화의 시작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거라고 해요. 작은 하나의 일을 해낸 걸 밝은 점이라고 표현하는데, 조직이 그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중요한 첫 번째 지점은 이 밝은 점을 확대하기 위해 에너지를 들이는 거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대부분의 조직은 밝은 점인 1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9에서 시작하고 있죠. 그러니 야, 그게 되겠냐? 이렇게 부정적으로 얘기하게 되는 거고요.

이게 문화의 힘이에요. 반면 하나가 됐을 때 이 한 가지가 어떻게 된 걸까에 의미를 두고, 나머지 9에 대한 부분을 해결해나가기 위해 함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조직 문화를 가진 곳은 여러 가지를 더 많이 개선해나갈 수 있겠죠. 이게 가장 큰 차이입니다.

기아대책 홈스쿨 코칭 강연을 하고 있는 한건수 대표

Q. 이 일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변화된 기업의 사례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사실 많이 변화된 사례를 찾기가 쉽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회사에서 직원들의 정서적 지원을 위해 6개월, 8개월간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경우가 많지 않거든요. 보통은 한 번의 특강이나 워크숍 혹은 리더십 코칭으로 끝이 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되는 것이 있다면, 한 회사의 임원을 대상으로 감사와 코칭 리더십에 대한 과정을 진행했던 때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코칭 리더십 전에 실시한 사전 진단을 보면 그 회사는 몰입도가 원래도 뛰어난 회사였어요.

그런데 코칭 리더십을 진행하다보니 그분들이 이전까지는 문제를 중심으로 많은 일을 처리했었다면, 이제는 사람을 보게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생각의 초점을 문제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으로 옮기는 쪽으로 관점이 변했다는 게 조직 문화 안에서 느껴졌거든요.

감사가 뿌리내리면 달라지는 것이 있을 거라 기대하며 교육 컨설턴트를 진행한다

또 기억에 남는 사례는 한 여성 의류 회사인데, 6개월 동안 컨설턴트를 진행하려 했다가 8개월까지 연장된 경우에요. 이 회사는 대표님이 정말 직원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상태에서 감사를 시작했어요. 사전 진단 때도 다른 회사에 비해 몰입도에 관한 점수가 높게 나온 편이었고요.

하지만 조금 더 감사가 뿌리내리면 달라지는 것이 있을 거라 기대하며 교육 컨설턴트을 진행했고, 그 해 연말에는 회사 송년회가 열렸었어요. 그 때 한 사람씩 나와서 감사했던 것에 대해 이야기 나눴는데, 모든 사람들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에 정말 진심으로 집중하며 격려할 수 있다는 걸 직접 체험하게 되었죠.

정말 마음까지 따뜻해지더라고요. 소위 말하는 진짜 가족 같은 분위기가 조직 내에서 문화로 나타나게 된 거예요. 그런 걸 체험했을 때 이런 조직이 실존할 수 있구나, 굉장히 이상적이다 라는 느낌을 받게 되어 인상 깊었습니다.

Q. 저희가 비타민을 먹듯,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수 있는 실천 방안을 추천해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두 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는 성향적으로 감사하는 걸 잘하는 사람이 조직 내에 있다면 그 사람을 보고 배우며 좋은 점이 자신에게 스며들게 하는 거예요. 두 번째로는 만약 감사성향이 높지 않더라도 감사를 지속적으로 함께 실천하는 거고요. 함께 나누는 문화가 중요합니다. 그러다보면 새로 감사할 수 있는 것들을 발견해나갈 수 있어요. 점점 발전하게 되는 거죠.

제가 MBA에서 공부할때, 졸업 논문으로 감사에 대해 썼어요. 한 40년 된 축산 회사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 회사는 사원들을 두 팀으로 나눠서 한 팀은 매일 감사한 것 세 가지를, 다른 팀은 그날 했던 업무 3가지를 문장으로 적게 만들었어요.

감사에 대해 적은 팀은 감사에 대한 걸 찾을 수 있는 능력이 높아져 “내가 조직 내에서 행복한 사람이구나”라는 걸 더 잘 인지하게 된다.

두 팀을 대상으로 사전 검사를 실시했을 때는 내가 지금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인지적인 행복, 그리고 감사 성향에 대한 정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차이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걸 실시한 지 21일 만에 유의미한 수준의 차이가 생겼어요. 감사에 대해 적은 팀은 감사에 대한 걸 찾을 수 있는 능력이 높아져서 내가 조직 내에서 행복한 사람이구나라는 걸 더 잘 인지하게 된 거죠.

이 회사에 대한 예시처럼 감사에 대한 걸 계속 생각하면 감사성향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추천하고 싶은 것은 감사에 대한 생각을 지속할 수 있게 만드는 장치인 감사 일기 쓰기예요.

한 가지 더 꼽자면 공동체 안에서 함께 감사의 가치를 내재화해 나가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가족과 상의하면서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려 하거든요. 하나의 공동체에 한 명의 감사 코치, 감사를 잘 실천하고 조직을 건강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조직의 문화가 좀 더 긍정적인 상위 프레임으로 올라갈 수 있겠죠.

한 명을 통해 영향을 받은 후발 코치들도 세워지면 서로의 문제를 같이 오픈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되는 신뢰가 조직내에서 형성될 수 있고요.

그 신뢰는 결과적으로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 조직 내에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는 심리적 안정감으로도 이어집니다. 공동체 안에서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문제에 대해 많이 논의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노력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한건수 대표 “하루에 세 가지 정도, 감사한 것들을 꾸준히 적는다!”

Q. 말씀하신 부분 중 감사 일기를 쓰는 방법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감사 일기를 쓰게 된 후 많이 변한 사람의 사례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하루에 세 가지 정도, 감사한 것들을 꾸준히 적는 거예요. 어렵지 않아요. 그냥 오늘 내게 좋았던 것들, 또 지금 내가 느끼는 좋은 것을 세 가지 적는 거죠. 그렇게 한 다음에 내가 느끼는 좋았던 것들이 어디서부터 왔는지를 생각하며 문장을 다시 적어보는 거예요.

이런 것들을 적다 보면 오늘 내가 감사를 느낀 대상은 누구고 대상에게 내가 어째서 감사를 느꼈나 같은 것도 구체적으로 질문하게 되잖아요. 그 질문을 통해 내가 평상시 두는 초점이 달라지는 거죠.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생각의 초점이 어디로 가 있느냐는 내가 나 스스로에게 무엇을 질문하느냐와 연결되어있거든요.

일기를 꾸준히 쓰다 보면 21일 만에도 인지적인 부분이 바뀌게 돼요. 사실 우리가 살아있는 한 삶에서 겪는 문제가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거예요.

한건수 대표 “감사 연구소의 최종적인 목표는 ‘원 코치 원 커뮤니티’. 한 명의 코치를 하나의 공동체마다 세우는 것”

삶에서 겪게 되는 문제를 높은 프레임에서 바라보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긍정적 능력을 긍정심리자본이라고 표현하거든요. 이 심리적 자본을 얼마만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그 문제를 대하는 태도와 마음 상태가 달라질 수 있겠죠.

제가 아는 한 교수님은 감사 일기를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쓰셨다고 해요. 그게 10년이 넘으니까 지병이셨던 간경화도 완치가 되셨고요.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도 너무 잘하고 계셔서 60대가 넘은 지금이 오히려 전성기시래요.

이 분처럼 매일매일 하루에 세 가지 정도를 적고 앞에 숫자를 적으면서 10년 이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상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지 않나요?

Q. 감사연구소의 최종적인 목표는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감사 연구소의 최종적인 목표는 원 코치 원 커뮤니티예요. 한 명의 코치를 하나의 공동체마다 세우는 거죠. 이를 위해 감사에 대한 마음을 키우고 정서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온오프라인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지고 있습니다.

기업의 지원을 통해 상시로 온라인에서 감사에 대해 접할 수 있고, 감사의 실천을 도와주는 코치를 오프라인에서도 만나볼 수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아서요. 물론 지속적인 펀딩이 있어야 이런 시스템이 가능해지는 만큼, 저희 감사연구소만으로는 이 비전을 이루기가 참 어려울 수 있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도 안 되는 것을 말로 표현하며, 점차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임하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사명이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작은 과정에 의미를 두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글/ 이예지 기자, 김유승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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